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아전인수식' 갈등 '역지사지' 배려로 풀자

권태욱 기자 입력 : 2023.03.22 16:42 ㅣ 수정 : 2023.03.22 23:04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권태욱 부국장 / 산업2부장.

 

[뉴스투데이=권태욱 기자]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에 배려가 있는지 생각이 들때가 종종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 분쟁,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분향소 문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등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지금의 우리사회는 아전인수식 소통이 깊게 뿌리내린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미덕과 최소한의 예의는 이미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층간소음 갈등은 적절한 대응과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황이 악화되고 폭력적으로 변하기 일쑤다.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돼 순간적으로 흥분하면 칼부림, 방화 등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들어 정부의 층간소음 관련 법제도의 변화는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게다가 이미 지어진 공동주택은 서로 주의하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여기에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향한 막말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우리 사회에 역지사지보다 아전인수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생각한다. '자기중심의 시각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려 보라'는 뜻의 고사성어다.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시작됐다. 무슨 일이든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해 행동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와 반대되는 의미다. 

 

아전인수의 기본 입장은 자기중심적 사고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생각을 고집한다면 얼마나 이기적인 사회가 될 것인가. 아전인수식 소통이 지배하는 사회는 갈등과 분열로 이어지면서 '상쟁(相爭)'을 일으킨다.

 

반면 역지사지의 기본 입장은 신뢰를 통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역지사지는 갈등이 아닌 '상생(相生)'을 퍼뜨린다. 일상을 살면서 얼마나 '남을 배려했는가?' 상대방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적은 얼마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다.

 

실타래처럼 꼬여 버린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과연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일방적 내주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를 기대해본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