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20) 인구통계 집계이래 신생아 첫 90만명 이하 일본사회 초비상

김효진 입력 : 2020.01.10 07:02 ㅣ 수정 : 2020.01.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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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으로 결혼이 늦어지고 맞벌이로 출산이 늦어지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출처=일러스트야]

작년 출생아수 첫 90만명 밑돌아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달 24일에 발표한 2019년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작년 일본 내 출생자 수는 8640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92% 급감한 동시에 1899년의 통계개시 이래 처음으로 90만 명 이하로 무너진 충격적인 숫자였다.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자연감소 상태에 접어든 지도 오래인데 작년 한해에만 순수하게 512000명의 인구가 감소하여 톳토리현(鳥取県)의 인구 수 555000명에 가까운 감소규모를 보였다.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50만 명 이상 많은 것도 사상 처음이다.

 

메이지대학의 카네코 류이치(金子 隆一) 특임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많은 단카이 주니어 세대들은 거의가 출산연령이 지났고 본격적으로 인구감소가 시작됐던 세대들이 이제 부모가 되었다. 부모들의 숫자가 줄면서 자녀수는 더욱 줄어드는 축소재생산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17년에 예측했던 출생자 수 90만 명은 2020년이었고 86만 명대에 접어드는 시기는 2021년이었지만 현실은 이를 2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5%가 넘는 인구감소도 1989년 이래 30년만이다.

 

출산율의 선행지표라고도 할 수 있는 혼인건수는 2018년에 586481건을 기록하여 이 역시 전년대비 3.4% 감소하였다. 평균 초혼연령 역시 남성이 31, 여성이 29세로 20년 전에 비하면 각각 3세 가량 높아졌다. 덕분에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평균연령도 30.7세로 함께 늦춰졌다.

 

여기에 총무성의 노동력조사에 의하면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여성 취업률은 80%를 넘어 이제 일본도 젊은 세대들은 맞벌이가 일반적이 되어버렸다. 결국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해서 바로 취업을 하고 그대로 쉼 없이 일하면서 결혼과 출산 모두 늦어져버리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2003년 일찌감치 소자화(少子化) 사회대책 기본법을 세워 직접 일과 육아의 양립, 무상보육과 근로환경의 개선 등을 추진해왔지만 실제 효과는 미비했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책들은 출산 후의 지원이 중심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혼인과 출산장려에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출산 가능한 여성(15~49)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2005년에는 평균 1.26명까지 떨어졌고 2015년에 1.45명으로 다소 회복한 후에 작년에는 1.42명으로 다시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일본정부는 자녀를 원하는 부모들이 모두 출산했을 경우에는 합계출산율을 평균 1.8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말하면 자녀를 갖고 싶어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상황을 교토대학의 오치아이 에미코(落合 恵美子) 교수는 가족으로부터의 도망이라고 표현하였다. 자녀를 양육하기 쉽지 않은 현실과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남녀 모두 결혼과 출산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판단하고 가족이 되기를 주저한다는 의미다.

 

이는 같은 기간에 합계출산율 0.9명을 기록하며 일본보다 지독한 인구감소에 빠져든 한국에게도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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