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5.04.26 08:37 ㅣ 수정 : 2025.04.26 08:37
퍼프린젠스 식중독 주의…음식 조리 후 2시간 이내 섭취‧냉장 보관 필수 서희선 교수, "대량조리, 배달음식 섭취 시 온도와 위생상태 확인해야"
봄철 온도가 20도를 오르내리며 식중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식중독 발생이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식중독은 계절을 가리지 않지만, 봄철은 특히 방심하기 쉬운 계절이다. 여름처럼 덥지 않다는 인식에 음식물 보관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퍼프린젠스’ 식중독 환자가 증가하면서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주로 육류를 주원료로 한 조리식품이나 대량 조리된 국류, 탕류 등에서 많이 검출된다. 특히 봄철에는 기온 상승과 실온 음식 보관이 맞물리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균은 75도 이상에서 대부분 사멸하지만, 일부 균들은 살아남아 음식이 식는 과정에서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가열 조리만으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배달 음식에서 퍼프린젠스 식중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리된 고기류가 실온에 장시간 방치되거나, 국류를 큰 용기에 대량 보관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다시 번식하면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국을 오래 식히거나, 냉장보관하지 않고 상온에서 그대로 두는 것도 위험한 습관이다.
퍼프린젠스균의 특성상 한 번 끓인 음식이라도 실온에서 오래 방치하면 다시 균이 증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장시간 실온에 두지 말고, 남은 음식은 작은 용기에 나눠 담아 두고, 자주 저어주는 것이 좋다.
재가열 할 때는 반드시 80도 이상으로 끓여야 하며, 국류나 육류는 끓인 후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봄철에는 아침과 낮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음식이 상하지 않았다고 착각하기 쉽다. 낮에는 기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균이 급속히 번식할 수 있으므로, 조리된 음식은 2시간 이내 섭취하거나 반드시 냉장해야 한다.
의학 전문가들은 배달음식을 도착 즉시 먹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freepik]
퍼프린젠스균 외에도 봄철에는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등 다양한 식중독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기간이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봄철에는 세균 증식 속도가 빠른데 반해 음식물 관리에 소홀하면 식중독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특히 김밥, 도시락, 샐러드류와 같이 조리 후 실온에 오래 방치되는 음식은 세균 오염 가능성이 더 높다. 야외 소풍이나 피크닉, 체육대회 도시락 등을 준비할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조리 즉시 섭취하거나, 아이스팩과 보냉가방을 활용해 음식 온도를 10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의 증상은 음식을 섭취한 후 6~24시간 이내에 나타나며, 주로 복통,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다. 대부분은 24시간 내 자연 회복되지만, 노약자나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열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가벼운 발열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일주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탈수가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충분히 끓인 음식도 안전하다고 방심하지 말고 보관과 섭취 과정에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리 후 1~2시간 내 섭취, 냉장보관, 재가열, 손씻기 등 기본 수칙만 잘 지켜도 대부분의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며 “대량 조리나 배달음식을 섭취할 때는 반드시 온도와 위생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위생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손을 씻지 않은 채로 음식을 만지거나, 오염된 조리도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균이 음식에 옮겨질 수 있다. 조리 전후, 외출 후, 화장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퍼프린젠스균을 포함한 식중독균은 10도 이상에서 서서히 활성화되며, 20도 이상에서는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따라서 상온에서의 음식물 방치만으로도 감염 위험이 크게 증가하므로, 냉장보관과 재가열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오래된 음식을 먹지 않고,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freepik]
봄철 야외 활동시 도시락, 배달음식을 섭취할 때 꼭 지켜야 할 안전 수칙
1. 도시락을 준비할 때 밥과 반찬은 완전히 식힌 후 뚜껑을 닫아야 물기가 응결되지 않아 세균 번식을 줄일 수 있다.
2. 국물이나 수분 많은 반찬은 피하고, 볶거나 튀긴 반찬 위주로 구성한다.
3. 나물, 채소는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살짝 데치거나 볶아서 사용한다.
4. 도시락은 가급적 아침에 바로 싸서 곧바로 섭취하거나, 보냉백이나 아이스팩을 함께 사용해 보관 온도를 유지한다.
5. 배달음식 주문시, 음식이 도착하면 곧바로 섭취하도록 한다.
6. 도착후 시간이 지난 경우 반드시 80도 이상으로 재가열후 섭취해야 한다.
7. 따뜻한 음식은 미지근하게 식은 상태일 경우 세균 증식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데워서 먹는 것이 좋다.
8. 야외에서 배달음식을 먹을 때는 1시간 이내에 섭취하도록 한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