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컴투스위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상)] 이현주 단장, "발달장애인 청년 고용한 최초의 오케스트라 형태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박진영 기자 입력 : 2025.04.07 05:51 ㅣ 수정 : 2025.04.08 19:15

컴투스위드, 발달장애인 청년 오케스트라단 운영
장애인 근로자들의 문화예술 분야 취업은 새 패러다임
발달장애인 고용‧지역사회 기여에 선도적 역할
장애인 고용컨설팅 성과공유대회 최우수상 수상
경기도교육청 장애학생 진로직업 자문기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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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약 계층에 고용을 확대하고,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뉴스투데이>는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컴투스위드를 방문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방법을 취재해 2회로 나누어 보도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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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 2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컴투스위드]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모여 매일 같이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가의 꿈을 펼치는 곳이 있다. 직원들이 단순한 취미로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월급을 받는 프로 단원으로 일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지역사회가 놀라고 있다.

 

컴투스위드는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예술 분야 일자리를 발굴하고, 오케스트라를 운영한 경험을 공유해 여러 기업에 통찰을 제공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사장 이종성)이 개최한 '제1회 장애인 고용컨설팅 성과공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컴투스위드는 지난 2023년 11월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 컴투스플랫폼 등 총 3개의 회사가 합작해 만든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현재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크루) 25명과 관리자 6명이 전국에서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기자는 최근 경기 성남에 있는 컴투스위드를 방문해 이현주 단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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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컴투스위드 이현주 단장이 <뉴스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컴투스위드]

 

다음은 이 단장과의 일문일답.

 

Q. 컴투스위드는 어떻게 장애인 오케스트라 운영을 시작하게 됐나.

 

"장애예술단체인 아인스바움을 15년차 운영하던 중에 장애인 고용 모델을 구상중이던 컴투스그룹을 만났다. 컴투스위드는 아인스바움을 만나게 되면서 음악으로도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갔다. 기업의 사회적인 가치와 장애인 고용에 대한 고민의 결이 같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장애인고용공단과 컴투스, 아인스바움이 머리를 맞대 '컴투스위드'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Q. 그동안 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는 어떤 행사를 개최했나.

 

"지난해는 설립 1년차로 안정적인 운영에 집중했다. 세계적인 관악 축제인 제주국제관악제와 컴투스그룹 아이디어 공모전 행사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제주도 자회사형 사업장인 신화월드에서도 공연했다. 분기별로 앙상블 챌린지라고 불리는 컴투스 사내 행사를 통해 크루들의 성장을 도왔다.

 

또,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성남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컴투스위드는 지역사회 아동과 청소년, 발달 장애인 40여명에게 타악기 앙상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변의 취약 계층 주민들은 매주 토요일 컴투스위드에 방문해 무료로 음악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여가 활동을 통해서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열려있다."

 

Q.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장애인고용컨설팅 성과공유대회 최우수상을 받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컴투스라는 건강한 기업과 오랜 시간 성장을 지속해 온 아인스바움, 이들의 중간 역할을 지원해준 장애인고용공단의 멋진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공단은 원칙을 지키는 운영방식에 높은 점수를 주셨다. 공단에서 지난 1년간 갑작스러운 방문 평가를 자주 실시했다. 컴투스위드는 운영 실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줬고, 공단은 우리의 사업이 자립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운영하는 공단의 방향성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또, 공단의 가치를 실천하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장애인 취업은 편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출근하지 않았는데 허위 보고를 하고 월급을 주는 곳도 많다. 사업의 결과를 보여주기 힘든 곳도 많다. 하지만, 음악은 결과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성인 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비장애인과 같은 보편적인 일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 많은 기업에서 컴투스위드의 고용 방식을 벤치마킹 하고자 문의하고 있다. 크루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프로 단원으로서 생활하며 성인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프로그램까지 참여한다.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종일 돌봄이 필요 없고, 청년 장애인들의 온전한 자립을 지원하고 있어 국내 유일무이한 긍정적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Q. 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가 장애인 고용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장애인 고용이 단순히 의무고용 인원수를 충족했다는 것을 넘어서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컴투스위드는 오케스트라 형태로는 전국 최초의 자회사형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오케스트라 형태의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30명 이상을 고용한 경우도 처음이다.

 

기존에 바리스타, 제과, 제빵, 단순 서비스, 임가공 등 업무에 종사하던 장애인 근로자들이 문화예술 분야로도 취업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족분들에게 그들의 자녀가 단순직이 아닌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은 중요성이 매우 크다. 

 

그동안 발달장애인들은 임가공 및 단순 서비스직 취업이 많았고, 기업들은 장애인을 채용하는 대신 장애인 고용의무제도 미이행에 따른 부담금을 내는 방식을 더 선호했다. 장애인이 입사 후 회사에 입히는 피해가 장애인고용의무 미이행 부담금보다 더 많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컴투스위드 사례를 통해 기업들에 인식을 변화시키고, 발달장애인 근로자들도 우리와 같이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돕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애인표준사업장 운영은 청년 비장애인 관리자의 고용도 늘리고 있다. 정부 지원금으로 성인 발달 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강사 1명과 발달장애인 2명을 매칭해 레슨비와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 비용 등을 지급하고 있다. 컴투스위드로 인해 '장애인 청년 지도원'이라는 새로운 직무가 생겨난 셈이다. 음대를 졸업하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현실인데 컴투스위드의 각 팀 팀장들은 전공을 살려 안정적인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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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위드 크루들이 연주실에서 공연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컴투스위드]

 

Q. 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즐거웠던) 경험은.

 

"컴투스위드가 처음 문을 열었던 순간과 제주국제관악제 초청으로 5박 6일 동안 연주를 다녀온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컴투스위드는 지난 2023년 11월 1일 창립했다. 초기 단원 가운데 어릴적부터 함께 연주했던 단원도 많았다.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등 다양한 유형의 가족들은 10년 넘게 기다렸던 사업을 컴투스위드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지난해 참석했던 제주국제관악제는 단원들을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6일간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는 것이 흔치 않은 경험이다. 제주도교육청에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여름 캠프를 함께 진행했고, 천지연 폭포에서 연주도 했다. 매번 연주에서 관객의 호응이 너무 좋았다. 

 

물론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뇌전증과 분노조절장애를 갖고 있는 크루 한 명이 제주도 행사 중 흥분을 감추지 못해 자리를 이탈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 조금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크루가 본인으로 인해 동료들이 불편을 겪지 않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동료 모두 성장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됐다. 울고 웃고, 매일이 아름다운 일상이었다."

 

Q. 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정부나 지자체, 기업에 바라는 점은.

 

"장애인표준사업장 가운데 장애인 고용을 올바르게 하는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 차등을 두면 좋겠다. 장애인 근로자로 등록만 해두고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아도 월급이나 지원금을 지급하는 곳이 많다. 정상적으로 근무하지 않는 회사에는 패널티를 부과해야 한다.

 

이런 경우 오히려 발달장애인의 돌봄이 온전히 가족의 책임이 되고 자립이 아닌 고립이 되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장애인 고용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지만 방법론적인 부분이 재고돼야 할 때이다. 장애인을 어떻게 고용하고, 기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자회사형 표준 사업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자회사형 표준 사업장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또한, 컴투스위드의 공연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겠다. 컴투스위드의 공연을 들으면 장애인식개선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Q. 올해 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의 주요 일정은 무엇인가.

 

"컴투스위드는 경기도교육청 산하 장애학생 진로직업특수교육지원센터에 진로직업 자문기관으로 선정됐고, (저는)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다른 사업장 관계분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 내 표준사업장 운영자분들과 성남시 관계자, 공단 직원들이 모여 협의회를 거쳤다.

 

자문은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실패하지 않고 운영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이다. 사업장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적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제주도교육청 장애인 오케스트라 창단 지원 이후 자문역할도 담당하고 있는데, 직원 채용이나 사업장 운영과 관련한 자문이 주를 이뤘다. 또, 지역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부모회 등에서도 사업장 운영에 대한 자문 의뢰가 많이 들어와 도움을 드리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는 장애인 예술단 발굴과 고용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을 논의하기도 한다.

 

전국에서 다양한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2025 제주국제관악제'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오는 8월 행사를 위해 단원들과 열심히 연습할 계획이다."

 

Q. 미래에 컴투스위드 오케스트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것이라 생각하나.

 

"5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수 있으면 좋겠다. 단원들과 해외 곳곳을 다니고 있지 않을까 자주 상상해본다. 전국에 관악기와 타악기를 합쳐서 운영되는 오케스트라는 컴투스위드 밖에 없다. (관악기로만 구성된) 윈드오케스트라는 잘 만들어진 음악과 공간이 있다면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들수 있다. 소리가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타악기가 들어가면 자칫 시끄러울 수 있다. 현재 인원으로는 체임버(소규모 오케스트라) 수준의 공연을 할 수 있다. 50명 정도의 단원이 있을 때 진정한 오케스트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컴투스위드는 모회사와의 관계가 좋다. 이런 관계속에서 계속 발전하면 좋겠다. 최근 단원들을 위해 의자를 모두 교체했고, 노트북도 새로 구매해 악보 작업을 하는데 잘 활용하고 있다. 간섭이 아닌 관심에서 시작된 지원이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끊임없이 채워주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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