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트럼프는 되고, 테슬라 머스크는 안되는 트위터 정치

상장폐지 번복, 마리화나 흡연 등 잇단 기행에 신뢰성 뚝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테슬라 CEO 겸 이사회의장인 일론 머스크는 종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유된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트위터를 이용해 여과 없이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 전파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똑 같은 전략을 썼음에도 트럼프는 성공했고 머스크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적도 많이 만들지만 자기편을 확실히 챙겨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트럼프와 달리 머스크는 즉흥적이고 절제되지 않은 부적절한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 회사와 자신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AP,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와 테슬라가 각각 2000만달러(약 222억원)씩 벌금을 내고, 머스크가 이사회에서 물러나는 것을 조건으로 현재 제기된 고소 사건에 관해 합의했다.
머스크는 45일 안에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해야 하고, 향후 3년간 다시 의장으로 선출될 수 없게 됐다.
이사회 의장에서는 물러나지만 CEO 자리는 지키게 돼 그나마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머스크의 최근 행보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8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상장사를 갑자기 비상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이 발언으로 주가는 크게 요동쳤고 공매도 세력들은 머스크를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했다.
주주들의 반대가 이어지자 머스크는 3주만에 슬그머니 비상장 전환계획을 없던 일로 해버렸다.
그러나 SEC는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고 "머스크가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을 함으로써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한 고지를 하는 데 실패했다"며 지난 27일(현지시간) 머스크를 고소했다.
테슬라 주가는 8월7일 379.57달러에서 이후 하락을 거듭해 28일 종가기준 264.77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2개월도 안돼 주가가 30.24%(114달러)나 폭락한 것이다.
특히 SEC의 고소사실이 전해진 다음날인 28일 테슬라 주가는 하루에 13.9%나 폭락했다.

머스크의 돌발행위는 지난 9월 7일(현지시간) 코미디언 조 로건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극을 달렸다. 그는 당시 담배와 마리화나를 섞어 만든 대마초를 피우고 위스키를 들이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머스크는 현재 LA 헐리우드 블루버드에 거주한다. LA가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마리화나가 합법화돼 있기 때문에 당장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주에서 마리화나는 여전히 불법으로 규정돼 있고 이름있는 기업의 책임자가 대중 앞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된 것을 두고 비판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그는 테슬라 뿐 아니라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이끌며 미국공군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밀정보에 대한 보안을 중시하는 미국 공군이 대중 앞에서 마리화나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는 돌발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머스크를 사업파트너로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주일에 5일을 회사에서 잠을 자며 하루 18시간씩 일만 한다는 머스크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런 일탈행위가 계속된다면 자신은 물론, 회사를 위험에 빠트릴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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