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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인터뷰] 한 평짜리 ‘푸드트럭’에서 백 평짜리 꿈을 꾸다

황진원 기자 | 2016-09-28 14:40 등록 (09-28 14:40 수정) 4,641 views
▲ 푸드트럭 ‘청년반점’의 정주람 대표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주말 저녁,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일대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끝을 모르는 서있는 인파들의 행렬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바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밤도깨비 야시장’의 푸드트럭을 즐기기 위해 모여든 인파들로 광장이 가득 채워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밤이면 열렸다가 아침이면 사라지는 도깨비같은 시장이라는 의미의 ‘밤도깨비 야시장’은 각종 볼거리와 먹거리들도 서울 시민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줄지어 서있는 약 40대의 개성넘치는 푸드트럭은 이곳에서 시민들의 관심 대상 1호다.
 
밤도깨비 야시장의 푸드트럭은 기본 음료와 각종 디저트 뿐만 아니라 김치볶음밥에서 스테이크까지 한식, 중식, 양식을 가리지 않고 일반 가정식부터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한번에 즐길 수 있어 이미 식도락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지 오래다.
 
물빛광장을 찾아갔던 9월의 어느날에도 여전히 40여개의 푸드트럭은 인파들의 미각을 자극시키며 자신들의 먹거리를 뽐내고 있었다. 그 중 중식의 꽃이라 불리는 화려한 불쇼로 인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검은 트럭이 눈에 띄었다.
 
푸드트럭으로 뽐내기엔 생소하기만한 중국요리를 자신있게 선보이며 은은한 고기향으로 인파들의 후각까지 자극시키던 검은 트럭의 주인은 바로 푸드트럭 ‘청년반점’ 대표 정주람씨다.
 
 
▲ 푸드트럭 ‘청년반점’은 정 대표의 꿈을 위한  첫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꿈을 키우는 동반자와의 첫 만남
 
‘청년반점’은 말 그대로 정주람 대표의 청년 시절의 꿈을 고스란히 담아논듯 하다. 그는 쉽게말해 장사가 체질이었다. 유독 붙임성이 좋은탓에 아르바이트부터 첫 직장까지 모두 판매업을 고집했다. 그러다 ‘내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한평 남짓한 조그마한 검은 트럭인 ‘청년반점’은 그의 꿈을 키워나가기 위한 첫 동반자인 셈이다.
 
그와 푸드트럭과의 인연은 작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의 가게에 대한 희망에 부풀어 있던 그는 부족하기만한 자금력에 창업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였다. 이 때 그에게 준비된 돈은 2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날 푸드트럭의 합법화와 관련된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그의 창업의지는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넷 정보공유 까페를 통해 여러가지 정보를 입수하기 시작했어요. 알아보니 푸드트럭 창업 예산은 2000만 원선에 맞춰져 있더라고요. 푸드트럭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즉시 푸드트럭을 구입했죠. 문제는 푸드트럭의 합법화와 관련된 얘기만 들었지, 구체적인 규제와 절차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거죠”
 
푸드트럭은 차량이기 이전에 음식을 조리하는 장소로 조리에 필요한 전기 배선, 가스 배관 장치, 환풍구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푸드트럭의 규격에 맞는 구조변경은 필수이며 이를 거쳐야만 합법적인 푸드트럭이라는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절차에만 200~300만원의 비용이 소모된다.
 
그렇게 정주람 대표의 ‘청년반점’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푸드트럭은 영업의 한계가 극명하다는 단점을 그는 잊고 있었다.
 
“푸드트럭 영업을 시작했지만 막상 푸드트럭을 인정해주는 자리가 없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서울에서는 장사할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거든요. 작년 10월에야 서울시가 처음으로 서서울호수공원에 푸드트럭 운영을 인정해줬죠. 어쩔수 없이 각종 행사나 축제를 쫓아다니면서 영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거죠”
 
서울시에서는 푸드트럭 영업신고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의 음식 판매 행위는 도로교통법과 식품위생법에 위배된다. 결국 그들은 전국 각지의 행사장에서 모집하는 먹거리 판매 공고에 지원해 자리값을 지불하고 장사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이마저도 이동하는 시간과 자리새 등을 포함하면 오히려 적자를 입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정주람 대표는 자신의 생각보다 푸드트럭은 어려운 길이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각종 규제들과 영업제재 등. 그러나 작년 10월부터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야시장은 정 대표를 포함한 푸드트럭 창업인들 모두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 시작했다. 작게나마 푸드트럭 창업인들이 가야할 길을 열어준 셈이다. 
 
 
▲ 9월의 어느날, 여의도 물빛광장이 푸드트럭을 즐기기 위한 인파들의 행렬로 가득한 진풍경을 이루고 있다.
 
희망은 작은 곳에서부터
 
여의도 물및광장에 가득찬 인파들이 ‘청년반점’ 앞으로 몰려든다. 오후 6시부터 오픈이지만 그전부터 이미 행렬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청년반점’이 판매하는 음식은 중식 중에서도 고급메뉴에 속하는 동파육과 크림새우다.
 
정주람 대표는 중식이라하면 짜장면과 짬뽕만을 생각하는 인식에서 벗어나 고급 메뉴도 쉽고 맛있게 만들어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 메뉴로 선정했다고 말한다. 푸드트럭의 특성상 빠른 조리는 필수이며 맛은 당연지사다.
 
밤도깨비 야시장에 들어온 푸드트럭은 서울시의 입찰을 통해 선정된다. 올해는 약 140대의 지원자 중 40대가 들어왔다. 선정은 품평 및 맛평가, 푸드트럭의 디자인 및 개성 등을 통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흔한 음료와 디저트만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으로는 야시장의 문턱을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야시장이라는 고정된 자리가 주는 메리트도 있지만 흔한 아이템으로는 이 곳에 계속 머물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신메뉴 개발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어요. 제가 중식을 선택한 이유도 지금까지 푸드트럭에서 중국요리는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였거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성있는 음식에 도전해 봐야죠”
 
결국 그는 오후 11시가 되기전 완판으로 야시장의 하루를 끝냈다. 매출은 600만 원을 넘어섰다. 자리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하던 창업 새내기가 푸드트럭으로 새로운 꿈을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 푸드트럭 ‘청년반점’의 정주람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한 여러가지 활동들을 준비중이다.
 
푸드트럭은 개인의 집약체
 
‘청년반점’이 얻고있는 야시장에서의 엄청난 반응에 만족할만도 한데, 정주람 대표는 지금의 만족에 심취해 있을 겨를이 없다는 반응이다.
 
“밤도깨비의 효과를 많이 봤지만 내년에도 할지 안할지는 모르는 일이에요. 내년에 또 지원하려면 신메뉴 개발도 필요한 상태고요. 지금의 야시장에만 만족할게 아니라 ‘청년반점’을 알리기 위한 외부적인 활동들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여러가지로 ‘청년반점’을 알리고 추가로 푸드트럭 창업에 뛰어드는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활동도 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그의 말처럼 그는 현재 야시장 외에도 매달 마지막 주에는 군부대를 방문하고 있다. 군부대에서 종교활동이 끝난 이후 장병들에게 간식대신 정 대표의 음식을 제공하는 차원이다. 다음주에는 서울 어린이집의 현장학습에 따라가 점심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청년반점’의 유명세가 외부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푸드트럭 예비 창업인들을 위한 강의도 계획중이다. 최근 밤도깨비 야시장 오픈 이후 푸드트럭 창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정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와 창업 지원을 부탁한 이들도 여럿이라고 한다. 이에 그는 직접 푸드트럭 창업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제가 처음 푸드트럭 창업에 도전했을 때에도 여러가지 규제와 관련해서 어려운 일들이 많았던걸 생각하면 제 경험담을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예비 창업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시작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그들과 청년반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청년반점’을 시작으로 더 큰 꿈을 키워 나가고 있는 정주람 대표는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중인 예비 창업인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푸드트럭은 요리만 잘한다고 해서 잘되는게 아니에요. 정박해서 할 수 있는 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단골을 만들기가 쉽지 않고, 또한 이동한다 해서 손님이 꼭 있는 것도 아니죠. 자신의 푸드트럭을 알리기 위해선 일단 손님을 끄는게 중요하고 음식을 사먹게 하는게 중요합니다”
 
“때문에 푸드트럭은 사람들이 먹고싶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생각해야합니다. 음식맛도 중요하지만 사먹고 싶게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해요. 여기에는 트럭의 디자인이든, 창업자의 개성이든, 홍보든 모든 것이 포함되겠죠. 결국 푸드트럭은 창업자의 여러 가지 요소로 만들어진 집약체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푸드트럭을 창업자의 집약체라고 설명하는 정주람 대표의 조언처럼 푸드트럭에 가장 중요한 사안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푸드트럭은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일부러 선택하는 고지식함이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는 분야다.
 
오늘도 정주람 대표는 자신만의 고지식함을 이끌고 한 평짜리 ‘청년반점’을 백 평짜리 꿈으로 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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