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스투데이=김태형 기자] 6·3 대선을 앞두고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글로벌허브도시 부산을 연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공약의 실체는 허술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후보는 지난 13일 선대위 출정식과 자갈치시장 유세 등에서 부산을 세계적 물류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약속했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과 관련해, 김 후보는 적기 완공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을 뿐, 최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공기 연장 요구 등 현실적 장애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2029년 개항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해, 국민의힘 소속 김 후보에게 지역 민심은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의지만 남긴 채 디테일은 빠졌다는 지적이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입법 절차를 어떻게 돌파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을 현실화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현재로선 딱히 없어 보인다"며 "괜히 성급하게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역 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당내 곽규택 의원의 제안을 받아 북항 야구장 건립을 부산 공약에 포함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공식 일정에서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김 후보 선대위는 "사직야구장이 있는 지역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채택이 어렵다"며 내부 갈등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지역 내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을 선제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한 점에서 리더십 부족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이번 방문에서 김 후보가 유일하게 강조한 실질 공약은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부산시에 전면 이관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시당 측은 이를 통해 산업단지 부지 확보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분별한 개발 우려와 함께 논란도 예고된다. 전국 순회 과정에서 각 지역에 동일하게 내세운 공약이라는 점에서도 지역 맞춤형 정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PK 지역의 최대 숙원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모두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하는 가운데, 김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고 국회가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3년 전 윤석열 후보의 발언과 다를 바 없는 재탕이라는 비판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