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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인터뷰]① 하늘을 날던 10년차 스튜어디스, 애견카페 사장님 된 사연

황진원 기자 | 2016-07-22 14:02 등록 (07-22 15:09 수정) 7,100 views
▲ 스튜어디스로 10년을 일하다 개엄마가 됐다. 남양주 애견카페 ‘플래티넘 스푼’의 사장님이자 ‘루키엄마’ 양은경씨를 만났다.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개엄마의 주말은 순탄치 않다. 업무에 쌓인 피로에 드러눕고 싶지만, 내 새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게 우선이다. 회사일로 집밖에 시간이 더 많았던 평일 내내 나만 기다리고 있었을 내 새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그래 나가자! 뭔진 모르겠지만 너희들이 신나면 나도 즐거우니깐. 이것이 개엄마의 마음인가?” 그렇게 내 새끼를 안고 여기저기를 싸돌아다녔다. 여긴 너무 비쌌고, 저긴 너무 더러웠다. 나와 내 새끼 모두 즐거울 수 있는 환경은 없을까? 그러다보니 내 가게를 차렸다. 개엄마의 로망이 실현된 것이다.
 
▲ ‘플래티넘 스푼’의 사장님이자 ‘피카엄마’ 양은경씨의 승무원 시절
 
10년차 스튜어디스, 애견카페 사장님이 되다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근사한 말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노력했고 그 결과 2001년부터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10년을 일했다. 스튜어디스도 서비스업인지라 앉았다 일어났다하는 자세가 많다보니 직업병처럼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10년을 일했다.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보내는 걱정의 눈초리 또한 엄청났다. “요즘같은 시대에 재취업이라니.. 거기에 너는 대기업 뺨치게 입사가 어렵다는 스튜어디스 잖아!”
 
신입으로 입사한 승무원은 항공사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정식 승무원 생활이 가능하다. 회사 입장에서도 교육에 투자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승무원 입장에서도 빠듯한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하는만큼 퇴직까지 이만한 복지가 보장되는 직업도 없다.
 
오케이, 거기까지. 승무원이 하고 싶어 승무원을 했으니 이제 또 다른 내 삶을 살아가겠다 다짐했다. 자신감도 있었다. 남들처럼 섣부르게 치킨집, 짜장면 집을 차리는 것이 아닌 내가 자신있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쉬는 날 마다 매번 내 새끼 ‘루키’를 데리고 다니던 버릇에 애견사업에 떠진 눈을 더 크게 부릅뜨고 전국의 유명하단 애견카페를 돌아다니며 분석을 시작했다. 애견인들이 좋아하는 카페 환경과 위치, 그리고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매일 고민했다.

 
▲ ‘플래티넘 스푼’의 전경 [사진=황진원 기자]

▲ 남양주에 위치한 ‘플래티넘 스푼’, 평일에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사진=황진원 기자]
 
준비된 자와 준비되지 않은 자의 차이
 
애견카페를 차리기 위해 2년 정도 준비를 했다. 애견사업이 돈벌이가 되니 시작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이었고 내 새끼 ‘피카’가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일이라고 느꼈다.
 
애견사업을 준비하며 느낀 첫 번째는 애견사업에 뛰어들어 2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망하는 사업장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유인즉슨 돈이 된다 생각하니 무조건 뛰어들고 보는 어리석은 창업인들의 태도에 있었다.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 창업은 준비된 자와 준비되지 않은 자의 시너지 차이가 엄청나다. 특히 견주와 반려견이 동반으로 어울릴 수 있는 애견사업의 경우 주인장이 반려견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가 바로 드러난다. 애견카페든 애견운동장이든 이곳을 찾아오는 모든 견주이자 손님들이 자신의 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누구보다 자신의 개를 사랑하고 자신의 개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그저 줄을 풀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 ‘플레티넘 스푼’은 무료로 애견수영장 시설을 개방하는 차별화를 뒀다. [사진=황진원 기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숙제
 
그렇게 남양주에 애견카페 ‘플래티넘 스푼’이 탄생했다. 카페를 시작하고 어떻게 하면 다른 가게와 차별화를 둘 수 있을까를 가장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한게 수영장시설을 무료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사업을 준비하면서 애견수영장 시설이 갖춰진 곳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이 있다 해도 사용 가격이 너무 비쌌고, 수질 관리 차원에서 운영이 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은 가게들도 많았다.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하게 한다는 전략 하나만으로도 ‘플래티넘 스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여름이 지나면 캠핑장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 가게를 탈바꿈할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더 즐거운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매일 매일의 숙제다. 음식점은 맛이 바뀌면 손님이 떠나지만 애견사업은 더 좋은 환경을 위한 변화의 연속이 필수다.
 
애견사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사람과 반려견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이기 때문이다. ‘플래티넘 스푼’은 오늘도, 내일도 애견인들에게 숙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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