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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경제학]아모레 ‘플레시아’ 치약과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 공통점은 ‘포미족’

강소슬 기자 | 2017-11-27 15:42 등록 (11-28 17:28 수정) 3,339 views
▲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왼쪽) 박신혜가 모델인 아모레퍼시픽의 12종 플레시아 치약, (오른쪽)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 제조과정과 다양한 아디다스의 운동화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디다스]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헨리 포드의 ‘대량생산’체제는 역사의 유물, 개인의 욕망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이 대세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 신발·신발끈
· 뒷굽 등의 크기와 색깔을 다양화해 수백만 종류의  ‘개인 주문형 신발’ 판매

아모레퍼시픽의 ‘플레시아’, 잇몸·치주·치아·구취 · 에나멜 등으로 세분화된 기능과 향기를 담은 ‘12 종의 맞춤형 치약’으로 라인 업


4차산업혁명시대의 소비행태는 빠르게 개인화되고 있다. 대량생산된 제품은 매력을 상실하고 나만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 새롭게 시장을 점령하는 추세이다. 생산공정의 자동화라는 기술적 진보에 힘입은 결과이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상품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포미(for me)족’의 출현은 이러한 소비시장의 변화와 밀접하게 맞물린 현상이다.

20세기 초반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받아 도입한 생산공장의 컨베이어 시스템은 이제 역사의 유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세밀한 개인의 욕망을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포미족의 선택은 엇갈리게 될 전망이다.

이점에서 아디다스의 스피트팩토리 신발과 아모레퍼시픽의 플레시아 치약은 남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소비시장의 재편을 주도하는 ‘포미족’을 정조준한 상품이라는 사실이다.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는 지난해 9월부터 안스바흐 지역에서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가동했다.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로봇과 3차원(3D) 프린터가 일꾼이다. 사람은 한 명도 없는 무인공장이다. 연간 50만 컬레를 만들지만 160명의 스탭만 일한다. 

스피드팩토리는 노동력 절감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완전한 개인 맞춤형 신발 제작이라는 강력한 기치를 내걸고 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원하는 신발을 주문하면 5시간만에 제작해 48시간 안에 배송해준다. 

소비자는 신발의 크기.색상.디자인은 물론 끈.깔창.뒷굽의 색깔과 모양등도 선택이 가능하다. 결국 스피드팩토리에서는 수백만종류의 신발이 생산된다. 아디다스는 스피드팩토리를 지속적으로 증설할 방침이다. 그럴 경우 1993년 이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이전했던 아디다스 공장들은 속속 선진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사회적 인프라가 잘 구축된 선진국이 생산에 유리한 탓이다.

뷰티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이 생산.판매하는 치약인 ‘플레시아’도 소비자의 개별화된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전략적 발상 자체가 스피드팩토리와 닮은 꼴이다. 개인화되가는 소비시장의 변화 방향에 주목해 3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플레시아는 한국인들은 해외경험이 많아지면서 ‘치약의 성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기업 독일 현지법인장 출신 K씨, “독일 치약은 양치질해도 비누거품 나지 않아 입안이 깔끔”

‘솔트 라인’은 치주질환 예방, ‘컬러 프룻’은 충치 예방, ‘티 라인’은 구취제거, ‘오일 라인’은 에나멜 보호 기능 각각 강조

우선 옥시의 ‘살인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우리사회에서 심화된 ‘케모포비아(chemophobia.화학제품 공포증)‘를 정조준해 ’자연주의 프리미엄 치약‘이라는 컨셉트를 내걸었다.

실제로 플레시아는 설페이트계면활성제,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타르색소등  8가지 화학 성분을 배제했다. 대신에 97% 이상을 자연의 천연성분으로 만들었다.  특히 비누성분인 계면활성제는 독일 등과 같은 선진국 생활을 오랫동안 경험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피물질이다. 국내 모 대기업의 독일 현지법인장을 지냈던 K(49)씨는 “독일의 치약은 비누성분인 계면활성제를 쓰지 않는 데 오히려 칫솔질 후에 입안이 깔끔하다”면서 “국산 치약들은 계면활성제 성분을 넣어서 양치질을 하면 거품이 나는데 그 느낌이 불쾌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치약은 계면활성제가 안 들어간 독일제품을 구매해서 쓴다”고 말했다.

K씨와 같이 섬세한 소비자들에게 ‘플레시아’는 적합한 제품이다. 거품이 나야 양치질을 하는 맛이 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일반적인 치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반면에 거품이 나는 치약은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이라고 여기는 K와 같은 사람은 플레시아를 쓰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플레시아는 치약이 건강관리 제품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맞춤형 상품으로 진화시켰다. 즉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치약을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12개 종류의 제품을 선보였다. 통상적인 치약 제품들이 하나의 브랜드 아래 한 종류의 치약을 선보이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법이다. ‘포미족’이라면 플레시아가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첫째, ‘솔트 라인(salt line)’은 잇몸 및 치주 질환 예방용 치약이다. 강한 짠 맛의 ‘허브 솔트’와 부드러운 ‘유자 솔트’로 세분화했다. 100세 시대에 가장 위험한 질병 중의 하나인 뇌혈관 관련 질병이 뇌와 가장 가까운 치주의 염증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잇몸과 치주가 부실할 경우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 세포가 급증해 뇌혈관에 타격을 가한다. 이처럼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핵심적인 발병원인인 잇몸 및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이다. 

둘째, ‘컬러 프룻(color fruit)’은 충치 및 치은명 예방과 프라그 제거 효과가 큰 성분이 특징이다. ‘피치민드’와 ‘유자민트’ 두 종류가 있다.  솔트 라인이 잇몸 관리용이라면 컬러 프룻은 치아 관리용인 것이다.

셋째, ‘티 라인(tea line)'은 데이트족을 겨냥한 제품이다. 임상 결과 83.5%의 구취제거 효과를 확인했다. 때문에 향기를 중시한다. ’솔잎티‘, ’그린티‘, ’진저레몬티‘등 3종류가 나와있다. 시장에서는 벌써 “좀 더 다양한 향기를 담아 세분화해주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다고 한다. 구취를 제거하고 개성적인 향기를 내고자 하는 게 인간의 숨겨진 욕망이었던 셈이다.  

넷째, ‘오일 라인(oil line)'은 아름다운 치아를 향한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제품이다. 마일드한 세정감을 주면서도 불소 성분에 의한 에나멜 보호 기능을 강화시킨 것이다. 하얗게 반짝이는 치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층의 선호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다섯째, ‘키즈 라인(keeds line)'은 아이들의 치약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유치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산딸기향‘과 ’감귤향‘ 등 2종류 모두 유기농 성분과 천영 호두껍질 파우더를 함유, 어린이들의 연약한 잇몸을 마사지해주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여섯째는 ’범용 라인‘이다. 초등학생부터 중장년까지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기에 적합한 ’무불소 치약‘이 그것이다.

따라서 5개 카테고리의 11개 제품은 ‘포미족’의 니즈를 겨냥했고, 나머지 1개인 무불소 치약은 “치약이면 됐다”는 귀차니즘에 빠진 가족을 위한 배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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