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혁신, 신세계·이마트 ‘하루 7시간’ 일하고 임금은 ‘그대로’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9 to 5제’ 시행하고 임금 및 정기인금인상은 현행대로 유지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영업시간 단축을 병행해 근로시간 단축
‘과로사회’의 중심에 선 유통업계에 근로문화 대변화의 시발점 관측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하루 7시간 근무제를 실시한다.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 5시간이 감소한 주 35시간 근무제가 국내 대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근로시간이 줄어들지만 기존임금은 전혀 삭감되지 않고 유지된다.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은 이번 조치와 무관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신세계 그룹 직원들의 시간당 임금은 대폭 향상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대다수의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할 때 임금 삭감 문제에 대한 노사간 이견으로 인해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근로시간이 단축돼도 임금이 오히려 늘어나는 매우 파격적인 변화다.
특히 근로시간이 임금과 직결되는 이마트도 영업시간 단축을 병행해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파트너사와도 함께 나눈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그룹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 35시간 근무제’ 시행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유통업계의 리더 격인 신세계의 ‘혁신’은 유통업계 전반의 근무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이후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해왔고, 신세계 그룹의 이번 조치는 문 대통령의 노동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선도적 조치라는 의미도 갖는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선진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이다.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신세계 임직원은 내년 1월 1일부터 원칙적으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 5제’의 적용을 받는다. 여기에 유연근무제도 접목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8시 출근-4시 퇴근’, ‘10시 출근-6시 퇴근’ 등으로 선택할 수 있다. 개별 점포의 경우 상황에 맞춰서 근무 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하루 근로시간을 1시간씩 단축하도록 했다.
신세계의 획기적인 근로시간 단축은 “충분한 휴식이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 맞춰 기획된 것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해왔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 그룹의 관계자는 “금번 근로시간단축은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실현”이라며 “이를 통해 ‘과로사회’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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