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5.08 07:35 ㅣ 수정 : 2025.05.08 09:31
플랫폼·투자 수익 확대 수익구조 전환 가속화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카카오뱅크가 비이자수익 중심의 수익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출·예금 중심의 전통적 수익원에서 벗어나, 플랫폼과 투자 기반의 수익 다각화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025년 1분기 비이자수익은 2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 전체 영업수익 7845억원 중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5.9%에 달한다.
■ 대출 비교·투자 플랫폼, 새 수익원으로 부상
1분기 비이자수익 확대의 중심에는 ‘대출 비교 플랫폼’이 있다. 제휴 금융사는 1년 만에 60곳 이상으로 늘었고, 1분기 제휴 금융사를 통한 대출 실행 규모는 1조1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달 대출 비교 상품군을 주택담보대출로 확장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자체 상품과 보금자리론이 추가될 예정이므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투자 플랫폼 부문도 카카오뱅크가 공을 들이는 영역이다. 단순 중개를 넘어 수익 창출 수단으로 진화 중이며, 펀드·RP(환매조건부채권)·주식계좌·공모주 청약·IRP 비교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이 앱 내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처럼 통합된 고객 경험을 통해 투자 접근성을 높인 결과, 1분기 투자금융자산 운용 손익은 164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비이자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RP와 펀드 부문에서 활동성이 두드러지며, 카카오뱅크는 향후 자산배분 최적화와 외부 제휴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픈뱅킹·지급결제·펌뱅킹 기반의 수익과 광고 비즈니스도 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전체 수수료와 플랫폼 수익은 7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이밖에도 카카오뱅크는 AI 서비스 강화, 해외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있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연간 기준으로 수수료 15%, 플랫폼 30%, 광고 수익 4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NIM은 떨어졌지만”…외형보다 중요한 내실
외형적인 성장은 이어졌음에도, 내실 측면에서는 일부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카카오뱅크는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이익 1374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분기 2.18%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해 올해 1분기에는 2.09%까지 떨어졌다. 예대마진 확대에 따라 NIM이 증가한 4대 은행(KB·하나·우리·신한)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속되는 NIM 하락에 대해 “지난 1~2월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한 영향으로, 2월 기준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19개 은행 중 유일하게 0%대를 기록했다”며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다 보니 이자 마진이 축소됐지만, 이번 실적은 대출이자 수익보다는 비이자수익과 투자 운용 실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저원가성 예금 수신을 강화하고 상품군을 확장해 대출 성장률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며,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여 연간 기준 NIM 2%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 중·저신용 확대 속 리스크 관리가 관건
또한 카카오뱅크는 1분기 중·저신용자에게 총 6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하며 포용금융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은 3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는 서민금융지원강화 방안에 맞춰 ‘햇살론뱅크’를 추가 도입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햇살론15’와 ‘햇살론뱅크’를 모두 취급하고 있다.
한편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에 따라 연체율 증가와 수익성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총 대출 규모가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작고, SGI 보증 상품 확대가 연체율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CSS(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시중은행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개인사업자 대출 관리와 리스크 대응 강화 등 선제적 관리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중은행의 연체율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기조 압박까지 맞물리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리스크 관리 전략이 향후 자본안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당분간 금융권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