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HBM으로 실적 호조 일궈낸 SK하이닉스, 美 '관세 충격' 막아낼까

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4.25 05:00 ㅣ 수정 : 2025.04.25 05:00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조4405억원...전년동기대비 157.8% 증가
1분기 실적, HBM 수요에 지난해 4분기 이어 '두 번째 좋은 성적표'
SK하이닉스 영업이익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 실적 앞질러
트럼프발(發) 반도체 관세가 향후 수익성 최대 분수령 될 듯
AI, 전세계 산업계 화두...관세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부작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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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4일 올해 1분기에 매출 17조 6391억원과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SK하이닉스가 계절적 비수기에도 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저력을 과시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실적을 거뒀으며 이번에도 HBM(고(高)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실적 개선의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올해 2분기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고 미(美)·중(中) 무역 갈등,  IT(정보기술) 수요 회복 지연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 수요가 증가하면 실적 순항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2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7조 6391억원과 영업이익 7조4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1.9%, 영업이익은 157.8% 증가한 셈이다.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24년 4분기 매출 19조7670억원과 영업이익 8조828억원에 이은 두 번째로 좋은 성적표다.  특히 1분기가 전통적인 반도체 업계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2000억원 늘어난 1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은 각각 29%와 11%로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려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됐으며 이에 따라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의 재고 소진 노력이 돋보였다"라며 "특히 어려운 수요 환경이 예상됐지만 중국 정부의 소비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 효과와 AI 개발 경쟁, 일부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려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또 “D램은 HBM3E와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났고 PC(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제품이 기존 계획보다 많이 팔렸다"라며 "특히 HBM은 계획대로 HBM3E 12단 제품 판매를 늘려 매출이 계속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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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24일 2025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1.9%, 영업이익은 157.8% 증가했다. [그래프 = 뉴스투데이]

 

한편 삼성전자 1분기 사업부별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9조원과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7조원대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전 부문 영업이익을 뛰어넘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만 살펴보면 6조6000억원 중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2개 분기 연속 앞선 가운데 올해 2분기에는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당분간 삼성전자를  계속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전망도 밝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시장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HBM3E 12단의 제품 경쟁력을 과시하며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 D램 출하량이 1분기 대비 10% 초반대 증가하고 낸드 출하량은 2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E 12단 전환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2분기에는 기존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HBM3E 12단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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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K하이닉스 홈페이지]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발(發) ‘반도체 관세’다. 

 

트럼프 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교역국에 이보다 더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상호 관세’ 계획은 유예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포함한 일부 산업에 대한 품목별 관세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 영향이 올해 1분기까지는 제한적이었지만 2분기에 접어들어 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는 등 변동성이 많다"라며 "만일 관세가 HBM 핵심 수요처인 AI 서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SK하이닉스 실적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진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가 되면 메모리 시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불확실성이 커져 하반기 수요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I 서버 수요는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도 나온다. 특히 올해 초 중국이 선보인 AI 대중화 모델 ‘딥시크’에 맞서 미국 등에서 HBM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글로벌 고객사들은 그동안 협의해온 메모리 수요를 유지하는 모습"이라며 "일부 고객사는 관세 불확실성에 오히려 메모리 수요을 앞당기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인기에 힘입어 HBM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며 "이에 따라 HBM 수요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약 50%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올해 ‘HBM 매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이라는 기존 계획을 유지한다. 또한 올해 HBM3E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할 12단 제품도 올해 2분기 HBM3E의 절반이 넘을 것이라는 기존 계획에도 변화가 없다. 

 

또한 내년 주력 제품으로 알려진 HBM4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비해 2026년 공급 물량은 기존 계획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HBM은 1년 전에 미리 공급 계약을 맺는 방식이기 때문에 만일 반도체 관세가 시행돼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올해 추가 공급분 혹은 내년 공급분에 적용될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고객사와 내년 연간 물량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져 이것 역시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산업 기술 추이가 AI로 넘어오면서 HBM 등 고용량 D램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라며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늘릴 계획이지만 한국과 대만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미국 기업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결국 반도체 관세는 신중하게 결정할 수 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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