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75)] 아직도 도장문화 익숙한 일본에서 어떻게 갑자기 온라인 취업활동이 대세로 자리잡았나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7.23 10:45 ㅣ 수정 : 2021.07.23 10:45

2011년 동일본대지지 계기로 SNS 빠른 속도로 보급되자 취업정보회사들도 인터넷 활용한 취업정보 사이트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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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취업시장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진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과 일본을 가릴 것 없이 요즘 취준생들은 인터넷을 활용하여 취업정보 사이트에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업들의 구인공고를 확인하는 한편 입사지원부터 면접까지의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마치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취업활동에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여서 지금은 리쿠나비(リクナビ)와 마이나비(マイナビ)라는 양대산맥을 포함한 다양한 취업정보 사이트들이 존재하지만 과거 30여 년을 돌이켜보면 상당히 극적인 변화를 거쳐 온 것이 사실이다.

 

과거 일본에서 인터넷을 일반인들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이후다. 당시만 하더라도 졸업을 앞둔 취준생들은 취직가이드 잡지를 구입하여 기업과 구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러한 잡지를 발행하는 출판사는 리크루트(リクルート, 현재의 리쿠나비)를 선두로 채 10곳이 되지 않았다.

 

마이니치 커뮤니케이션즈(毎日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 지금의 마이나비)도 그 중 하나였지만 인지도는 지금에 비하면 보잘 것 없었다.

 

그리고 일찌감치 인터넷의 가능성을 예견한 리크루트와 마이니치 커뮤니케이션즈는 각각 리쿠나비와 마이나비를 1996년과 1995년에 오픈하여 온라인 취업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아직 인터넷이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던 탓에 대학들의 취업지원센터에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PC가 극히 드물었고 이를 개인이 접속한다는 것도 여간 낯설고 번잡스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전히 인쇄물의 비중이 절대적인 시기였다.

 

하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급속히 바뀐다. 고속인터넷이 저렴한 가격으로 각 가정에 보급됨에 따라 취업사이트들이 빠른 속도로 인쇄물들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취업활동을 위한 필수 사전절차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리쿠르트가 만든 리쿠나비는 오픈시기로만 보면 마이니치 커뮤니케이션즈의 마이나비보다 1년이 늦었지만 기존 취업정보 잡지 시기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취업활동 무대가 바뀐 뒤에도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했고 마이나비는 늘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2010년 이후로 취업정보 사이트들은 인쇄물을 완벽하게 대체하며 존재감을 더욱 높였다.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SNS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었고 대학의 취업지원센터들도 학생들에게 취업정보 사이트 이용을 추천하면서 리쿠나비와 마이나비를 우선적으로 거론하였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취업정보 사이트들의 일방적인 정보제공과 인터넷을 활용한 간편한 입사지원이란 특성으로 인해 학생 1명당 입사지원 기업 수가 적게는 80곳에서 많게는 1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내실없는 입사신청이 남발된 것이다.

 

지금은 취업정보 사이트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인턴쉽에 참여하기 전부터 기업연구가 이루어질 정도로 기업을 고르는 취준생들의 태도가 신중해졌기 때문에 학생 1명당 입사지원 기업 수는 20~30곳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에 또 다른 큰 변화가 일본 취준생들 사이에 발생했다. 바로 취업정보 사이트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리쿠나비가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잃으며 추락한 것이다.

 

라쿠텐의 조사결과, 올해 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취업정보 사이트 TOP 3는 문과가 마이나비(49%), ONE CARRER(13%), 리쿠나비(13%) 순이었고 이과가 마이나비(41%), ONE CAREER(14%), 리쿠나비(13%) 순으로 나타나 대기업과 메가 벤처에 관련된 구인정보가 많은 ONE CARRER가 주요 국공립대학 취준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고 반대로 리쿠나비는 라이벌이었던 마이나비의 3분의 1수준으로 점유율이 폭락했다.

 

리쿠나비의 이용자가 급감한 결정적 원인은 2019년 8월에 발생했던 ‘내정사퇴율 예측서비스’ 논란이다.

 

합격자의 취업정보 사이트 내 활동이력을 AI가 분석하여 입사를 포기할 확률을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알려주는 해당 서비스는 발상자체로만 놓고 보면 획기적이었지만 취준생들로부터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으며 리쿠나비의 이미지를 빠르게 추락시켰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취업활동의 모든 과정을 대면 없이 온라인으로만 마치는 것이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감에 따라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이 취업성패의 갈림길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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