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주②] 스위스 정부 중재로 UBS, CS 전격인수 퍼스트리퍼블릭 운명은
스위스 정부 휴일도 반납한채 CS발 금융위기 진화 위해 UBS 내세워 전격 인수 발표, 인수합병후 UBS는 미국 3위인 씨티은행과 맞먹은 거대은행으로 재탄생, 미국 정부도 퍼스트리퍼블릭 해법 마련할까 촉각
운명의 한 주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너처은행 파산이후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다. 스위스 정부는 발빠르게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을 UBS에 인수시켰고 미국 정부 역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살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매각카드까지 테이블에 올려지면서 금융권 소용돌이는 이번 주에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SVB 파산 이전만 해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최소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 혹은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밟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권 위기를 고려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격동의 한 주, 연준의 금리 딜레마와 금융권 소용돌이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과 스위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금융권 위기가 진행되면서 위기에 빠진 은행들에 대한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세계7위 규모의 크레디트스위스(CS)가 스위스 중앙은행의 긴급 자금수혈에도 위기설이 계속되자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 최대 금융회사인 UBS를 앞세워 CS를 전격 인수합병시켰다.
이번 UBS의 CS 인수를 통해 UBS는 미국내 3위인 씨티은행에 버금가는 거대금융기관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UBS가 CS를 전격 인수키로 한 것은 CS의 위기론이 시장에서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CS는 지난 주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3000억원)에 달하는 긴급 자금 수혈을 받아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CS 내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또다른 중대한 재무적 결함이 있을 것이란 소문에 긴급 자금수혈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CS를 둘러싼 이런 재무적 결함 소문은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로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투자은행인 CS가 무너질 경우의 파장은 상상하기 힘들다.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틈새시장에서 영업해온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너처은행과 같은 중소규모 은행의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스위스 금융당국이 위기진화를 위해 휴일도 반납한채 발빠르게 대처에 나서면서 CS를 UBS에 인수시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인수 과정도 파격적이었다. UBS는 당초 CS 인수가격으로 10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시가총액의 8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라는 CS측의 반발이 거세지며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빠지자 결국 32억3000만달러에 CS를 인수키로 최종 결정했다.
스위스 정부가 부실의 상당부분을 떠안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하자 UBS가 인수가격을 당초 제시안보다 3배 이상 올렸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으로 금융기관간의 인수합병은 주주총회 개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번 인수합병 경우 주총 개최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제당국이 편의를 봐준 것도 협상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인수합병 성사로 UBS는 또다른 공룡 금융기관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UBS와 CS의 시가총액은 각각 650억달러, 80억달러에 달한다. 자산규모는 UBS가 1조1000억달러, CS가 5800억달러다. UBS는 전세계에 7만40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고, CS는 5만명 선이다.
합병후 자산규모는 1조6800억달러로, 미국 3위인 씨티은행(1조7700억달러)과 비슷한 규모가 된다.
CS가 UBS에 전격적으로 인수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쏠리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JP모건 등 대형은행들의 300억달러 긴급 자금 수혈에도 여전히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 대비 15.63% 떨어진 19.4달러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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