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림 기자 입력 : 2024.05.22 16:28 ㅣ 수정 : 2024.05.23 09:26
한국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ESG'에 대한 논의 배제돼 있어 '탈탄소' 상용화되지 않는다면 2030년 경쟁력 지수 암울할 것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4'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는 ESG, 특히 '탈탄소화' 드라이브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4'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과 ESG, 금융산업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4'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 시행을 앞두고 ESG와 우리 금융산업의 준비 상황과 전략 등에 대해 진단하고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류 대표는 이날 디플레이션 탈출과 경제 성장을 목표로 시작된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 '아베노믹스'에 대해 언급했다. 아베노믹스는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코드 도입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책임투자(ESG투자) 강화 등 3가지가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류 대표는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어떻게 하면 장기 투자자를 중심으로 외국 투자자들을 일본에 환류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서부터 출발해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10년의 과정을 거쳤던 것이고, 그 바탕에는 ESG가 있었다"며 "한국도 비재무적 지표를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주로 지배구조 이야기가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는 ESG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배제돼있다는 점에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과 EU, 북미 선진국의 기업들은 이미 2030년까지 탈탄소 설비와 기술을 현장에 배치하고 상용화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며 "한국이 ESG를 회피한다면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 기업들은 2030년 경쟁력 측면에서 암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주가라는 것은 미래 현금흐름의 현가"라며 "한국은 10년째 탈탄소에 대한 몸 풀기 작업만 하고 있으니 미래 가치가 비관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연금 축소'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2021년 한국 코스피가 3400선일 때,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는 3만3000에 달했다. 현재 한국의 코스피는 2700선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다우존스 DJS는 4만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자본시장의 가장 큰 수요 주체인 국민연금마저도 국내 비중을 줄이는 판에, 아무리 금융위원회에서 거래소를 앞세워 밸류업을 이야기한다고 한들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국민연금은 과거 삼성물산 합병의 생채기로 인해 금융위가 드라이브를 걸어도 잘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일본처럼 장기적으로 보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거버넌스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탈탄소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뉴스투데이가 공동주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