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글로벌 R&D 투자 상위 4위…6년 연속 ‘TOP5’ 포함
한국 R&D 투자 증가율은 1.9%, ‘반도체 굴기’ 중국의 18.8%에 한참 뒤처져
미국·EU회원국과 비교해도 ‘제자리걸음’…‘삼성전자 착시효과’ 심각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많이 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며 6년 연속 ‘톱5 기업’에 포함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R&D 투자를 보면 글로벌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도 축소될 방침인 만큼 국가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달 초 발표한 ‘2017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에 가장 많은 R&D 투자를 한 ‘톱5’ 기업에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137억 유로), 미국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29억 유로), ‘마이크로소프트(MS)’(124억 유로), ‘삼성전자’(122억 유로), ‘인텔’(121억 유로)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연도에 R&D 투자액이 2400만 유로 이상인 43개국 기업 2500개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이들 기업의 총 투자 규모는 7416억 유로로, 전년보다 5.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기업의 R&D 투자는 지지부진했다. 상위 100위권 내 진입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외에 LG전자(50위), 현대차(77위), SK하이닉스(83위)에 그쳤다.
R&D 투자 증가율 역시 한국은 평균보다 뒤처진 1.9% 증가에 불과했다. 최근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기업의 R&D 투자 증가율이 18.8%에 달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서운 속도로 연구개발을 늘리고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수치로도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R&D 신흥국가임을 감안, 다른 비슷한 수준의 기술 선도국인 미국(7.2%)과 EU회원국(7.0%)과 비교했을 때도 국내 R&D 투자는 국제적인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사 대상 중 국가별 기업 수를 따져보면 역시 미국 기업(821개)과 EU회원국(567개)이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377개)과 일본(365개) 등이었으며, 한국 기업은 70개로 대만(105개)보다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