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GTX-C 노선 수주한 현대건설, 국토부의 '은마아파트 눈치보기' 희생양 되나

김종효 기자 입력 : 2022.08.31 17:46 ㅣ 수정 : 2022.09.01 08:15

은마아파트 주민들 반대하자 국토부는 현대건설에 '우회방안' 검토 지시
현대건설의 은마아파트 지하관통 방안 선택했던 국토부, 오락가락 행보
건설업계 관계자, "정부가 강단있게 정책 일관성 유지해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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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현대건설이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국토부가 GTX-C 노선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권고를 해왔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현대건설 측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우회안 검토를 요청했다. 기존 GTX-C 노선 계획에서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를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것이다.

 

은마아파트는 GTX-C 노선의 주요 정차역인 양재역과 삼성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거세게 반대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계획 노선은 은마아파트 지하 40~50m를 관통하도록 돼 있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은마아파트가 1979년 지어져 서울의 주요 재개발 단지로 거론되는 만큼 공사와 열차 운행 등이 지속되면 안전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또 현대건설이 제출했던 GTX-C 노선 계획안이 ‘주거지역 통과 최소화’ 원칙을 위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지난 6월엔 GTX-C 노선 은마아파트 관통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국토부는 주민들의 이런 항의가 지속되자 결국 현대건설 측에 기존 노선을 우회하는 새 노선안을 검토해 제출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는 GTX-C 노선 수주 과정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제안한 노선을 놓고 저울질한 끝에 현대건설을 사업자로 선택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국토부의 시설사업기본계획 원안에 따라 양재역부터 대치역 구간까지 3호선 라인을 타다가 삼성역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노선을 제안했고, GS건설은 양재역에서 양재천으로 우회해 학여울역을 지나는 노선을 제안했다. 현재 국토부에서 권고한 우회노선이라면 GS건설이 제안한 노선이 더 적합한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8월31일 국토부 권고대로 다양한 우회노선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부 입장은 아직도 모호하다. 해당 지역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회안 등을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서울시도 나서서 조율해달라는 것이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강단이 없다. 이미 결정한 사안이면 정부가 든든한 ‘뒷배’가 돼주면서 수주 업체들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항의 시위 한다고 정책을 변경해버리면, 기존 사업계획 자체의 틀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 역시 “우회노선은 맨 땅을 지나는 것이 아니잖냐”고 반문했다. “다른 방향으로 우회한다고 해도 어차피 해당 구간의 아파트 단지나 병원 등 대형 시설을 지날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지역인데, 거기서 항의가 나오면 또 변경안을 검토하라고 할 셈인가”라고 질타했다.

 

GTX-C노선은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한 뒤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40년 동안 운영비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민자사업(BTO)이다. 즉, 국가가 사업자와 주민 간의 적극적인 중재를 해야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현대건설의 묘안만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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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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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합시다2022-09-19 05:56

제목부터가 문제가 있네요. 현대건설의 우회가 희생양이되는거라면 우회안하고 주거지 관통하는건 주민들이 민자 사업자의 돈벌이에 희생되어야한다는 말이랑 뭐가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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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2022-09-18 00:30

처음부터 잘 해야지. 그 주거지에서 고속열차 지나다니는 소리를 듣고 살아야되는 사람들은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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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2022-09-17 23:02

대단지주거지 관통이 말이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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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2022-09-02 22:41

은마 개소리 꼴배기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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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wang2022-09-01 07:48

현대건설이 희양양?? 정말 어이가 없고 통탄스럽다. 그럼 40년 이상되어 노후화된 대규모 주거단지를 안전을 위해 피해달라는 주민들이 잘못된 것이란 말인가요? 뉴스투데이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언론인가요?

제목이반대2022-09-01 04:21

현대건설과 국토부의 희생양이 된 은마아파트. 2만명의 안전을 위협하는 목숨 팔아 장사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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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폭력사태2022-09-01 04:10

국가 시책이 아무리 중하다고 한들, 영구무한한 거대한 기반시설 터널이 시내도심지에서 2만명이 거주하는 낡은 남의집 마당 한가운데를 일부러 가로지른다는것은 국가의 폭력행위입니다 우리는 분노합니다. 경기도민 교통편리을 위해 은마주민 목숨이 날라가게 생겼다. 현대건설과 김종효 기자는 자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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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2022-09-01 03:22

애초 대규모 주거단지를 피해서 노선을 정하도록 지침이 있었고 그것을 따랐으면 문제가 없었다. 최근 2년만 해도 플로리다 해안가 아파트가 붕괴, 인천 지하 차도 위 아파트 심한 금간 현상, 광주에 잘 짓던 고층아파트 상층부 붕괴 등 많은 사고가 있었다. 내 집 아래로 큰 터널이 생겨 고속으로 하루 200번 큰 열차가 지나가게. 생겼는데 안심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부근으로 지나는 것도 싫지만 경기도 사는 국민이 강남 오겠다니 하천 밑은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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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기주의2022-09-01 00:11

노후 아파트 은마 주민들 이해된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양재천 우회안이라면서 은마 아파트 못지않게 오래된 노후 초등학교, 중학교 밑에 관통시키는 안을 요구하는 모습이 지역 이기주의 라는 말을 하는것이다. 좀더 성숙된 모습으로 우회안을 제시했으면 좋았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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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별2022-08-31 23:58

원래는 우회안으로 설계되었어죠 문정권에서 관통안으로 설계된거죠 원안대로 갔으면 이렇게 시끄럽지 않았죠 도대체 누구의 이익이 반영되서 바뀐걸까요 이런걸 기자님께 취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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