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대한항공 인수합병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만 ‘실직공포’ 토로, ‘점령군’은 여유

이서연 기자 입력 : 2020.11.18 16:23 ㅣ 수정 : 2020.11.19 07:25

양사 합병 후 직원 수는 3만명 육박, 구조적 불황 돌파 위해서는 ‘인력 감축’ 불가피 / 평균연봉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보다 1723만원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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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소식에 아시아나항공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모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 직원들은 코로나19로 양사 직원의 70%가 휴직 중인 상황에서 인수합병 후 3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인원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흡수’되는 아시아나항공 근로자들은 직장인 익명앱인 블라인드 등에서 극도의 ‘해고 공포’를 토로하고 있다. 반면에 ‘인수주체’인 대한항공 소속 근로자들은 ‘여유’를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설에 양사의 노동조합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대한항공 직원은 걱정없다” 호소 / 대한항공 직원들 “희생없는 정상화 불가능”

아시아나항공 직원 A씨는 블라인드에서 “대한항공 노조가 대인배라서 아시아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며 “노조가 희생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B씨 역시 “증자도 주주가 부담하고 손해도 정부와 회사가 부담하는데 말로는 뭘 못할까?”라며 “만약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조들의 임금삭감 및 구조조정을 실행한다면 난리칠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아시아나 직원들은 “대한항공 직원들은 희생할 것 없으니 당연히 걱정 없다”, “구조조정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급여삭감, 인원구조조정 노선정리는 뻔한 수순” 등과 같이 인수합병 후 고용 유지는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에 비해 대한항공 직원인 C씨는 “경영이 어려운 회사를 그런 방안(임금삭감, 구조조정 등)이나 희생 없이 어떻게 정상화를 시킬 수가 있겠냐”면서도 “아시아나항공 직원의 고용불안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 정부와 대한항공은 “인력 구조조정 없다”며 달래기 부심


정부와 대한항공측은 아시아나발 ‘흉흉한 민심’ 달래기에 적극적이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양사의 연간 자연 감소 인원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건은 한진가에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후 양사 임직원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으로 고용 유지 시한이 끝나는 내년 4월 초 인수합병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대규모 인원감축이 불가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4일 6개월간 90%이상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 아래 산은으로부터 24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았다.


현재 대한항공의 직원은 1만8000명, 아시아나는 9000명 가량이며 중복 인력은 관리직 등 간접 부문 800~1000명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중복되는 장거리 노선(미주·유럽) 중 일부 △포화상태인 국내선 △단거리 노선 등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인력 조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합병 찬반을 놓고 노조 역시 의견이 분분했다. 조종사를 제외, 90% 이상의(약 1만 2000여명)직원으로 이루어진 대한항공 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결정에 대해 “회사와 정부가 항공업 노동자들의 절대 고용안정을 전제로 한 이번 결정을 존중한다”며 “고용 유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는 등의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한편, 현재 두 항공사 모두 국내직원 70%정도가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 LCC항공사의 직원은 “코로나로 인한 기나긴 무급 휴직에도 복직만을 기다리며 버텼는데 이제는 정말 한치 앞도 모르겠다”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인력조정은 너무 뻔한 수순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평균연봉을 비교하면, 대한항공이 8083만원으로 아시아나항공(6360만원)보다 1723만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예상 실 수령액은 대한항공 553만 6080원, 아시아나항공이 451만7547원으로 70%에 달하는 아시아나 휴직 직원을 감축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인건비 3409억5600만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대한항공직원을 감축하면 인건비 감축효과는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