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글로벌 격전지 된 230조 e커머스 시장

[뉴스투데이=이정석 산업2부장]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글로벌 격전지로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의 1위 쿠팡과 그 뒤를 따르는 11번가, G마켓, 티몬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의 독주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2위 자리라도 수성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태풍의 진원지는 역시 알리익스프레스.
지난 2018년 국내시장 진출 후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앞세워 얼굴 알리기에 나서더니, 작년 10월에는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개설하고, 신선식품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1000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 서비스를 파격적으로 선보였다.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포착되자 발 빠른 대처에 나서기도 했다.
우리 정부가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 규제 강화를 발표하자 100% 환불, 고객센터 전화상담서비스 개시 등 하루 만에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놨다.
이 같은 행보에 국내 소비자들의 C-커머스 앱 이용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달 18일 앱 시장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앱 월간 사용자 수는 818만 명을 기록했다. 3010만 명인 쿠팡의 뒤를 이어 2위 자리까지 단숨에 뛰어오른 것이다.
테무 역시 지난달 월 이용자 수 581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을 제치고 4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22년 12월 331만 명에서 2배 이상 급신장한 수치다. ‘C-커머스의 공습’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27조 원대에 이른다. JP모건은 오는 2026년 300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공습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먼저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배달비 0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다. 기존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여 이탈 고객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막강한 자금과 시장 지배력으로 자리 지키기에 나선 쿠팡과 달리 나머지 업체들은 그야말로 전전긍긍이다.
알리에 2위 자리를 빼앗긴 11번가는 2018년 5천억 원 투자에 따른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2021년 신세계에 인수된 G마켓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SSG닷컴 역시 손실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큐텐은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잇달아 인수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모두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1조 원을 투자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컬리 역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잘 갖춰진 물류 인프라와 고도의 IT기술, 높은 구매력과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 성향, 여기에 K-컬처까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중국으로서는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이 중국의 공습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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