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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금지된 무차입공매도 너무 쉽게 발생" 삼성증권 배당사고로 가상화폐보다 못한 공매도 허점 노출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2018-04-07 09:57 등록 (04-07 12:59 수정) 26,665 views
▲ 6일 주식시장에서 잘못 배달된 삼성증권 주식이 대거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홍역을 치렀다. ⓒ네이버증권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담당직원이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배당금을 배당주로 잘못 입력해 시장에 막대한 혼란을 준 삼성증권 ‘공매도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일부 삼성증권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있지도 않은’ 가상의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면서 야기된 혼란은 삼성증권이 시장에 풀린 주식수만큼 다시 매입하거나 다른 기관에서 빌려와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금지된 무차입공매도(네이키드 숏 셀링)가 실제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허점이 있다는 것을 이번 삼성증권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냈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있지도 않는 가상의 삼성증권 주식 501만주가 시장에 풀렸다= 공매도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미리 가상의 주식을 팔고 결제 시점에서 주식을 빌리거나 다시 사들인 주식으로 반환하는 무차입공매도(네이키드 숏 셀링)와 한국예탁결제원이나 증권금융, 증권사로부터 먼저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차입공매도(커버드 숏 셀링)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애초부터 무차입공매도를 허용하지 않았다. 차입공매도에 대해서도  2000년 결제불이행 문제가 발생하자 금융주를 제외시켰고 2008년 10월 금융위기를 계기로 모든 종류의 차입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이후 2009년 금융주를 제외한 일부를 해제했고 5년 후인 2013년부터 거의 대부분 종목에 대해 차입공매도를 다시 허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기관이나 외국인이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과 계약을 맺고 주식을 빌려 매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증거금(통상 200%)도 내야한다.

하지만 이번 삼성증권 사태는 국내에서는 전면금지된 무차입공매도가 담당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도 아주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허점을 드러냈다. 계약서도, 증거금도 없이 말 그대로 직원의 키보드 실수로 시장에 수천억 원에 달하는 주식이 풀릴 수 있다는 것은 '넌센스' 그 자체이자 재앙적 수준의 심각한 문제다.

이 과정에서 입력 오류를 억제할 삼성증권 내부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금융감독기관 역시 일이 터진 후에야 사태파악에 나서는 취약성을 노출했다.


▶가상화폐보다 못한 제도적 허점, 공매도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줄기차게 공매도 폐지를 주장해왔다. 개인에게는 너무 복잡한 제도로 족쇄를 채운 상황에서 기관이나 외국인의 전유물인 공매도가 있는 한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밖에 없다며 공매도 폐지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에 대한 일반의 불신은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온라인 주식토론실에는 “주식시장이 가상화폐 시장보다 못하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조합원들에게 잘못 입고한 주식수는 28억1600만주에 달한다. 28억1600만원을 입금해야 할 것을 배당주로 둔갑돼 금액으로 112조 원에 달하는 주식이 잘못 배달된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 직원의 그릇된 욕심과 판단으로 501만2000주가 실제 시장에 풀렸고 시장은 한동안 혼란에 빠졌다. 만약 더 많은 주식이 시장에 풀렸다면 혼란은 극에 달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삼성증권 무차입공매도 사태는 우리나라 증권시스템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며 주식시장 전체의 신뢰를 뿌리째 흔든 충격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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