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1 (11)] 정삼영 교수 “ESG 시장, 정부 관리·감독 없으면 가상화폐 처럼 혼란스러울 것”

김연주 기자 입력 : 2021.05.26 17:09 ㅣ 수정 : 2021.05.26 17:11

주제 발표자로 나서 정보 부족 문제 및 등급·투자성과간 상관관계 등 지적 / ESG 평가 개선 위해선 금융위·금감원 등 정부·기관투자자 노력 필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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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금융포럼 2021'에서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정부가 나서서 관리·감독하지 않으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장도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을 수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선진국과 한국 금융기업의 ESG 경영 및 투자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ESG금융포럼 2021'에서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국내외 ESG평가기관의 퍼포먼스와 4대 금융지주에 대한 고찰 및 국내 주요 금융그룹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정 교수는 먼저 ESG의 정의부터 명확히 했다. 정 교수는 "ESG와 사회적책임투자(SRI)를 구분해야 한다"며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정책적인 큰 거대 담론이고, 가계와 기업, 정부 모두가 표방할 수 있는 주제가 ESG"라고 말했다. 

 

이어 "SRI는 ESG 중 하나의 전략으로, 금융기관에서 투자 전략을 얘기할 때는 SRI로 집중하는 게 ESG로 넓히는 것보다는 맞다"며 "반면, 기업이 그룹 경영에 대해 논할 때는 ESG 관점에서 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ESG, 주식·채권뿐 아니라 대체투자 등 활용 무궁무진…코로나19 맞물리며 시장 3~4배 성장

 

ESG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선 "무궁무진하다"고 봤다. 정 교수는 "현재 ESG가 주식, 채권 등 다양한 투자에 사용되고 있고, 대체 투자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2019년까지만 해도 잠잠했던 세계적 ESG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맞물려서 3~4배 커지게 됐다"고 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20년 12월 중순 기준 국내 ESG 채권 상장 종목은 549개이고, 상장 잔액은 82조6000억원 규모다. 최근 1년간 신규 상장된 종목만 376개에 달한다.  

 

정 교수는 “국내 연기금 중 ESG 투자 규모가 가장 압도적인 국민연금공단의 주 의제도 탈(脫)석탄 투자 이슈”라며 “국민연금공단이 오는 2023년까지 기금자산의 50% 수준으로 ESG 책임투자 적용 자산군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ESG가 주목받는 상황인데도 국내 ESG 평가에는 문제가 많다는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ESG 평가를 토대로 자산운용사 등이 상품을 배제도 하고 추천도 하는데, 평가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최종투자자들에게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서 해외와 차이가 나는 것은 국내의 평가대상 기업의 숫자는 약 1000개인데 반해 해외는 약 1만개로 격차가 크다”며 “업데이트 간격이 1일, 1주일로 매우 짧은 해외사에 비해 우리나라는 연 1~2회 업데이트되는 수준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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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금융포럼 2021'에서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정 교수는 또 “해외 사례들과 비교해 봤을 때 국내 ESG 평가 기준은 명확하지 않고, 표준화돼 있지 않다”며 “기업의 ESG 경영 실행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계획에 초점을 맞춘 평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산업별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아래 세부항목에 대해 비중을 설정해놓은 기준도 없다”며 “예를 들어 서스틴베스트는 소비재 산업 전체의 가중치를 산정했지만,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는 소비재 안에 12가지 하위 카테고리를 나눴다”고 밝혔다. “정성적 데이터가 부족한 탓에 신뢰성 있는 평가를 하기도 어렵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된 지 꽤 지났는데 아직도 이런 상황인 것은 의문”이라고도 했다. 

 

정보 부족 문제도 꼬집었다. 정 교수는 “공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등급을 매기다 보니 대기업에 좋은 등급이 치중되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다”며 “비상장사의 경우 내부정보를 얻기 어려워 공신력 있는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 국내 ESG 평가는 아직 미흡…투자자 피해 최소화 위한 금융 당국 협조 절실 

 

그는 또 “ESG와 투자성과의 상관관계를 다룬 기존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ESG와 투자성과 간 상관관계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단계”라며 “투자성과가 특정 업종에 대한 선호도 등 ESG 펀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요소들로 온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했다. 

 

ESG로 승부를 보는 투자업계는 무조건 ESG 등급과 투자성과 간 상관관계가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많은 학자가 의문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ESG 평가 전반에 있어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미흡하다”며 “우리나라 ESG 평가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금융위), 금융감독원(금감원), 금융투자협회(금투협) 등 정부와 기관투자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ESG투자 생태계를 확립하려면 ESG 관련 공시요건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등급 산출 등 평가 방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며 “기관투자자들은 ESG 관련 수탁자책임 수행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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