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주①] 연준 금리인상 딜레마,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리퍼블릭 운명의 한 주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너처 은행 파산 이후 금융권 연쇄파산 위기감 증폭 속 연방준비제도(연준) 21-22일 통화정책회의 열어 3월 금리인상 여부 결정, 시장에서는 소폭 인상과 동결 가능성 각각 60대 40으로 전망
운명의 한 주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너처은행 파산이후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다. 스위스 정부와 미국 정부는 각각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살리기 위해 휴일도 반납한채 움직이고 있다. 매각카드까지 테이블에 올려지면서 금융권 소용돌이는 이번 주에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SVB 파산 이전만 해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최소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 혹은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밟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권 위기를 고려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격동의 한 주, 연준의 금리인상 딜레마와 금융권 소용돌이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1월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통계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월가의 분위기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다시 긴축고삐를 조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선 3월 금리인상에 그치지 않고, 5월과 6월까지 세 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인상시켜 인플레이션에 맞설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돌발변수가 생겼다. 캘리포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상대로 몸집을 키워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과 투자실패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위험하다는 소문과 함께 뱅크런이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곧바로 폐쇄명령과 함께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뉴욕 시그너처은행도 파산에 직면하자 금융권 전체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유사한 성격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중소형 은행들이 제2, 제3의 SVB가 될 것이란 소문에 이들 은행은 거의 뱅크런 수준의 고객자금 이탈을 겪었다. 파산위기가 확산되자 메이저은행들은 공동으로 300억달러(39조원)의 자금을 마련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예치하기로 하는 등 급한불 끄기에 나섰다.
하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에는 39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자금지원도 소용이 없었다. 위기설이 퍼지고 지금까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서 이탈한 고객자금은 89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구제자금의 거의 3배에 달하고 있어 위기론이 진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준은 딜레마에 빠졌다.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무조건 금리를 인상시켜야 하지만, 현재의 금융위기가 상당부분 가파른 금리인상에서 촉발된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금리인상을 고집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금리를 인상하자니, 자칫 금융권 위기가 더 확산될 경우 연준이 금융권 위기를 가속화했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금리를 동결하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비판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은 은행권 위기를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이, 금리동결은 인플레이션 통제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란 비판이 각각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번주 월요일과 화요일 금융시장이 얼마나 요동치느냐에 달려있다. 현재 월가에서는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60%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0%로 각각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제각각이다. JP모건은 0.25%P 금리인상을 점쳤고, 골드만삭스는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노무라는 오히려 연준이 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2일 금리인상여부를 결정한 후 시장에 내놓을 향후 금리경로에 대해서도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이 설령 금리를 동결한다 해도 이는 금융권 위기에 따른 일시적 후퇴일뿐, 오히려 통화긴축의 고통만 길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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