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압구정2구역 만큼은 절대 못내줘"...2차 혈전 앞둔 '현대 vs 삼성'
현대차 그룹, 압구정2 수주에 '큰 관심'
입찰 회피했던 삼성, 이미지 쇄신 '박차'
"출혈경쟁 심할수록 조합원 이익 증가"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에서 다시 한번 맞붙는다. 한남4구역을 놓친 현대건설은 그룹 차원에서 '압구정 사수'에 대한 특명이 내려오며 수주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강남권에서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압구정2구역 확보를 위해서는 한남4구역의 조건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혜택과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 초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임원회의를 통해 압구정2구역 수주와 관련해 각별히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을 확보한 뒤 압구정2구역도 차지하며 도시정비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했으나, 한남4구역이 예상보다 큰 표차로 삼성물산에 넘어가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대표의 발언에는 모회사의 의중도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동차그룹 역시 이번 수주전에 큰 관심을 보이며 압구정 일대를 특별히 신경쓰라는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차원에서 나선 만큼 내부에서는 이번 수주전도 패할 경우 임원들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꾸준히 압구정2구역 수주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2월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명칭을 상표로 출원하는 등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잠실우성1·2·3차와 개포주공6·7단지 수주전에 참여의사를 밝힌 뒤 입찰에 나서지 않아 조합원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다. 실제 두 단지는 삼성물산의 참여를 위해 입찰조건 완화와 공기 연장 등을 진행했으나, 삼성물산이 최종적으로 철수함에 따라 사업이 지연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강남권에서 삼성물산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 수주전 참여를 통해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자세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현대아파트'라는 인식이 강한 곳에 들어가 현대와 맞붙게 되는 부담감을,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안겨준 상대와 다시 한 번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두 기업 모두 한남4구역보다 높은 수위의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조합원에게는 기쁜 소식"이라며 "특히 두 기업 모두 참전이 확실시 돼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며 이는 곧 조합원들의 이익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남4구역에서 두 기업이 내걸었던 조건 역시 파격적인 수준이었지만, 압구정2구역은 그보다 높은 화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한남4구역 수주전 당시에도 선정 총회가 다가올수록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공사비 인하, 사업비 조달 금리 고정 등의 금융 혜택 강화와 함께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외관에도 공을 들였다. 총회를 한 달여 앞두고 홍보관을 개관한 두 기업은 서로의 조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비방전도 서슴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두 기업은 모두 압구정2구역에서 펼쳐질 2차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압구정2구역 수주전에 무조건 참여한다는 입장"이라며 "현대가 아직 공고도 나오기 전에 가진 카드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패를 내놓지 않은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많은 노력을 들인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82년 건립된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9·11·12차 단지의 압구정2구역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재건축된다. 최고 65층, 2571가구로 재탄생하며 사업규모는 약 2조 4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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