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64)] 시험평가단장② '호크'를 능가하는 '천궁'도 아픔 있었다

최환종 칼럼니스트 입력 : 2022.02.26 07:15 ㅣ 수정 : 2022.02.26 09:01

필자가 원칙대로 문제점을 지적했던 천궁, 수년 뒤에는 우수 사례로 지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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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예비역 공군 준장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필자는 고민 끝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시험평가단의 임무는 새로운 장비에 대한 시험평가가 아닌가? 그리고 가감 없이 평가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것이 주어진 임무가 아닌가? 비난을 받더라도 냉정하게 규정과 절차대로 하자.’

 

다음날 필자는 선임장교와 각 장비 담당자들을 소집하여 토의를 했다. 선임장교와 각 장비 담당자들은 모두들 같은 생각(현재 상태로서는 ‘작전불가’)을 하고 있었고, 필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며칠 후, 필자는 그동안의 시험평가 내용을 정리하여 문서로 방포사령부와 공군본부, 그리고 관련 기관에 보고 및 통보를 했다. 문서의 핵심 내용은 “이러 이러한 부분이 미흡하여 현재로서는 작전 불가 상태임.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됨.” 이었다.

 

문서 보고 후, 이에 따른 후폭풍은 상당히 거세었다.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정도가 심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연구기관은 표현은 안했지만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러나 어찌하랴. 작전에 투입할 수 없는 상태를 가능하다고 허위보고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험평가단장으로서 그런 후폭풍은 감내해야지.

 

물론 그 이후 연구기관과 방산업체의 각고의 노력 끝에 시험평가는 무난히 완료되었고, 지금 천궁은 호크 후속 전력으로서 실전 배치되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험평가가 끝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들은 이야기이다. 천궁 시험평가가 완료되고 양산에 돌입하기 전후하여 모 국가 기관에서 사업 전반에 걸친 일종의 감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일부 다른 사업들은 사업 진행 간에 문제점이 발견되어서 지적을 받았는데, 천궁은 우수 사례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잠시 천궁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천궁 관련 신문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천궁은 여러 가지 면에서 호크를 훨씬 능가하는 무기체계이다. 어떤 면에서는 패트리어트보다 향상된 기능도 있는데, 시험평가팀이 처음 천궁의 기능을 살펴본 순간, 모두들 이런 생각을 했다. ‘천궁은 호크 운영하는 것의 10 %만 노력해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통장비는 마치 전자오락 하는 것 같고. 개념대로라면 정말 훌륭한 무기체계다.’

 

우선 레이다를 살펴보면, 호크는 기능별로 구분된 레이다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천궁은 한 개의 다기능 레이다로 그 임무를 수행한다. 즉, 한 개의 레이다로 탐지, 추적, 식별 등이 가능한데, 레이다가 한 개라는 것은 천궁을 운용하는 부대 입장에서는 레이다의 운영, 유지, 보수, 이동 등에 엄청난 장점을 가지게 된다. 레이다가 한 개가 됨에 따라 포대 장비의 구성이 단순해지는 것은 물론 장비 배치나 운용면에서 편리함과 기동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다.

 

또한 각 장비를 연결하는 제원 케이블은 호크의 경우 어린아이들 팔뚝만한 굵기의 두툼하고 무거운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어서 제원 케이블의 이동 및 설치를 담당하는 장병들은 매우 힘들어했는데, 천궁의 케이블은 아주 얇고 가벼운 광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어서 이동준비나 장비 설치시에 매우 편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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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 개념도 (국방일보, [2016 전력화 신장비] 호크체계후속, 2016. 1. 1)

 

발사대는 수직 발사(Cold launch)방식을 채택하였는데, 이는 호크에 비하여 상당히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즉, 호크의 경우 발사대를 배치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배치 장소는 주변에 차폐물이 없어서 어느 방향이던지 사격이 용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나, 우리나라에 그런 지형은 훈련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따라서 호크 포대를 배치하는 지형에 따라서 어느 발사대는 주사격 방향으로 발사대를 배치할 수 있지만 어느 발사대는 지형에 따라 주사격  방향의 반대방향(후사면 등)에 배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주사격 방향 반대 방향에 발사대를 배치하더라도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주사격 방향으로 유도탄 발사는 가능하지만 발사대 설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파악하여 사격 통제 컴퓨터에 각종 제원을 입력시켜야 한다. 그러나 천궁은 수직 발사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이러한 일련의 복잡한 과정이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따라서 천궁 발사대는 배치 장소의 제한을 적게 받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고, 특히 유도탄을 캐니스터 속에 보관함으로써 평소 운용에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호크는 유도탄이 노출된 상태로 발사대에 적재되어 있으므로 평소 보관, 유지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외에도 천궁은 대폭 간소화되고 현대화된 장비와 그 운용 개념 등으로 호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편리함과 정밀성, 높은 명중율을 갖게 되었고, 타진지로 이동시에도 준비시간이 짧아짐은 물론 진지이동(행군)시 기동성이 대폭 향상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음에 계속)

 


◀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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