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스타트업 트렌드, 무료 카카오톡 대신 유료 '슬랙'이 대세...‘노션’은 또 왜 사용?
이가민 기자 입력 : 2025.04.03 10:11 ㅣ 수정 : 2025.04.08 10:10
스타트업 K대표, "노션은 엄청 복잡해요. 그래도 스타트업이니까 사용해"
'노션'과 '슬랙'을 적극 활용하는 스타트업 [사진=노션, 슬랙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이가민]
[뉴스투데이=이가민 기자] 최근 모 스타트업 K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K 대표는 "요즘 노션하고 슬랙을 안 쓰면 스타트업 사이에 끼지를 못해서 쓰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K대표는 노션과 슬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노션은 사내 업무를 공유하고 관리하는 서비스고, 슬랙은 업무용 카카오톡이라고 보면 돼요"라 말하며, "특히 업무 시간 이후에 카카오톡을 보내면 직원들이 불만이 많은데, 슬랙은 나중에 봐도 되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서 부담을 안 갖는 경향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노션은 엄청 복잡해요. 그래서 사용하기 어려운데, 그래도 저희가 스타트업이니까 사용하고 있는거죠"라고 밝혔다.
슬랙을 모르는 입장에서 카카오톡과 슬랙은 동일하다고 느껴진다. 심지어 카카오톡은 무료 서비스인 반면에 슬랙은 유료 구독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이 슬랙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굳이 복잡한 노션을 사용하면서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션과 슬랙이 강조하는 업무의 효율성이 실제로 향상되는 것일까?
이처럼 스타트업 업무 환경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이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SaaS는 효율성과 편리성을 제공하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aaS 모델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인터넷만 있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능별 요금제를 통해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할 수 있어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자금이 제한적인 스타트업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이다.
■ 노션이 자랑하는 커스터마이징...실사용자는 정작 ‘복잡하다’고 말해
노션(Notion)은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이반 자오 최고 경영자(CEO)와 사이먼 라스트 공동 창업자에 의해 개발되었다. 노션은 문서를 작성·공유하고, 프로젝트를 계획·관리하며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협업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다. 노션은 2020년 비영어권 중 한국에 가장 먼저 서비스를 출시했다. 노션은 한국 시장을 '톱티어'로 분류하고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노션은 팀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 기록을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어 업무 연속성 유지에 탁월하다. 다양한 템플릿과 옵션을 통해 업무 환경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모바일과 PC 간의 연동이 간편하여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이어서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노션을 단순한 협업 도구로의 사용을 넘어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과 유연한 업무에 최적화된 생산성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Forbes Cloud 100에 선정된 기업들의 90%가 노션을 사용하고 있다"며 "Y Combinator 졸업 기업의 50% 이상이 업무에 노션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션 스타트업 전용 템플릿 소개 [사진=노션]
이어서 스타트업만을 위한 노션의 특별한 혜택에 대해 소개했다. "특별한 혜택에는 '초기 스타트업의 기본 도구 구축 단계에서 노션 도입 지원', '스타트업 맞춤형 템플릿 제공 및 투자자 관리 등 특화 기능 교육', '액셀러레이터, VC, 파트너십 플랫폼과의 전략적 협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기업이 노션 도입 후 긍정적인 ROI와 생산성 향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노션에 대해 기업용 솔루션으로서의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션은 슬랙과의 AI 커넥터를 출시한 바 있으며, 향후 Google Drive, JIRA, GitHub, Salesforce 등의 도구와도 연동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 성립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딩의 개념이 더욱 확대되었다. 노션은 브랜딩 중심 사회에서 다양한 템플릿과 옵션을 고유한 가치를 구축하는 하나의 도구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사용자 입장에게는 이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스타일에 맞게 기업만의 템플릿을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이나, 직원들이 노션의 기능을 모두 학습하기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슬랙 사용 예시 [사진=슬랙]
■ 무료인 카카오톡 대신 유료인 슬랙을 선택?...MZ세대 문화적 취향인가
슬랙(Slack)은 팀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플랫폼으로, 주로 업무 환경에서 사용된다. 슬랙은 팀 내에서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화방을 채널로 구분하여 프로젝트나 부서별로 대화 가능하다. 파일 공유, 외부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이 가능하여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슬랙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연동 기능, 유연한 채널 구조를 통해 스타트업의 협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환경에서 팀워크와 생산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외부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 및 통합의 장점으로 인해 많은 스타트업이 카카오톡 대신 슬랙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무료인 카카오톡 대신에 유료인 슬랙을 선택한 것은 MZ세대의 문화적 취양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 ‘노션’과 ‘슬랙’, AI로 서비스 경쟁력 강화 돌입
많은 스타트업, 대기업이 '노션'과 '슬랙'을 통해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두 서비스는 공통적으로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자동화와 통합된 작업 흐름를 제공한다. 노션과 슬랙을 사용하면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관리의 균형을 맞추고, 투명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트렌디한 업무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노션과 슬랙 모두 AI를 통한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그룹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션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지식허브를 구축하는 등 내부 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GS그룹은 지난해 11월 노션과 생성형 AI 앱 강화 및 디지털 업무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GS그룹은 노션 올인원 솔루션, 사용자 맞춤 커스터마이징, 협업 용이성, 크로스 플랫폼 지원 등의 기능이 업무에 기여한다고 판단해 전사적으로 노션을 협업 도구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슬랙의 모회사 세일즈포스는 2월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AI 에이전트 포스에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구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한 세일즈포스는 이번 협력 확대를 통해 에이전트포스, 데이터 클라우드, 커스터머360 등 주요 AI 서비스를 구글 클라우드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일즈포스와 구글의 협력으로 슬랙과 구글 드라이브, 지메일(Gmail)의 연동 기능이 강화되었다. 이를 통해 협업 및 데이터 분석 환경이 개선되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는 "국내 기업들이 AI 기술을 보다 안전하고 유연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일즈포스는 기업들이 AI 기반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노션과 슬랙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업무 효율화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서비스의 AI 고도화는 더욱 강화되어, 보다 스마트한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