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故김광석이 뮤지컬 무대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13년도 창작뮤지컬에는 유난히 영원한 가객 ‘김광석’에 이름이 많이 보인다. 올해에만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디셈버’ 등 김광석의 노래로 엮은 주크박스 창작뮤지컬이 세 편이나 관객을 만났기 때문이다.
1996년 우리 곁을 떠난 김광석을 16년이 지난 현재, 뮤지컬 무대로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국내 뮤지컬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웬만한 브로드웨이 히트작은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대극장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 화려해진 겉모습에 ‘공연계 호황’을 운운하지만 사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격할 만큼 화려해진 대형 뮤지컬은 ‘실력’보단 ‘화제’가 될 배우를 선정하기 급급하며, 새로운 뮤지컬을 찾기보단 기존에 성공작을 되풀이하기에만 열중한다. 이런 노력(?)으로 얻은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의 관객 독점은 소극장 공연과 창작뮤지컬을 더욱 죽이고 있다.
그렇게 숨을 죽였던 창작뮤지컬이 선택한 카드가 바로 故김광석이다.
먼저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하고, 잊을 만 하면 새롭게 회자되고 있는 김광석의 노래는 김광석이 활동했던 그 시절에 세대부터 현재 젊은 층까지 넓은 관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또한 익숙한 노래로 만든 뮤지컬 넘버는 뮤지컬에 취미가 없던 관객까지도 객석에 앉힐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기존 김광석의 곡들이 뮤지컬 무대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또 어떤 이야기를 실어 부를지 그 기대감과 궁금증도 자못 상당하다.
이미 관객들에게 친숙한 노래들이라 할지라도 뮤지컬 무대에 올리기 위해선 반드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더라도 김광석의 노래는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그의 노래는 귀로 감성을 전하는 동시에 스스로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와 있던 한 사람의 노래로만 뮤지컬을 제작하기란 여간 쉬운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이 더 수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뮤지컬에서 故김광석을 찾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작단계에서부터 내재되어 있는 여러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높은 기대 탓에 생기는 ‘부담’이란 단점도 동시에 안고 있다.
하지만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던 창작뮤지컬을 살리기 위한 하나의 대안임에는 분명하다. 김광석이 창작뮤지컬계에 진정한 히든카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