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뉴시스
(뉴스투데이=김연수기자)
한진일가의 갑질이 또다시 불거졌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돌아 다시 ‘땅콩회항’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다.
머니투데이는 18일 조 전 부사장의 갑질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음성파일을 녹음한 것은 조 전 부사장의 남편 수행기사로 1년여 동안 일한 A씨다.
조 전 부사장의 갑질 음성파일이 녹음된 시기는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남편의 점심일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녹취 속에서 조 전 부사장은 “정신 똑바로 차려, 당신은 하루 아침에 잘릴 수 있는 사람이야. 내가 월급 주는 사람이야”고 쏘아붙였다. 중간중간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으며 “시정하겠다”고 말하는 목소리에게 “뭘 시정할 건데? 시정할 것 없어. 내일부터 나오지 마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근무하는 내내 조 전 부사장의 폭언으로 불안에 시달렸다는 A씨는 남편 수행기사가 주업무였지만 집안일을 하거나 주말에는 조 전 부사장의 기사 일도 같이 했다며 “수행기사와 자택에서 일하는 가정부 등 근무자들은 조 전 부사장의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종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런 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폭언이 날아왔다”고 털어놨다.
또 A씨는 “아이들이 있건 남편이 있건 상관없이 소리를 쳤다”며 “본인 화가 나면 기분이 풀릴 때까지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이촌동 자택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정부에 대한 갑질과 폭언도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결국 A씨는 1년쯤 되던 날 불안증세가 심해져 일을 그만뒀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스트레스성 두드러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15년 이상 기사 일을 해왔지만, 1년여 만에 사표를 낸 건 처음이었다. A씨는 “조 전 부사장이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의 폭로와 음성파일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 밖에서 일어났고 개인적인 일”이라며 “녹취파일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밀수와 관세포탈, 필리핀 불법고용 혐의로 관세청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달 4일과 8일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양천구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석했으며, 현재 남편과 이혼소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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