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GM의 '혁신형' 구조조정이 현대차에 띄우는 메시지

김성권 입력 : 2018.11.28 06:17 ㅣ 수정 : 2018.11.28 06:17

[뉴투분석] GM의 '혁신형' 구조조정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GM, 북미공장 대규모 구조조정 [그래픽=연합뉴스]



가솔린·디젤 시대 저물고 미래차 시장 급성장하나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구조조정 돌입..미래차에 대비한 사업재편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한 기술혁명이 가속화하면서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내연기관 차량 중심의 생산 체제를 탈피하고 미래차 기술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도 사업구조 재편을 선도하는 조짐이다. GM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북미 5곳과 해외 2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북미에서 1만여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퇴조에 따른 조치로,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투자할 계획이다.

GM의 이번 조치는 한 마디로 '자구형'이 아니라 '혁신형' 구조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며 "앞으로 2년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에 대한 투입자원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북미 사업장에서 1만47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사무직 8100명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 6000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이를 통해 내년 말까지 약 60억달러(약 6조774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도 GM과 유사한 상황, 미·중 시장서 가솔린차 판매 부진

이 같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추세는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차도 GM이나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 포드와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 문제와 중국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 3분기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당기순익 306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쇼크'에 빠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6%, 67.4% 급감했다.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시가총액이 19조8284억원으로 추락하며 10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 4월 59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6년여 만에 3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해외 시장 판매량도 감소했다. 현대차의 올 3분기 국내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6만6299대를 기록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총 34만 187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2.7%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은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여부와 근본적인 수익 구조 둔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이 퇴조되고, 미래차 시장이 확대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강성노조에 가로막힌 현대차의 미래 전략

최악의 '노동 유연성'에 발목잡혀 글로벌 시장 변화 대응력 떨어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강성노조의 벽에 막혀 구조조정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다. 현대차 노조는 전기차로 생산라인이 변경돼도 현재 인력은 계속 고용이 유지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로 추진되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도 좌초될 위기에 빠져 있다.

때문에 전기차와 자율주행·모빌리티 등 미래 시장에 맞춘 전략조차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지난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자동차산업 변혁에 대응해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변화는 더디다.

업계에서는 노동유연성 문제가 현대차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려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지적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며 "단기적 이익도 중요하지만, 향후 살아남아 업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느냐가 점차 중요해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투자 분야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대응을 위한 노력과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