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긴급점검]③비트코인 ‘채굴 다단계’ 수사 와중에 ‘구매 피라미드’ 성행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17.12.08 13:40 ㅣ 수정 : 2017.12.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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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대 비트코인 채굴 사기 관련자들 14명 추가 구속됐지만, 신종 ‘구매 피라미드’ 성업중

회사원 L모씨, “지인 호텔 점심 초대 갔더니 수년 내 100만달러 간다며 단체 구매 설명”

“이미 2000만원”, “‘사기’라고 비난했던 JP모건 회장도 입장 바꿔” 등 허위사실로 현혹

'기는' 정부에 '뛰는' 투기세력...가상통화 규제방침 밝히고 수수방관, ‘투기 광풍’은 급물살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가상통화 채굴’ 다단계 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가상통화 구매’를 위한 피라미드 회사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들은 지인 등을 식사를 겸하는 호텔 설명회에 초대해 가상통화 단체 구매에 대해 설명하고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기존에 드러난 ‘채굴 다단계’ 이외에 ‘구매 다단계’라는 신종사업이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4일 가상통화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투기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정책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이후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늑장 대응’하는 와중에 ‘가상통화 단체 투자업체’와 같은 신종수법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L모(49)씨는 8일 기자와 만나 “어제 지인이 서울 외곽의 모 호텔 점심식사 자리에 초대해 갔더니 P사가 주최한 가상통화 투자 설명회였다”면서 “강사는 ‘가상통화 채굴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떨어지므로 가상통화를 직접 구매해야 하지만 현재 가격이 높아 단체구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과 같은 선진국은 가상통화를 인정하고 있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조만간 비트코인을 거래한다고 주장했다”며 “가상통화를 사기라고 비난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최근 입장을 바꿔 비트코인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강사는 비트코인은 지금 2000만원대이지만 조만간 1억원이 되고 수년 내로 12억원(100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P사측은 참석자들에게 연초에 비트코인에 450만원을 투자했던 사람이 이미 1억원으로 가치를 불린 사례를 소개하며 참여를 부추겼다고 한다. L씨는 “성공 사례를 듣고 가진 돈을 모두 끌어 모아 투자하려고 했다가 참았다”면서 “지금은 비트코인에 투자해도 다단계회사를 통하면 수수료 등을 뜯길 것으로 생각돼 개인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P사와 같은 가상통화 구매 다단계 업체의 설명에는 ‘사실’과 ‘거짓’이 뒤섞여 있다. 미국과 일본이 가상통화의 거래를 인정하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비트코인거래소에서 선물형태로 거래된다는 주장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비트코인이 광기서린 사기행각이라는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 비트코인의 가격도 다르다. L씨가 설명회에 참석하던 시점에는 비트코인은 최고 가격이 1375만원이었다. 8일에도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2000만원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가상화폐 정보 업체 월드코인인덱스에 따르면 이날 자정(GMT 기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종가보다 24% 상승한 1만7221 달러(약 188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가수 박정운(52)씨 등이 연루된 ‘2000억원대 가상화폐 다단계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4일 채굴기 운영을 대행한 미국업체 관계자와 상위 투자자등 14명을 추가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더 많은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해 추천수당 수억∼수십억원씩을 받아 가로챈 혐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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