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조선업계, 새로운 '슈퍼사이클' 시대 연다

강륜주 기자 입력 : 2023.04.20 05:00 ㅣ 수정 : 2023.04.20 10:35

2021~2022년 수퍼사이클 주인공은 LNG운반선·컨테이너선
PC선, 시황 개선 계속돼 향후 추가 수주 기대
PC선 대규모 노후화로 신규 선박 교체 증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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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PC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뉴스투데이=강륜주 기자] 올해 국내 조선 업계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의 운임 급등과 발주 증가로 선박 가격이 '슈퍼사이클(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호황기)'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은 항해용 선박뿐 아니라 바다에서 석유·천연가스 등을 추출하는 해양 플랜트 등 비 항해용 선박까지 제작하는 산업이다.

 

선박은 사용목적에 따라 상선, 특수 작업선, 군함, 어선 등으로 분류돼 일반적으로 보유한 제조 기술력 차이에 따라 제작하는 선종(선박의 종류)이 다르다.

 

여러 선종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은 지난 2021~2022년의 슈퍼사이클 주인공이었다.

 

2021년 전세계 선박 수요를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완화되면서 소비재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소비재 제품을 담을 컨테이너선 발주·수주가 끊이지 않았다.

 

이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 친환경 에너지 LNG 수요가 늘어났으며 이는 LNG운반선 다량 발주와 수주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2031만CGT(표준선환산톤수), LNG선 발주량은 629만CGT다. CGT는 선박 종류 및 형태 난이도에 따라 건조 할 때 공사량을 평가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크기가 같지만 CGT가 크면 가격이 비싸다.

 

2022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184만CGT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고 LNG운반선은 러-우크라 분쟁으로 LNG 수요가 늘어 1452만CGT가 발주됐다. 전년 대비 131%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PC선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PC선 신조선가는 4500만달러(594억900만원)다. PC선 신조선가는 지난해 말 4300만달러(567억6860만원)와 비교해 3.4%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중형 PC선은 시황 개선이 계속되면서 수주가 이어져 왔으며 이에 따른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며 “선가(선박가격) 역시 상승 국면에 있다”고 밝혔다.

 

■ PC선 수주 기대감 커져

 

일반적으로 PC선은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 휘발유, 경유 등을 운반하는 선박이다. 대다수 PC선은 적재용량 5만t 규모 중형 선박 크기로 만들기 때문에 'MR탱커(Mid-Randge Tanker)'라고도 불린다.

 

조선업 사이클은 해운업 영향과 노후 선박 대체, 투기 심리, 규제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끼쳐 7~8년 주기로 찾아온다.

 

한화증권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조선업계 전망 자료에서 PC선 발주는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미국 등 북미 컨테이너 하역 인력이 줄어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했으며 운임 상승이 발주로 이어진 것은 2021년 3월부터다.

 

PC선 운임은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6월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과 발주 본격화까지의 시차를 고려하면 올해 3월부터 PC선 발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상환경규제에 따라 각국 선사는 신형 PC선 발주를 늘리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PC선 발주가 늘어나 올해 1분기 글로벌 PC선 발주량은 44척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연간 발주량 78척과 비교하면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45.7%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PC선 발주량 증가는 놀랄만한 실적이다.

 

또한 PC선 수주잔고를 기준으로 보면 2026년부터 공급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C선 발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PC선 운송 거리가 길어지며 ‘LR2 PC선’(중대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비중도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이후 PC선 공급 부족이 예상돼 발주량은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조선사 수주 여력은 중국보다 뒤질 수 있지만 가격만 방어해 낸다면 수주량 확대와 이익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PC선은 세계적으로 낡은 선박이 많아 노후된 기종을 신규로 바꾸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석유제품 물동량 증가와 PC선 대규모 노후화 등으로 PC선 교체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PC선이 작년부터 많이 회선되고 있고 이는 노후 선박 교체의 신호”라며 “앞으로 노후 선박이 신규 선박으로 교체가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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