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헤일, 시저!’ (2016 / 미국, 영국 / 조엘 코엔, 에단 코엔)

3월 24일 재개봉 / 전국 250개 스크린 (총 2499개)
‘사랑은 영화를 타고’
(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 시놉시스
영화사 캐피톨 픽쳐스의 대표 에디 매닉스(조슈 브롤린)는 고해성사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곳을 찾게 될 것이다. 제정신을 가지고 사려 깊게 일하기엔 그가 처리해야 할 업무량과 사건사고들은 끝이 없다. 세상에 욕먹지 않고, 욕먹을 짓 하지 않고, 욕하지 않는 프로듀서와 감독과 배우가 영화판에 존재하긴 하는가.
에디는 현재 서로 다른 장르의 영화 5편을 동시 진행 중인데, 서부극 전문배우 호비 도일(엘든 이렌리치)은 연기변신을 위해 출연시킨 정극에서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연기를 선보이고, 그에 격분한 감독 로렌스 로렌츠(랄프 파인즈)는 대표 사무실로 쳐들어 온다. 또한 수중발레 스타 디에나 모란(스칼렛 요한슨)은 영화 속 순수한 이미지와는 달리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를 아이를 임신해 속을 썩이는 중.
한편, 막바지 촬영 중인 종교 대서사극의 주인공 베어드 휘트록(조지 클루니)은 쉬는 시간에 감쪽같이 사라져 행방이 묘연하고, 이를 눈치 챈 쌍둥이 기자(틸다 스윈튼)들은 특종을 캔답시고 불쑥불쑥 나타난다. 사실, 우리의 해결사 에디 역시 굴지의 항공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상황. 밤낮 가리지 않고 뒷수습을 해야 하는 이 복잡하고 고단한 현장을 그는 과연 떠날 수 있을까?

>>> 알고 보자!!!
50년대 헐리우드 스튜디오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넘치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실제 50년대 현장에서 활약했던 인물들과 존재했던 사건에 기초하고 있다. ‘캐피톨 픽쳐스’는 그 시절 전성기를 누리던 ‘MGM’영화사를, 주인공 에디역과 주 내러티브는 당시 MGM 대표직을 오래 수행했던 ‘에드가 조셉 매닉스’와 실제로 스캔들 처리 임무를 맡았던 ‘하워드 스트리클링’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디에고 모란은 수영선수 출신으로 수중 쇼를 하다 배우로 변신한 ‘에스더 윌리엄스’가 그 모델. 그녀는 스위밍 뮤지컬의 대표 스타였는데
<헤일, 시저>
에 나오는 수중발레 단원들 사이로 다이빙하는 장면은
<백만달러 인어>
(1952)에도 등장하는 장면이다. 실제의 그녀는 이 씬을 찍다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유려한 탭댄스 실력을 보여주는 채닝 테이텀이 분한 버트 거니 역은 누가 봐도 위대한 뮤지컬 스타 ‘진 켈리’를 연상시킨다. 해군복을 입고 춤 추는 영화 속 장면은 그가 출연했던
<닻을 올리고>
(1945)와
<춤추는 대뉴욕>
(1949)을 참조한 듯. 조지 클루니가 분한 대서사극의 주인공 역할이나 엘든 이렌리치가 묘기를 선보이는 카우보이는 딱 한 명씩을 참고했다기 보단 시대를 수 놓았던 명배우들의 면면을 뒤섞어 창조한 캐릭터에 가깝다.

>>> 이 영화들!!!
그러니
<헤일, 시저>
를 더 재미있게 감상하기 위해선 관람 전에 헐리웃 스튜디오의 황금기였던 50년대 대표작들을 몇 편 감상하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존 포드의
<리오 그란데>
(1950)와
<수색자>
(1956), 존 스터지스의

>>> 볼까? 말까?
트뤼포의
<아메리카의 밤>
(1973)이나 톰 디칠로의
<망각의 삶>
(1995), 봉만대의
<아티스트 봉만대>
(2013) 등 일련의 ‘영화에 관한 영화’들이 보통 레퍼런스가 될 특정 작품들의 앞선 관람을 요구하거나 영화사적 이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비해,
<헤일, 시저!>
는 사전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야 50년대 헐리웃에 불어 닥친 ‘실체 없던’ 매카시 광풍을 ‘실제 했던’ 역사적 사실로 그려낸 코엔식 블랙코미디의 풍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파행을 이해하려면 쌍팔년도 코미디 수준도 안 되는 현정부 수준을 감안해야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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