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120409006060
기자수첩

'연예인 이혼' 묻지마 신상털기 안된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백수원
입력 : 2012.04.09 10:50 ㅣ 수정 : 2014.06.24 19:34

(뉴스투데이=백수원 기자) 이 나라에서 연예인으로 살아가기란 참 만만치 않다.

물론 공인이란 입장에서 또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란 데서 일거수일투족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만큼 스스로 사생활에 대한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어쩔 수 없는 운명적 직업의 선택이기에 때로는 보통사람들이 겪지 않아도 될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몇몇 일들에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지나쳐 신상털기 혹은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것이 애교나 관심으로 치부하기엔 지나친 감이 있다.

잉꼬부부로 소문났던 전노민-김보연 부부가 합의이혼했으며 아나운서와 운동선수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장훈-오정연 부부는 지난 4일 이혼조정이 성립되면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어 조혜련 역시 협의이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불과 일주일 사이 세 스타 커플들의 이혼 소식에 연예계도 팬들도 한숨이다.

사업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전노민-김보연 부부 외에 서장훈 부부 조혜련 부부의 이혼 이유에 대해 ‘카더라’ 통신, ‘그렇지 않을까’ ‘그렇다던데’라는 추측성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서장훈-오정연 부부의 이혼소식이 알려진 뒤 언론은 서장훈이 수백억대 재산가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며 재산분할 위자료에 관한 얘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13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 조혜련은 몇 년 전 이혼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다고 한 방송에서 솔직히 고백한 적이 있던 터라 이번 이혼 소식은 부부가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대변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혜련은 현재 방송을 중단한 상태로 중국에 머물고 있다. 아마 쏟아지는 이목과 소문들을 앉아서 감당하기엔 힘들었을 것이다. 조혜련은 사춘기 딸과 아들을 뒀기에 그만큼 고민도 컸을 것이다. 특히 SNS가 활성화되면서 쏟아지는 정보량은 몇 배로 늘어나면서 확대 재생산된다. 아이들이 받을 상처는 누가 책임지겠는가.

수년 전 박철-옥소리 부부가 이혼책임 공방을 펼칠 때 많은 언론매체들이 며칠 동안, 많게는 몇 달 동안 그들의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 옥소리와 딸이 만나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잠복취재를 하는 촌극을 빚었다. 또한 오현경은 컴백 기자회견에서 딸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딸이 커서 글을 읽을 즈음 자기와 관련된 온갖 추측성 글들을 볼까 봐 두렵다며….

자신들의 상처보다 자식들의 상처 또는 자신들을 아껴주는 사람들의 상처에 더 아파한다. 연예인이라는 공인에 앞서 이들도 평범한 한 여자였고 남자였으며 아내이고 엄마이며 가장이고 아빠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얼마 전 JYJ는 '사생 팬' 때문에 그들의 삶은 그야말로 철창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생활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잘못된 팬 문화와 혹은 남들의 아픔을 자신들의 대리만족의 불만해소 창구로 이용하는 못된 심리적 이면도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란 대중들의 성숙된 문화를 먹고 사는 생물 같은 존재다.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의 질책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잎을 싹 틔우며 꽃을 피우는 것이다. 한국의 대중문화예술이 지구촌에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이제 연예인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도 한층 높아져야 할 것이다. 지나친 '사생활 들여다보기'보다는 아픔도 함께 이해하고 안고 갈 수 있는, 지켜줄 수 있는 진정한 팬 문화가 필요한 때이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이야기쉼터 많이 본 기사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