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시 4] 윤재은-쾰른 강에서

쾰른 강에서
윤재은 국민대 교수
흐르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었다.
하나의 대지를 가로질러
두 개의 섬으로 깨어나
문명은 어느새 다리가 되었다.
내리쬐는 태양은 신의 의지 속에
그대의 발걸음 멈춰 서게 하고
말 없는 벤치는 바람을 벗 삼아
안식의 고향을 찾는다
강가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시는 육중한 몸을 털고 일어나고
붉게 물들인 놀은
지쳐가는 육체를 숨결로서 유혹했다
한여름의 태양속에
갑작스런 천둥과 번개
달구어진 대지는 소나기에 웃음 짓고
사람들은 한 평 파라솔 속에
안식처를 구하고 있었다
라인강을 걷다 보니 생각나는 사람
흐르는 강물 속에 잠들어 버린 시타르타
진리를 찾아 세상을 헤매이다
흐르는 강물 속에서 신의 음성 찾아내고
발걸음 가벼웠을 영혼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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