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야기쉼터

JOB 속보 >>>

실시간 이야기쉼터 기사

  • [윤재은 공간철학] 사물은 본질적 ‘누스(Nous)’에 의해 생겨난다 - 아낙사고라스
    [사진=윤재은] (뉴스투데이=윤재은 칼럼니스트)사과는 낙타가 될 수 없고, 낙타는 사과가 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서로의 생김새와 생각이 다르면,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의 사물은 다른 사물이 될 수 없다. 생명체가 사는 지구도 이와 같다. 서로의 다름은 요소의 성질 자체로 부터 결정되기 때문에 같은 것이 될 수 없다.세계를 이루는 수많은 생명체들은 각각의 종자(spermato)를 가지고 있다. 모든 생명체의 탄생과 소멸은 이 종자의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종자를 통해 세계의 생명성이 끝없이 연장되는 것은 누스(Nous)의 무한한 운동 때문이라고 아낙사고라스(Anaxagoras)는 말한다. 하나의 대상은 하나의 종자에서 생겨나며, 이러한 종자들은 무한한 반복을 통해 생성, 소멸한다.누스(Nous)는 생성과 반복의 무한한 운동을 통해 사물의 생성원리로서 이성의 힘과 함께 정신으로 작용한다. 생성의 힘으로 작용되는 본질적 누스는 만물의 근원이며, 힘이다. 만물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은 각각의 요소들이 생명을 연장하려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성과 정신의 누스에 의해 지배되고 발전한다.아낙사고라스는 무한한 우주는 누스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누스를 파악하고, 알아챌 수 있다고 보았다. 고대 철학자 플라티누스(Plotinus)도 누스를 만물의 1자로부터 유출된 기능으로 보았으며, 스토아학파에서는 이러한 누스를 창조적 로고스와 동일 시 했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낙사고라스(B.C.500경 ~ B.C.428경)는 소피스트로 활동하며 과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천문학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여, 태양을 불타는 돌로 보고,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시킬 뿐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태양은 펠로폰네소스(Peloponnesos) 반도보다 조금 더 큰 돌덩어리에 불과하며, 빛을 내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천문학적 소양은 우주론과 일식의 원인을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자연 철학자들이 세계의 구성요소를 자연의 현상에서 찾으려고 할 때, 그는 생성의 본질적 힘에 관심을 가졌다.아낙사고라스는 그의 나이 36세 때 그리스 아테네로 이주하였고, 소피스트로서 이오니아 철학을 아테네로 전파하였다. 또한, BC 447년에 착공된 아크로폴리스의 건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페리클레스(Pericles)를 제자로 두어 당시 정치와 학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페리클레스는 낡은 족벌정치에 대항하여 대중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이용하여 아테네에 민주정을 확립한 정치가이다.아낙사고라스의 중심 사상인 ‘종자론’은 세상 모든 만물에 그것을 이루는 종자가 있다는 것이다. 낙타의 종자에서 낙타가 생기고 사자의 종자에서 사자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세계는 각기 다른 요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실체이며, 서로 같음은 그 종이 같은 것으로서, 종의 유사성을 가지고 생명을 유지시켜 나간다.아낙사고라스의 종자이론과 우주론은 자연철학에 기반 하여 물리적 세계를 우주 생성의 근본요소에 의해 설명하려 한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의 이론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는 물질을 이루는 대상의 요소들을 누스에 의해 생성된 실체로 보았다.인간과 동물이 생명의 연장을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처럼, 각각의 종자들은 그 자체적인 영양분과 성분에 따라 각기 다른 사물의 모습으로 발전한다. 세계 속에서 대상들의 모습이 각기 다른 이유는, 각 사물의 요소에 각기 다른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성질의 분포 양에 따라 각기 다른 생명체들이 생겨나고 소멸되는 것이다.아낙사고라스는 생명체의 생성과 소멸은 물질적 유기체 속에 있는 이성의 힘에 기인한다. 종자로부터 생성된 실체는 누스의 힘을 통해 주변의 물체들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다. 이렇게 흡수된 영양분은 서로 다른 각각의 실체들로 태어나고 이들이 모여 세계를 이룬다.아낙사고라스의 우주론과 종자(spermato)론은 2가지의 단계를 걸친 누스(Nous)에 의해 형성된다. 첫 번째 단계는 우주의 회전과 혼합에 의한 합체의 과정이고, 두 번째 단계는 다양한 생명체의 생성이다. 현대과학에서 주장하는 지구 46억만년의 역사는 아낙사고라스의 이론과 유사한 경향이 있다.46억 만년 전 카오스 상태의 우주에 무수히 많은 운석들이 회전하며 움직이는데, 이러한 움직임의 힘은 누스이다. 그리고 액체를 포함해서 운석들에 포함되어있는 많은 물질들이 서로 합체되고 결합되면서, 세계의 생명체들이 존재하게 된다는 이론은 아낙사고라스의 이론과 유사성을 가진다.그의 이론에 따르면, 첫 번째 단계에서의 회전과 혼합은 카오스의 단계를 말한다. 카오스의 우주는 깊은 흑암의 상태로서 이러한 어둠이 모여 밤을 이루고, 모든 액체가 모여 바다를 이룬다. 카오스의 우주는 서로 비슷한 원소들의 결합을 통해 합체되고, 원소들의 합체는 대규모 결합을 통해 비슷한 혼합물의 재결합을 통해 생명체로 발전하다.무한한 우주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나를 있게 하고, 그것이 있게 한 그것은 무엇인가? 세계의 중심에선 인간의 눈에 누스는 단순한 힘의 단계를 넘어 창조의 힘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세계의 다양성 속에서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눈에 누스는 물, 공기, 바람을 넘어 세계를 움직이는 생성의 힘이다.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이성은 정신의 힘으로 유한함을 극복하고자 한다. 세계의 시작과 끝이 알 수 없는 카오스의 상태에서 우리의 이성은 무엇을 알고자 하는가? 세상의 모든 논리와 이론은 진리를 탐구하지만,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그저 단순한 주장일 뿐 정답이 없다.거친 태풍이 몰고 오는 비바람은 인간 생활에 불편을 주지만, 그 결과가 가져오는 커다란 뜻은 세계를 종말로부터 보호한다. 모진 비바람을 이기고 자라난 새싹들은 봄의 기운을 알리는 메시지이듯, 아낙사고라스의 누스는 피폐해가는 우리의 정신에 봄의 새싹을 피우는 힘이다. 윤재은(Yoon Jae Eun)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윤재은은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 Design Program, 홍익대학교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윤재은 공간철학
    2018-04-30
  • [기자의 눈] 선진국 역행하는 SOC 투자, ‘강남 불패’ 못잡아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강남 집값 상승은 인프라 투자 불균형의 결과규제보단 인프라 투자 늘리는 근본적인 대책 필요선진국과 반대로 가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 위한 SOC 예산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효과를 보는 듯하다. 한국 감정원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4월 넷째주 강남4구의 집값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작년 8월 말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영향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강남 집값 해결책으로 '규제'가 적합한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 누적된 상승 피로감으로 인한 숨고르기라는 시각도 있다. 강남에 대한 규제 처방은 과거 정권에서도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규제가 강화될수록 강남 불패만 굳건해졌다.이처럼 강남 부동산이 탄탄한 이유는 잘 갖춰진 입지여건 덕분이다. 사람들이 교육환경과 생활환경, 촘촘한 교통망 등 우수한 인프라가 형성된 강남에 모여드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때문에 강남으로 집중되는 수요를 분산시키려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강북 지역의 인프라를 확충해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강북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로 서울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하지만 정부의 SOC 예산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17년부터 5년간 SOC 예산을 연평균 7.3%로 축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1년에는 16조2000억원에 그쳐, 국내총생산(GDP)에서 SOC가 차지하는 투자비율이 2%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선진국의 추세와도 반대로 가는 것이다.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모두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 19개국도 향후 3년간 토목분야 투자가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인프라 투자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판단 아래 지속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2017년 GDP의 4.4% 규모인 183억싱가포르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했다. 2020년에는 GDP의 6%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인색한 건 과거 정권의 적폐로 분류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물론 문제가 된 정책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나 SOC 투자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봐선 안된다. SOC 투자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멈추면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10년 뒤 20년 뒤에 나타난다.관련 업계도 SOC 예산 확대를 위한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예산안에만 집중하는 양적인 분배보다 실제 수요를 발굴해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년 전 자료나, 실제 현실과 거리가 먼 근거 제시로 예산 축소를 반박하는 건 정부도, 국민도 납득시키기 어렵다. 정부와 업계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4-27
  • [윤재은 공간철학] ‘신’이라 불리기를 원했던 엠페토클레스
    ▲ [사진=윤재은] (뉴스투데이=윤재은 칼럼니스트)우주의 중심에 서서, 그저 나약하기만 한 인간. 신(God)이 되기를 원하는 자! 죽음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자이다. 존재의 근원인 신 앞에서 은혜도 모르고 그 자리를 탐하려는 자! 욕망이 눈앞을 가려 한치 앞도 보지 못한다. 살아서 숨 쉬는 자! 멀리 뛰기를 시도하지만, 신 앞에 서면,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신과 인간! 그 이름만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두 개의 대상.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이 되기를 갈망하는 자! 그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유한한 인간으로 삶의 한계를 느낀 인간은, 죽음에 대한 불안 속에서, 바람 앞에 촛불처럼 나약하기만 하다. 힘과 명예, 그리고 물질 앞에선 인간은 알 수 없는 언어로 신의 자리를 넘보려한다.육체의 나약함은 인간을 병들게 하지만, 정신의 나약함은 인간을 잠들게 한다. 병은 운동과 치료를 통해 극복 할 수 있지만, 정신은 영혼을 잠들게 하여 영원한 어둠으로 인도한다. 어둠의 끝은 죽음뿐이며, 빛의 세계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영혼의 정화를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신은 육체와 하나가 되어 인간으로 태어나지만, 순수한 정신의 세계를 버리고 타락으로 회귀하면, 정신은 육체를 버리고 본래의 세계로 되돌아가 버린다.생명의 시작으로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자! 먼저 뛰는 사람이 목적지를 빨리 도달하겠지만, 그곳이 죽음의 나락(奈落)이라면, 어느 누구가 빨리 가려하겠는가! 인간의 나약함은 죽음으로 부터오고, 인간의 강인함은 살아있음에 있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자! 승자의 기쁨을 맛보리라. 신의 은총은 살아 숨 쉬는 인간 안에 있고, 그것을 유지하는 자 축복 속에 머물 것이다.인간이면서도 신으로 남고자, 자신의 몸을 죽음의 골짜기로 던진 고대 그리스인 엠페도클레스(Empedocles)는 철학자, 정치가, 예언자였다.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정확치 않지만 자신의 제자들에게 신적 존재임을 증명하기 위해 에트나 화산의 분화구 속에 몸을 던져 초자연적 신처럼 신화적 신이 되고자 하였다는 설이 있다. 그는 자신의 육체를 던져 신이 되고 싶어 한 인간이었다. 엠페도클레스처럼 인간이면서도 신이 되고자 하는 욕망은 영혼불멸의 신을 부러워하기 때문이다.죽음 앞에선 인간은 신 앞에 죄인처럼 숙연해지게 되어있다. 죽음을 바라보거나, 생각하는 순간부터 인간은 나약한 존재로 죄인이 된다. 하지만 죽음의 한계가 육체와 정신의 분리로 초연해지면, 죽음은 영혼의 회귀일 뿐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철학자의 영혼을 통해 본질을 바라보았고, 그 본질을 통해 죽음으로 다가갔다. 죽음은 단지 존재의 사라짐이 아니고, 현실의 수면상태에서 깨어나는 것이다.엠페도클레스의 사상은 신과 인간의 관계처럼 서로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가 남긴 두 개의 시를 보면, 그리스 밀레토스 철학자들처럼 자연철학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력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영혼에 대한 자신을 신이라고 말하는 등 전혀 다른 사고를 가졌다. 인간이면서도 신이 되고자 했던 엠페도클레스는 죽음으로 마감되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중적 태도를 취했다.엠페도클레스는 출생에 대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기원전 490년 혹은 470년경 그리스 시칠리아섬 남서부의 소도시 아크라가스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철학, 정치, 의학, 시에 능통했으며, 불, 공기, 물, 흙에 의한 4원소론을 주장한 철학자로도 유명하다. 그의 철학적 삶은 자연철학을 통해 생성의 본질 탐구였다.엠페도클레스(Empedocles)는 네 가지 근본물질을 통해 뜨겁고, 차갑고, 습하고, 건조한 상태가 세계를 움직인다고 보았다. 4원소의 서로 다른 대립자의 성분들이 세상의 물질을 소멸시키고 생성시키며 세상의 모든 사물을 생성, 변화시키며 유지한다는 것이다. 4개의 성질로 이루어진 원소들은 기하학의 형태로 재구성되는데, 불(火)은 정4면체, 흙(土)은 정6면체, 공기(氣)는 정12면체, 물(水)은 정20면체의 기하학적 성질을 가진다.그는 4원소론, 기하학적 사고와 함께 창조론적 맥락의 주장에서 생명을 갖는 유기체, 식물과 동물, 인간의 순서로 생명들이 탄생했으며, 생성초기에는 이러한 모든 생성체가 하나의 성으로 이루어졌으나, 시간이 가면서 서로 다른 성들로 분리되어 다양한 생명체로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엠페도클레스는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본질적 4원소들이 결합된 합성물이며, 물질들은 원소의 비율에 따라 형태를 바꿀 뿐, 어떤 사물도 새롭게 탄생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4원소에 의해 생성된 모든 물질들은 '사랑'과 '대립'이라는 두 힘이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결합되고 분리된다고 보았다. 만약 물질들의 대립된 싸움이 일어나면, 원소들은 상호 분리되고, 사랑이 일어나면, 원소들은 서로 섞이게 되어 생명의 물질로 태어난다. 이렇게 두 힘에 의해 움직이는 세계는 소멸되지 않고 끊임없이 지속되는 힘으로 존재하게 된다.최초의 세계는 조화와 사랑이 모든 것을 지배했으나, 카오스의 시대에 물질에 대한 대립과 충돌 등으로 인해 원소의 결합과 분리가 이루어져 4원소로 분리되면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충돌과 분리의 반복적 활동은 부분적으로 결합되어 새로운 세계의 물질로 생성되고, 이러한 과정이 연속되어지면서 생명들의 생성과 소멸이 지속되었다. 엠페도클레스는 생명을 가진 인간의 영혼에 대한 윤회를 믿었다. 죄지은 인간은 죽음의 형벌로 우주를 떠다니다가 영혼의 정화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고 믿었다.엠페도클레스는 밀레토스 학파들처럼 새로운 철학을 주장하기보다는 이전의 철학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사상을 결합시키거나 조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물질의 4원소론에서, 세상의 모든 현상은 원인으로서 상반된 대립자의 운동을 통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대립이 생성의 힘이 되고, 생성은 소멸의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생성으로 태어난다.엠페도클레스처럼 신이 되고자 한 철학자의 삶도,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의 삶도 세계의 시간 속에서 동일하다. 삶과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라면 세상의 모든 것은 사소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가끔씩 자신을 망각한다. 신과 인간의 갈래에서 망각을 통해 신이 되고자 하거나, 자신의 무지를 통해 신이 된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망각도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으로부터 생겨나는 정신착란증이다.세상에 살아있는 생명체중 인간처럼 많은 말을 하고,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삶이 힘들어 신을 원망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어떤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믿으며, 나약한 자신의 존재를 신에게 의지하며, 신을 따른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고 마치 자신이 신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이들의 다양한 욕망은 어디에서 멈출까?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관차처럼 인생의 철로를 질주하는 욕망의 전차는 인간이 부질없는 욕망을 버리지 않는 한 멈추지 않는다. 인생의 전차는 도시의 무한한 질주에서 간이역의 짧고, 달콤한 휴식을 원하고 있다. 살아 숨 쉬는 시간의 공간, 그리고 휴식과 여유! 이러한 공간이 인생의 간이역이다. 어둠으로부터 태어나 다시 죽음으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라면, 뒤돌아보지 않고 질주해온 인생의 시간을 간이역에서 한번쯤 뒤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인간이면서 인간이기를 갈망하는 사람은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신의 이름을 팔아 가면으로 자신을 가린 사람은, 신의 이름을 빌려 신을 기만하는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신이 되기를 원했지만 신을 기만하지 않았고, 자신의 몸을 던져 신의 세계로 되돌아가고자 하였던 신화 같은 사람이다. 윤재은(Yoon Jae Eun)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윤재은은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 Design Program, 홍익대학교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윤재은 공간철학
    2018-04-23
  • [기자의 눈] 삼성의 ‘80년 무노조 원칙’ 파기는 ‘위기 속의 현명함’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8000명 규모의 본사 직접고용, 문재인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파격’ 80년 무노조 원칙의 폐기, ‘노조와해’ 논란 속 ‘여론모면용’ 지적도 위기 앞에서 ‘최악’ 아닌 ‘현명함’을 선택했다면 정당한 평가 받아야 ‘진정성’ 보여주는 계기 삼는다면 이재용의 ‘뉴삼성’ 가시화될 듯 재계 1위 삼성의 ‘노사상생’ 선언…다른 기업에도 중요한 메시지 될 것 ‘또 하나의 가족’ 삼성의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다. 최근 삼성은 이 슬로건에 걸맞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는 8000명의 협력업체 직원을 모두 직접고용하고 이들의 노조 활동도 보장하기로 했다. 창사 이래 80년을 이어온 무노조 방침을 뒤집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책까지 내놓은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와해’ 논란으로 곤경에 처한 와중의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위기 모면용’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도 들린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이 부회장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해서 ‘가치 있는 행동’을 폄하하는 것은 한국사회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위기 속의 선택은 ‘최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성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 앞에서 ‘현명함’을 선택했다면 그 가치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삼성의 결정도 마찬가지이다. 위기 속에서 나온 ‘현명함’이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이 의미 있는 이유는 삼성그룹이 재계에서 갖는 위상 때문이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의 행보는 사실상 다른 대기업에도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이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재계의 척도가 된다’는 말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도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이번 조치는 기업과 사회 전반에서 노사 상생의 분위기를 끌어내는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고용하기로 한 협력사 직원 수는 8000명에 이른다. 연간 매출 6조 원이 넘는 전자계열사 삼성SDI의 직원 수도 1만 명이 채 안 되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숫자다. 실제로도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정규직화다. 직접고용의 ‘방식’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대기업 중에서도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고용한 사례는 더러 있었다. 하지만 본사가 직접 채용하기보다는 주로 자회사를 따로 설립해 우회적으로 고용한 경우가 많았다. 엄밀히 말해 직접고용보다는 ‘완곡한 버전의 간접고용’에 가까웠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는 ‘완전 직접고용’을 택했다. 본사가 직접 나서 협력사 직원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당연히 연봉이나 처우도 기존 직원들과 동등하게 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완전 직접고용은 어려운 문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국정과제로 삼은 문재인 정부조차 그랬다. 공공부문에서 최초로 직접고용 이슈를 들고 나온 인천국제공항도 사실은 상당수 비정규직 직원들을 자회사 형태로 고용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삼성의 이러한 파격은 우리 사회 비정규직 담론의 층위를 한 단계 높였다고도 볼 수 있다. 삼성의 이번 변화가 어떤 배경에서 나왔든지 간에 우리나라 노사문화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적어도 그동안 기업의 부당노동행위와 어용노조 문화 등을 묵인해 왔던 우리 사회의 자성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삼성 또한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하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노사상생의 길을 걷는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도 충분히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4-19
  • [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레디 플레이어 원’ (2018 / 미국 / 스티븐 스필버그)
    ▲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포스터 3월 28일 개봉 / 전국 887개 스크린(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시놉시스지금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 2045년의 미래 사회. 그러나 조금 더 피폐해진 현실 속의 인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오아시스’라는 가상 현실에 빠져 산다. 원하는 캐릭터가 되어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상상이 이루어지는 삶. 10대 소년 웨이드(타이 쉐리던)도 마찬가지. 그의 하루 일과 역시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일로 시작된다.그러나 가상 현실의 삶 역시 녹록하진 않다. 그 동안 쌓아온 모든 걸 순식간에 잃을 수 있으며, 그렇게 캐릭터가 소멸된 사람들은 아무 미련 없이 현실 세계의 삶도 포기하려 한다.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가 가상 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을 찾아 해결한 사람에게 자신의 막대한 유산과 오아시스의 소유권을 상속한다 했지만, 아직 첫 번째 열쇠조차 찾은 이가 없다.>>> 새로운 영화의 길4,50년대 TV와 경쟁하던 시기의 영화들이 시네마스코프의 거대한 화면으로 극장의 존재와 영화에의 관람 의지를 존속시키려 했다면, 요 사이 부쩍 업그레이드 된 3D, 아이맥스 등의 기술력은 VR로까지 진화한 새로운 영상 체험에 대응하려는 한 방법일 것이다.다만 차이라면, 반세기 전의 영화들이 TV가 가질 수 없는 ‘사이즈’로 차별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과는 반대로 스필버그는 VR, 가상현실, 게임 등의 아이템을 이야기 소재와 형식에 적극 수렴하는 쪽으로 나아갔다는 점이다.‘차별화’보다는 ‘심화’의 선택. 이것은 알폰소 쿠아론의 (2013)나 크리스토퍼 놀란이 (2017)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체험’의 영화를 좀 더 개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으로 끌고 간 방식이다.이는 20세기 후반 (1975), (1982), (1993) 등 선보이는 작품마다 장르적, 기술적 진보에 관해서는 비교 불가능의 선구자적 위치에 있던 스필버그가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여전히 그 위치에 존재함이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오마주80년대의 수 많은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을 나열해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는 모양이나, 절대 ‘21세기’적이지 않은 우정과 정의, 사랑의 주제의식은 ‘오글’거리고 ‘힙’하지 못한 20세기식 흥행 키워드지만 이것이 밉거나 우스운 건 아니다.오히려 스탠리 큐브릭의 (1980)을 조금의 상관관계도 찾을 수 없는 이 영화로 끌어와 만나게 하는 이야기 확장과 영화적 기교의 완성도는 상당한데, 한 장면이 아니라 한 시퀀스를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 이 변주는 전에 봤던 어떤 작가의 어떤 오마주들보다 흥미롭고 훌륭하다. (자신이 영화적 한계에 봉착할 때마다 큐브릭의 조언을 구했다는 말을 그가 타계한 이후의 한 인터뷰에서 스필버그는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큐브릭이 먼저 전화해 온 적은 없었다며 웃지 못 할 팩트까지 덧붙이면서.)오마주가 단순히 따라 그리는 모사 작업이 아닌 심화 발전시키는 창의적 작업이라는 걸 완벽히 설교하는 이 부분은 따로 떼어내어 교재로 씀에 모자람이 없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2018-04-18
    • [기자의 눈] 헛된 욕망이 반영된 청년층의 주식 투자 경계해야
      20·30의 가상화폐 열기, 주식 투자로 이어지는 추세 투자업계, “청년층의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 고조 긍정적 신호만은 아냐” 금융경제는 인생역전의 키 아닌‘보조적' 수단이어야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최근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2030 사이에서 일어난 가상화폐 열풍이 ‘주식’ 투자로 번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 3월 닐슨코리아클릭의 조사 따르면, 가상화폐 PC 모바일 서비스의 이용자 절반 이상(53.3%) 20~3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기자의 지인들도 가상화폐로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펀드와 주식을 시작했다. 직장인 A씨(27)는 “얼마 전 은행에서 펀드 상품에 가입했다”며 “조만간 비대면으로 주식 거래 계좌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A씨와 같이 최근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하는 기존 고객 대부분이 50-60대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 연령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진 않는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연령대 불문하고 증시에 관심이 커지는 것을 좋다고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주식이란 기본적으로 기업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기업이 잘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에서 일할 사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 금융과 실물경제의 주객전도를 불러올 수 있는 우려가 깔려 있다. 제조업이나 4차 산업혁명 기반 업종 등 ‘기업’에 종사해서 급여를 받으며 자본을 모으고 삶을 개척해나가야 ‘실물경제’가 발전해야 하고, 금융경제는 이를 뒤따라가는 것이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근로소득만으로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엔 빠듯하다. 그래서 20대는 금융경제에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다. 금융투자가 자산관리의 보조적 수단이 아닌 절망 속에서 삶을 반전시키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경제 저널리스트 라나 포루하는 저작 ‘메이커스 앤 테이커스’에서 금융과 실물경제를 거저먹는 자와 만드는 자에 비유했다. 그는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려면, ‘거저먹는 자’와 ‘만드는 자’, 즉 금융과 실물경제 사이의 힘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층은 금융투자로 삶을 반전시켜보려는 욕망을 경계하고 금융이 실물경제를 앞서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4-12
    • [윤재은 공간철학] 만물의 근원은 ‘공기(空氣)’이다 - 아낙시메네스
      [사진=윤재은] (뉴스투데이=윤재은 칼럼니스트)질문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생명체의 원초적 욕구이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욕구는 다양하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생존에 대한 욕구를 시작으로 행복에 대한 욕구, 사랑에 대한 욕구, 소유에 대한 욕구 등 수많은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그러나 철학자의 욕구는 일반적 욕구와 다르다. 본질에 대한 물음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는 철학자의 욕구는 일생을 ‘질문’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질문은 일상적 질문이 아닌 ‘본질적 질문’이다.본질에 대한 철학자들의 질문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만, 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의 기본적 욕구는 성취의 욕구지만, 철학자의 욕구는 반성의 욕구이기 때문이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낙시메네스(Anaximenes)는 밀레토스 학파에 속한다. 그의 스승은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기원전 610~546년)이다. 그는 스승처럼 자연철학을 통해 만물의 근원을 밝히려는 철학자였다. 과학이 발달되지 않은 당시의 사회에서 오직 의지와 직관을 통해 만물의 근원에 도달하려하는 그의 생각은 철학자의 의지를 확실히 보여준다.밀레토스 철학자 탈레스(Thales)나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처럼 자연을 통해 세상의 근원을 증명하려는 아낙시메네스는 본질적 질문에 스스로 묻고, 답하였다. 세상을 이루는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스승들의 질문과 같은 맥락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구하려는 답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의식 속에서 만물의 근원은 물도 아니고, 아페이론(apeiron)도 아닌 ‘공기’였다. 그의 눈과 의식 속에서 공기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살아있게 하는 원인이며, 실체였다.아낙시메네스는 세상을 이루는 만물의 생성과 소멸은 공기가 아니면 해결될 수 없다고 보았다. 공기는 그 농도에 따라 흙, 물, 눈, 바람 등으로 변하고, 공기의 농도가 뜨거워지면 불과 천제로 변한다. 세계의 모든 변화는 이러한 공기의 농도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지구의 자연현상으로 지진, 태풍, 번개 등도 공기의 무한한 힘을 통해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자연을 변화시키는 힘은 자연의 생성원인이며, 본질 그 자체이다.아낙시메네스가 세상을 이루는 만물의 생명성에 대한 근원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생각이 공기의 무한한 변화를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세계를 이루는 수많은 다양체의 근원을, 각각의 발생 원인을 통해 찾아내려는 것은 생성의 본질을 이해하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아낙시메네스는 세계의 다양한 대상을 하나의 본질로 묶어놓고 생성의 근원에 눈을 돌렸다. 그는 이러한 대상의 생성원인으로 ‘공기’만이 만물의 생성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아낙시메네스가 말하는 공기는 어떻게 보면 그의 스승인 아낙시만드로스가 말하는 무한자의 구체적 실체처럼 보인다. 무한자의 힘이란 만물의 생성 원인이며, 다양성을 포함하는 힘이다. 이러한 다양성의 힘은 여러 생명체에 힘을 부여하는 것인데, 그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낙시만드로스의 주장은 추상적이어서 인간이 이해하기 쉬운 구체적이며 본질적인 논리가 필요했다. 이러한 의구심을 하나의 일원론적 사고를 통해 본질의 근원을 주장한 사람이 아낙시메네스이다.아낙시메네스는 지속성의 무한한 힘은 운동에 의해 가능한데, 그가 생각하기에 공기는 세상을 움직이는 무한한 힘을 가진 존재였다. 탈레스가 주장하는 존재의 근원인 물도 공기의 운동성이 없으면 생성의 힘을 잃게 되고, 아낙시만드로스가 말하는 무한자의 끊임없는 힘은 공기에 의해서만 생명성이 연장된다고 보았다.아낙시메네스가 말하는 공기의 실체적 현상은 아페이론보다는 구체적이고 인간으로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공기의 현상이 물질성의 생성 원인이라는 주장은 이후 많은 철학자들의 논쟁인 실체의 본질성에 커다란 의문을 제기하는 원인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적 실체처럼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체해야하며, 그 실체는 물질적이어야 하는데, 공기는 실체하지만 물질적이지 않기 때문에 실체의 범주에 들어갈 수가 없다.물질적 실체로 무엇인가가 있어야만 존재의 증명이 가능한 것인데, 아낙시메네스의 말처럼 현상으로서의 공기는 실체의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원인으로만 남을 수 있다. 아낙시메네스의 이론을 통하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비물질의 공기로부터 생성되었다는 것인데, 이러한 논리는 물질의 근원이 비물질에서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결국 물질의 생성원인은 비물질적 실체에 의해서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논쟁에서 실체를 있게 한 원인으로 ‘신’의 인정은 모든 철학에서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된다.아낙시메네스는 생성의 원인인 ‘공기’가 실체적 대상으로 변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데 있어 공기의 '희박성'과 '농후성'의 대립적 개념을 사용한다. 여기서 대립적 개념이란 생성과 소멸의 과정으로서 지속가능한 연장성의 개념으로 후일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phenomenology)에서 등장하게 된다.아낙시메네스는 공기의 농후에 따라 질적 차이가 양적 차이를 결정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공기의 본질적 성질에서 가지고 있는 힘의 에너지는 팽창하면 농도가 희박해지는데, 희박은 뜨거운 온기를 불러들여 불이 되고, 수축하게 되면 바람을 만들어 세상을 흔들고, 수축이 지속되면 물, 땅, 암석의 형태로 변화된다고 주장한다.이러한 변화는 공기의 에너지에 따라 세상의 만물들이 다양한 물질로 변하고 생성되며, 소멸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낙시메네스의 공기는 밀레토스 학파의 자연철학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주장이 된다. 그리고 그의 수축과 팽창을 통한 우주 만물의 동적 세계관은 후일 에페소스의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of Ephesus)가 말한 동적 세계관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된다.그는 자신의 스승처럼 천문학에도 관심이 있어 지구가 평평한 모습으로 태양, 달, 별 등의 천체가 지구주위를 돌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행동과 시각적 현상으로 보면 지구는 평평한 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된다. 현대인으로 살아가며 과학적 업적을 이룬 현대인의 입장에서도 지구는 대지처럼 평평한 구조로 인간을 받혀주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이러한 이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사실이 아닌 것처럼, 당시의 세계에서 바라본 우주의 본질에는 많은 오류와 한계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아낙시메네스는 우주의 여러 행성들이 공기에 의해 떠받들린 상태라고 생각했다. 밤에 빛나는 달빛은 태양빛의 반사를 통해 지구로 돌아온 것으로 보았고, 지구는 원판 모양으로 밑은 공기에 의해 떠받들려서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리는 지구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지구는 공기에 의해 떠 있는 배와 같다.아낙시메네스가 말하는 만물의 순환은 수축과 팽창의 원리를 통해 설명하는데 뜨거움을 상징하는 불과 차가움을 상징하는 물은 지구와 지구 밖의 경계를 가르는 구멍에 의해 빠져나가고, 이렇게 빠져나간 에너지는 다시 공기로 되어 지구로 들어와 만물을 생성하고 소멸하는 연속적 순환구조의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공기의 순환을 통해 인간은 호흡하고, 숨 쉬며 생명을 연장하는데, 아낙시메네스는 세계의 전체를 공기의 순환을 통해 생명의 에너지로 채우면서 인간의 영혼을 강화한다고 보았다.철학자의 일생에 있어 앎에 대한 욕구는 물고기가 먹이를 찾아 물속을 떠다니는 물질적 욕구가 아니다. 철학자는 본질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때는 이글거리는 사막을 걷기도하고, 어떤 때는 오아시스의 달콤함에 취해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철학자의 삶은 어둡고 긴 고독의 터널을 견뎌내야 하는 삶이기도 하지만, 고독의 한복판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신화 속 인물이기도 하다.아낙시만드로스처럼 철학자에 있어 질문에 대한 답은 언제나 반성과 의문에서 시작된다. 인간이 태어나서 배우고 성장하면서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여러 명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삶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 스승, 친구 등일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 중에서도 ‘스승’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등불과 같은 존재이다.인생에 있어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거나, 캄캄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자신의 앞길에 등불이 되어줄 스승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스승의 발자취는 나의 인생이며, 받아들이고,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가야할 나침판이다. 끊임없이 묻고, 답하고, 반성하며, 나약한 인간의 의지를 저 거대한 우주의 힘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자! 그대의 가슴에 커다란 스승의 그림자를 간직하라! 그대는 광야를 달리는 희망의 말처럼 그대의 인생은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 찰 것이다. 윤재은(Yoon Jae Eun)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윤재은은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 Design Program, 홍익대학교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윤재은 공간철학
      2018-04-11
    • [기자의 눈] 과로사회를 만드는 괴물들
      과로를 못견뎌 생을 마감한 에스티유니스타의 직원은 2년 8개월중 1년을 12시간 이상 근무 하루에서 사흘로 시간 확보한 유통업체 직원 A씨는 '행복' 되찾아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탐욕이 '과로사회'의 주범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그냥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다” 지난 1월 3일 한 젊은 웹디자이너가 과로를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 문자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고 장민순씨는 인터넷 강의업체 에스티유니타스에서 웹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다. 공단기·영단기·스카이에듀를 운영하는 이 회사의 콘텐츠는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아주 익숙하다. 장씨의 출퇴근 교통카드 기록과 근무일지 등을 보면, 2년 8개월 간의 재직기간 동안 장씨가 12시간 이상 연장 근로한 건 46주로 거의 1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 회사를 최근 퇴사한 또다른 웹디자이너는 온라인 강좌 상세페이지 개편, 브랜드 디자인, 카드뉴스 제작 등이 적혀 있는 장씨의 업무일지를 보고 “원래 4명이 맡던 업무를 장씨에게 몰아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회사는 장씨를 더 쥐어짜내지 못해 안달이었다. “하루면 되는 일이다. 나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낼 것이다.” “이렇게 할 거면 왜 시간을 줘야 하지?” 모멸적인 말을 들으며 장씨는 “지치지 않고 제대로 된 아웃풋을 내겠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했다.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악화됐지만 그는 병원에 갈 시간조차 없어 치료도 받지 못했다. 아무도 그에게 나약하다고 말할 수 없다.반면 최근 유통업계 직원 A씨는 회사 시스템이 바뀌며 삶이 180도 달라졌다. A씨 역시 늦은 밤까지 일하는 일이 부기지수였고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언제 회사를 그만두나’ 생각만 하고 있던 그에게 결국 허리디스크가 발생했다. 업무일지를 살펴보니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 다른 곳에서 허리디스크를 만들만한 요소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 A씨는 산재를 인정받았다.타이밍이 좋았다. 회사는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도입됐고 퇴근시간이 되면 회사 컴퓨터는 자동으로 종료됐다. 여기서 그쳤다면 A씨는 다 끝내지 못한 업무를 집으로 들고와 야근수당도 받지 못하고 일을 진행해야 했을 것이다. A씨가 퇴사 생각을 접고 저녁에 병원과 필라테스를 다니며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마감 시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항상 “오늘까지 끝내줘”라고 했던 일들이 “3일 뒤까지 꼭 처리해줘”라고 바뀐 것이다. 즉 A씨가 끝내야 할 하루 업무량이 줄었고 조금의 여유 속에서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그렇게까지 급한 일들이 아니었나봐요”라고 이야기한다. ▲ 사진=직장인 스트레스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 캡쳐 혹자는 “비용을 줄이려면 원래 빨리빨리 끝내야 하는게 정상”이라고 할지 모른다. 방송국 조연출, IT업계 개발자들 등 이들의 높은 노동강도는 많은 일들을 짧은 시간에 처리해서 비용을 아끼려는 데서 시작한다. 이들이 밤샘 업무를 하며 힘들다고 토로해도 돌아오는 답은 "이 업계는 원래 그래"라는 말이다.업무강도는 업무량과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직장인 대부분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높은 업무강도 때문이다. 인력충원을 통해 한 사람의 업무량을 줄일 수 없다면 시간을 늘려야 한다. 일하는 과정에서의 ‘아주 약간의 여유’가 사람들의 숨통을 트게 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원래 그런 것은 없다. 모든 체제와 시스템은 사람이 만든다. 돈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생각만 확산된다면 얼마든지 ‘과로사회’를 바꿀 수 있다.스페인에 거주하는 한 친구는 “체크카드를 발급 받으려면 2~3주가 걸린다”, “버스가 당장 출발하게 생겼는데 표를 끊으려니 직원이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여유로우니 나라가 망할 수밖에 없지”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묻고싶다. 여유 없이 ‘부지런히’ 일하는 우리나라는 날로 번창하고만 있는지, 보이지 않게 곪아가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말이다. ‘빨리빨리’로 우리의 일상생활은 편해졌을지 모르나 동시에 일터에서의 삶은 괴로워졌다. 지금도 세상을 떠난 장씨처럼 벼랑 끝에 서 있을 근로자들이 걱정스럽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4-06
    • [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7 / 프랑스, 이탈리아 외 / 루카 구아다니노)
      ▲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포스터3월 22일 개봉 / 전국 175개 스크린(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시놉시스1983년 이탈리아의 교외 마을. 일 일곱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는 매년 그래왔듯 올해 여름도 가족 별장에서 지내는 중이다. 그저 이 계절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그런 어느 날, 별장 손님으로 미국인 젊은 인턴교수 올리버(아미 해머)가 찾아오고, 그 역시 이번 휴가를 이곳에서 보낼 예정이다.약간은 수줍고 섬세한 성격의 엘리오는 활달하고 사교성 넘치지만 때론 무례한 듯 보이는 올리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일상을 공유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그에게 매료되어가는 자신을 보게 되는 엘리오. 으레 매년 여름과 성탄 연휴를 보내는 익숙하고 지겨웠던 시골 마을도 조금씩 특별해지기 시작한다.>>> 모든 멜로는 성장 영화다에릭 로메르의 바캉스 영화들(?)과 같은 배경에, 루치노 비스콘티의 (1971)의 반대 시점에서 매혹되기 시작하여, 카트린느 브레야의 (2001)과 같은 지독한 성장통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라고 정리하면 될까?성년은커녕 이제 겨우 1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엘리오지만 한 여름의 익숙한 시골마을은 이미 그를 황혼의 노인마냥 기운 없이 늘어지게 만든다. 또래의 소녀들에 관심은 있지만 그것은 그 시절을 통과하는 소년소녀들의 육체적 호기심 쪽이 크다.그러던 와중에 불쑥 찾아온 이방인.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외모는 물론 누구와도 어렵지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교성과 지식까지 갖춘 ‘성인’, ‘남성’. 10대 소년 엘리오가 이십대 청년 올리버에 빠져드는 과정은 마치 커다란 사고를 당해 상처를 입은 사람의 그것과 같아 보인다.충격과 부정, 분노와 타협, 좌절과 수용. 반복되는 계절과 무료하게 이어지는 휴가 중 불현듯 찾아 온 ‘사랑’은 거부하고 싶지만 결국 인정하고 감내해야 하는 ‘사고’와 같은 감정이다. 게다가 그것이 짝사랑으로 그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사랑해주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 계절은 영원히 잊지 못할 각인된 시간이 될 것이다.영화는 두 인물의 감정 흐름을, 정확히 말하자면 엘리오의 지독한 성장통을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도 푸르른 숲와 호수, 시원하고 거침없이 달리는 자전거와 자동차를 끊임없이 보여주며 달려가게 한다. 곧 계절이 바뀌고 멈춰야 할 때가 온다는 것을 짐짓 모른 채 하면서.>>> 볼까, 말까?멜로 영화이자 성장 영화. 이런 영화들은 대단히 시적이고 탐미적이지만, (유럽영화들 특유의 장르라고 할만한) 휴가철 시골에서 벌어지는 소동들은 어쩔 수 없이 나른하고 미시적인 면을 숨길 수 없다. 그리하여 누구에게는 절절한 사랑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이 어떤 다른 이에겐 별 감흥 없는 부르주아 로맨스로 읽힐 수 있다.요 몇 년 사이 소개됐던 (2015), (2016) 등 완성도 높은 퀴어 영화의 바톤을 이어받는 작품이라 할 만 하다. 물론 그 영화들을 심드렁하게 봤다면 더 심심할 만한 소지가 있다. 그만큼 호, 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
      • 이야기쉼터 > 칼럼 > 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2018-04-04
    • [이태희의 심호흡] 김정은은 ‘블랙스완’인가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진의(眞意)’ 두고 지구촌은 논쟁 중다수 전문가들은 김정은을 전형적인 거짓말쟁이 공산주의자 전형으로 규정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진의(眞意)’를 두고 지구촌이 논쟁중이다. 김정은이 과연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국내의 대다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부친 김정일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기점으로 벌여왔던 ‘벼랑끝 전술’ 놀음이 재연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김정은도 아버지처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 핵사찰을 받겠다고 했다가, 돌연 약속을 파기하고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거짓말쟁이’ 공산주의자의 전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방언론들도 심드렁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사설을 통해 “북한 독재자에게 소박한 양보만 기대하라”고 주장했다. 핵은 보유하고 미국본토 타격 능력만 제거하는 게 김정은의 마지노선이라는 게 이 매체의 전망이다.국내 보수층은 더 극단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대북경제제재를 지속함에 따라 살림이 궁핍해진 김정은이 중국,한국은 물론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단언한다. 김정은이 다시 ‘핵 공갈’ 카드를 꺼내들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심각한 어조로 조언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이니셔티브’는 어리석음의 산물이다. 자청해서 김정은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꼬락서니가 된다.‘흰색 백조’라는 고정관념은 ‘검은 백조(the black swan)’의 출현을 간과김정은이 핵포기를 실천하는 블랙 스완이 될 확률 변수는 3가지하지만 과연 그럴까. 김정은은 전 세계인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는 중일까?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의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누구도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는 김정은 본인도 고정불변의 전략을 갖고 있지는 않다. 분명한 것은 놀라운 변화의 마그마는 꿈틀대고 있고, 그 결말은 김정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식자층은 여전히 김정은을 비난하고 문 대통령을 조롱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진실을 바라보기 보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변화 자체를 외면하려는 성향의 산물이다. 발생 가능성이 없지만 사실은 존재하면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는 현상을 ‘검은 백조(the black swan)’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들은 ‘흰색 백조’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검은 백조의 출현을 알아차리지 못하곤 한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복사판이라는 판단도 ‘흰색 백조’의 함정에 빠진 결과이다. 오히려 김정은이 완성된 핵무기를 밑천으로 삼아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은 후 ‘중국식 개혁개방’에 나서려는 ‘블랙 스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게 현재 진행 중인 변화를 냉철하게 이해하는 방식이다.NPT탈퇴한 북한이 ‘인도-파키스탄’ 모델로 핵보유국이 될 확률은 0%'한반도 비핵화' 는 선대유훈이라는 김정은 발언은 '현실 정치'에 기반김정은이 블랙 스완이 될 가능성을 ‘확률 게임’으로 따져보면 긍정적 변수는 3가지이다. 첫째, 김정은은 독재체제의 존립과 북한경제 발전을 위해 완성된 핵무기를 활용하는 방식과 관련해 ‘핵보유국’ 카드는 현 단계에서 포기했다. 지난 해 연말까지만 해도 국제적인 전문가들은 북한이 ‘인도-파키스탄 모델’을 추구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정은 체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기반으로 한 핵무기 20~60기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완성했다는 게 한미정보당국의 공통된 판단이다.NPT에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대 강대국이지만, ‘친미 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있다. 그 권한은 미국이 행사했다. 인도는 중국견제용으로 인도와 분쟁중인 파키스탄은 미국의 대테러 전쟁 전초기지 제공에 대한 기여를 인정해 ‘형님 나라’ 미국이 하사품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는 그런 옵션을 전혀 고려한 적이 없다. 더욱이 인도와 파키스탄은 NPT에 가입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핵무기를 완성했다. 북한은 반미국가일 뿐만 아니라 NPT를 탈퇴하고 핵을 개발한 유일한 국가이다. 미국이 북한을 위해 “NPT가입 국가는 추가로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깰 리가 없다.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될 전제조건을 애당초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공식이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 유훈이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도 '현실정치'에 기반한 발언이다. 북한이 ‘인도-파키스탄 모델’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은 0%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는 방안을 협상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봉쇄돼있다면 ‘핵포기’가 유일한 카드이다.쟁점은 핵포기의 수순과 방식일 뿐이다. 완성된 핵무기를 쥔 김정은은 이미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선택을 고민해야 할 ‘블랙 스완’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을 마무리한 김정은, ‘정상국가’ 꿈꾸는 중둘째, 김정은은 ‘불량국가(rogue state)’ 혹은 ‘악의 축(axis of evil)'에서 벗어나 ’정상국가'가되겠다는 꿈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과의 만찬장과 시 주석 부부와의 만남에서 미모의 부인 리설주를 대동했다. 이는 서구적 관행인 ‘퍼스트레이디 외교’의 모양새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이나 한류 스타 송혜교와의 미모비교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리설주 카드는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방중에서 김정은은 ‘황제’의 반열에 오른 시주석과 대등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강한 권력욕은 열등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트럼프에 의해 ‘꼬마 로켓맨’ 혹은 ‘미치광이’로 조롱당했던 김정은은 한국 특사단에게 “그런 대우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을 포함해 무수한 정적을 제거했지만, 그 피묻은 손을 닦아내고 번듯한 국가원수가 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모든 제국의 역사에서 치열한 권력투쟁기가 마무리되면 문화의 시대가 오듯이, 젊은 김정은도 잔인한 기억을 지워내고 번듯한 지도자로 대우받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미국이 인정하는 정상국가가 되려면 핵무기 폐기가 전제조건임은 물론이다. 김정은이 ‘블랙 스완’이 될 가능성을 높여 주는 두 번째 확률 변수이다.‘총’으로 완성시킨 김정은 독재정권, ‘빵’으로 대중의 지지를 빚어내야황제가 된 시주석은 독재정권과 시장경제의 성공적 결합을 증명셋째 변수는 ‘북한 경제성장’에 대한 김정은의 절박함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인맥은 물론 혈육에 대한 잔인한 숙청과정을 거쳐 정치권력을 굳힌 상황에서 ‘대중의 지지’는 독제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유일한 기반이다. 공산주의 정권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지만, 대중의 지지는 ‘빵’이 빚어낸다. 김정은이 외부세계에서 광기어린 냉혈한으로 투영되는 것과 달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나름대로 인기를 구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주의는 후퇴하지만 경제는 좋아지는 아이러니는 종종 벌어진다. 김정은 체제도 그런 구도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북한 경제성장율은 3.9%이다. 나쁘지 않은 수치이다. 중국 등은 6~7% 정도로 높게 추정한다.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체제 안전 보장’ 및 ‘경제지원’을 얻어내고 이를 발판으로 삼아 ‘중국식 개혁개방’을 완성할 때, 김정은 체제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점에서 중국은 김정은에게 희망적인 사례이다. 독재정권과 시장경제의 결합이 지속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시 주석은 공산당 내의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파괴하고 장기집권의 길도 열었다. 김정은에게는 낭보이다. 철권을 휘둘러도 빵이 넘쳐난다면 정권은 강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트럼프의 ‘리비아식 모델’과 김정은의 단계적 해법 충돌 예상김정은을 블랙스완으로 변신시키는 게 현명한 정치 지도자들의 과제 분수령은 5월 북미정상회담이다. 이 때 김정은이 블랙스완으로 변신할지, 아니면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흰색 백조에 머무르고 말지가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난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최대 충돌지점은 ‘북핵폐기의 수순’이다. 트럼프 측에서는 이미 ‘선(先)핵무기 폐기-후(後)체제보장 및 경제적 지원’이라는 ‘리비아식 모델’로 못박는 분위기이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철저하게 CVID에 기반해 리비아와의 핵무기 폐기협상을 벌였다. 3단계에 걸쳐 리비아의 핵무기를 완전폐기한 후 리비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했다.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자 2006년에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승격시켰다. 체제보장 약속을 지킨 것이다. 카다피는 2011년 미국이 지원한 반군에 의해 살해됐지만, 그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의 약속 위반’이라는 견해와 ‘잔혹 정치’를 지속한 카다피의 업보라는 지적이 공존한다. 물론 김정은은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이미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유훈에 따른 일관된 입장이란 점을 재확인하며 "한국과 미국이 선의로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취하면 비핵화는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위한 단계별 조치를 취할 때 마다 그에 상응하는 체제보장 조치, 대북경제제재 해제 그리고 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의 ‘선의’라는 표현을 쓴 것도 주목된다. 트럼프가 리비아식 모델을 밀어붙이기 보다는 북한 사정도 봐달라는 뉘앙스이다. 호전적이기보다는 ‘겸손 모드’이다. 결국 김정은을 흰색 백조라고 몰아붙이기보다는 블랙스완으로 변신시키는 게 현명한 정치 지도자들의 과제이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이태희의 심호흡
      2018-04-02
    • [기자의 눈] 간호사의 암수술 막으려면 외과정원 늘려야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의료장비는 공급 과잉, 반면 의료인력은 수요가 더 커 의대 정원 늘어나지만 10년 후부터 체감 가능 단순히 입시 정원 증원으로는 현재 문제 해결 불가능 외과 정원 대폭 늘리고 처우 개선안하면, PA간호사가 암수술하는 시대 올지도 몰라 인력은 부족하고 의료 장비는 ‘과잉’인 한국 의료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대입에서 뽑는 전국 의과대학 정원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의료 인력 증원에 대한 체감은 10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순히 인력 증원만으로는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전공 과목의 불균형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의료 장비는 ‘과잉 상태’다. 반면 의사 등 의료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3일 공개한 보건의료 자원공급현황과 이용행태에 관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보유한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는 1923대로, 인구 100만 명당 37.2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국가의 2015년 평균(25.6대)를 1.5배 앞서 있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는 인구 100만명당 27.2대로, OECD국가 평균(15.5대)의 약 1.8배,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는 4.0대로, 평균값(2.0대)를 2배 웃도는 수치다. 반면 의료 인력 부족은 경우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의사 실제 활동 인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0% 늘어난 9만5356명이다. 또한 ‘보건부문 국제통계의 정책적 함의 연구’에는 우리나라 ‘국민 1000명당 임상의사수’가 2015년 기준 2.2명이라고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율은 매우 더딘 수준이다. 더욱이 OECD 평균(3.3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의사, 간호사, 약사 모두 동시에 일어나고 있으며 인원의 증감은 ‘정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최첨단 의료 설비는 넘쳐나는 데 정작 이를 충분히 활용해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력은 부족한 기형적 구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의료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의대 인원을 늘려야 한다. 현재 수요는 많지만 의사 인력에 대한 공급을 한정시켜 놓았기 때문에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의대 정원이 총 415명 증원하는 등 의대 입시 정원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일 입시업체인 유웨이중앙교육에 따르면 2019학년도 전국 의학계열 모집인원은 의대 2878명, 치과대학 632명, 한의대 718명 등 모두 4228명으로, 지난해보다 10.9%(415명) 증가했다. 일반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뽑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운영 대학 중 11곳이 올해부터 의대로 전환해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학교별로는 가천대(정원 28명→40명), 가톨릭대(65명→93명), 경북대(77명→110명), 경희대(77면→110명), 이화여대(53명→76명) 등으로 모집인원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러한 인력증원은 10년 후에나 체감이 가능하다. 따라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시에 다른 분야로 인원이 적절히 분배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의사 1명을 배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년제인 의대 졸업과 1년간의 인턴 과정, 그리고 특정 전문분야에서 3~4년간의 훈련과정을 거치는 등 최소 10여년이 걸린다. 또한 단순히 의과대학 입시 정원만 늘린다면 지금과 같은 인력난은 해소가 어렵다. 많은 의대생들이 소위 ‘돈 잘버는 분야’라고 불리는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외과의사 부족 문제는 비상사태다. 이에 간호사가 외과의사의 역할을 대체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많은 병원들이 일반외과나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 전공의 모집이 여의치 않아 진료과의 부족한 일손을 PA로 채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PA는 국내 의료법에 근거가 없어, 이러한 불법적인 시행을 알면서도 눈감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문제는 외과의사 인력부족 현상으로 PA간호사(Physician Assistant, 보조의사)로 그 인력을 계속해서 대체해 나갈 것이고 PA간호사의 역할이 점점 커지면서 수술까지 도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의대 정원을 계속해서 늘려나가지 않는다면, 그리고 전문 분야의 불균형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일반 서민들은 암에 걸리거나 큰 수술을 받아야할 경우 PA간호사에게 수술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3-27
    • [기자의 눈] 금감원의 ‘채용비리’ 조사 칼날, ‘하나금융’ 정조준의 문제점
      금감원 이례적인 특별검사단으로 하나은행·하나금융 채용비리 발본색원 중 ‘권위’, ‘신뢰회복’ 위한 보복성 압박은 본래 취지 훼손하고 공정성 잃게 돼 단순 ‘비리 폭로전’으로 전락할 경우 상처는 고스란히 은행 취업 준비생들 몫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 하나금융을 정조준한 특별검사단을 구성하면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 신경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최흥식 전 원장의 사퇴로, 지난달 검찰로 넘긴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대해 재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부원장보를 단장으로 검사총괄반, 내부통제반, IT반 등 총 20여 명의 대규모 인력으로 꾸리면서 일각에선 최 전 원장 사퇴로 ‘보복성 검사’를 하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여기에 금융위도 가세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채용비리 개입 의혹을 확실하게 규명해 감독당국의 권위를 세우겠다”고 밝히며 필요하면 조사 인력을 추가 투입하거나 조사 기간을 무기한 연장할 것으로 밝혔다. 금융당국이 한 금융사를 상대로 전면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것은 좋은 의도지만 금융기관의 떨어진 ‘권위’와 ‘신뢰 회복’을 위해 한 금융사를 보복성으로 압박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금융권 관계자들은 본래 취지가 훼손돼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은행권 채용비리 근절에 대한 취지가 흔들리면서 자연스레 은행 취업을 준비했던 취준생들에 대한 배려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최 전 원장이 채용비리 조사를 지휘하면서 밝혀낸 ‘VIP리스트’에 대해서, 본인이 “오랜 관행이었다”고 인정해놓고 이와 관련한 대책과 사과는 없이 발본색원에만 급급한 것이다. 금융당국 고강도 압박에 노조 측의 터무니 없는 김정태 회장의 특혜채용 폭로도 이번 채용비리 조사가 얼마만큼 변질될 우려가 큰지 보여준 예다. 지난주 노조는 김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의 특혜채용 내용을 폭로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친동생은 하나금융 자회사에, 조카는 하나은행에 근무 중이라는 것인데 그간 고위임직원의 특혜채용 내용이 점수 조작, 순위 조작 등과 비교할 때 전혀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었다. 하나은행 측 반박에 따르면 친동생의 경우 당시 적법한 절차로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며 운송업에 종사 중이며 조카도 계약직으로 채용된 이후 정규직 전환돼 과장으로 근무 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고강도 압박으로 채용비리 조사가 까발리기식 ‘폭로전’으로 변질된다면 금융당국의 실추된 권위를 되찾긴 힘들 것이다. 금융사에 대한 권위회복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먼저 쌓은 이후다. 공정한 조사로 밝혀냄과 동시에 오랜 관행부터 바로 잡는 것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3-19
    • [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아이, 토냐’ (2017 / 미국 / 크레이그 길레스피)
      ▲ ‘아이, 토냐’ 영화 포스터 ⓒ영화사 진진3월 8일 개봉(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 ‘아이, 토냐’ 스틸컷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딸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욕설과 폭력으로 훈육하는 싱글맘 곁에서 성장한 토냐(마고 로비).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 세바스찬(제프 길롤리)을 만나 성인이 되자마자 도망치듯 결혼한다. 그러나 빼어난 스케이팅 실력을 제외한 모든 관계에 서툴렀던 토냐에겐 엄마 못지않은 성격으로 손찌검을 일삼는 남편 또한 머잖아 벗어나야 할 존재다.이런 배경을 지닌 토냐는 남들보다 튀는 패션, 선곡으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지만, 이는 가족적이고 우아한 이미지를 원하는 심사위원들에게 부당한 점수를 받는 원인이 된다.미국 여자선수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뛴 토냐는 첫 올림픽인 알베르빌에서 실패의 잔을 들이키지만, 하계대회와의 교차 개최문제로 2년 앞당겨진 릴레함메르 동계올릭픽에서 재기를 노린다. 그러나 그 즈음 다시 가까워진 전남편과 그의 친구로 인해 경기 외적인 일이 자꾸 꼬이게 되고 결국 전세계가 경악한 ‘그 일’까지 터지고 만다. ▲ ‘아이, 토냐’ 스틸컷 ⓒ영화사 진진>>>알고 보면김연아 이전에 피겨 스케이팅이 우리나라에서도 큰 뉴스거리가 된 적이 있다면 그것은 카타리나 비트의 올림픽 2연패도, 크리스티 야마구치와 이토 미도리 두 일본계 스타의 우승경쟁도 아니었을 것이다. 같은 국가대표 안에서 자국 경쟁자를 향한 ‘린치’로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낸시 케리건-토냐 하딩 사건. 괴팍하고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2인자가 아름답고 우아한 1인자를 향해 상식 밖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정의된 세상의 평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단순한 폭력 사건이 아니었음을, 누군가의 인생이란 적어도 그렇게 단편적인 정보와 편견으로만 재단할 수 없음을 는 드러내려 한다. 불우했던 유년 시절, 떠나간 아버지와 폭압적인 엄마 아래서 스케이트만 아는 운동 기계로 자라난 한 소녀는 불행하게도 사랑하는 이마저 그녀를 보듬기보단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너무 일렀던 그 모든 결정들은 그녀의 찬란한 전성기를 좀먹게 한다.그녀를 괴롭힌 폭력은 유년기의 어머니, 청년기의 남편뿐이 아니었다. 점프 실력보단 의상의 디자인과 색깔, 풍기는 이미지의 전시를 중요시한 협회와 심사위원단, 그것들을 편향적으로 왜곡하고 유통시켜 장사에 이용한 언론 매체들, 그리고 그것들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소비하고 선입관으로 확대재생산한 대중들. 영화 속에서 그녀가 수 없이 반복하는 대사. “내 잘못이 아니야.”물론 그녀가 아무리 불우한 가족사를 지녔다 해도 공인이 된 국가대표, 나이가 찬 성인이므로 감내하고 지켰어야 할 책임까지 변명할 순 없다. 그러나 과연 정말 이 모든 것들이 그녀가 감당해야 할 만큼의 잘못이었을까? 얼마 전 우리 땅에서도 동계올림픽이 끝났고, 비슷한 마녀사냥은 양쪽에서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에 대한 자각과 반성, 조심스런 진실에의 접근은 꼭 이렇게 십 수년이 지난 후에 영화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아이, 토냐’ 스틸컷 ⓒ영화사 진진>>>볼까, 말까?오스카 여우주연상은 의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가져갔지만, 마고 로비는 그 트로피의 주인이 바뀌었다 해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만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그녀는 각종 매스컴에 의해 ‘희대의 악녀’로 묘사되기만 했던 실존 인물을 거친 몸짓으로 생생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수 많은 고비의 선택이 ‘원치 않았던’ 결과로 수렴되는 순간순간의 희로애락을 풍부한 표정으로 드러낸다.오해된 누군가의 인생을 오해한 이들로 하여금 반성과 미안함으로 치환하는 데까지 이르게 하는 설득력. 토냐로 분한 마고의 연기는 충분히 그만한 경지다. “진실된 캐릭터를 통해 한 인물을 판단하거나 비웃지 않는 것, 나는 이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녀의 변은 선입관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에 어떤 자세로 침잠해 들어갔는지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증거다. 굉장히 오래 기억할 만한 캐릭터, 연기, 배우.*토냐 하딩과 만난 마고 로비https://www.youtube.com/watch?v=7LxaS0e7ibo&t=85s*실제 토냐 하딩과 영화 속 토냐 하딩 비교https://www.youtube.com/watch?v=xLubKT0EOL4
      • 이야기쉼터 > 칼럼 > 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2018-03-19
    • [송대욱의 건강 쓰리잘](23) 신경증, 외부적 스트레스와 내부적 갈등으로 지친 몸과 마음의 이야기
      뉴스투데이에 건강칼럼을 연재해왔던 송대욱 칼럼니스트가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기고인 ‘송대욱의 건강 쓰리잘’을 새로 시작합니다. ‘쓰리잘’은 ‘잘먹고’, ‘잘싸고’, ‘잘자고’를 줄인 말입니다. ‘쓰리잘’을 화두로 삼아 지혜의 바다를 종횡무진 누비는 송 칼럼니스트의 글이 직장인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투데이=송대욱 칼럼니스트)불안, 짜증, 화남 등의 정신적 변화와 불면으로 일상생활 지장 신경증, 스트레스 완화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 현대생활과 현대인 무엇 때문에 질병이 발생할까? 과거의 삶과 현대사회의 삶을 비교해보면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영양섭취가 부족하고, 추위와 더위 등의 대기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즉 대기환경에 의한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거나, 세균이나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거나 음식섭취가 부족하여 질병이 발생하였다. 또 신체적 노동의 강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했다는 점도 질병의 원인으로 주목된다.현대의 삶은 과거의 삶에 비하여 비교적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대기환경에 보호받으며 살고 있으며 신체적 노동의 강도 또한 줄었으며 이를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은 줄었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이 더 많이 증가하였다.넘치는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과 넓어진 만남에서 사람들과 일으키는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과거에 비하여 많아지고 그 성격 또한 복잡해졌다. 과거에는 정해진 사회환경에 ‘적응’과 ‘부적응’이라는 측면에서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였지만, 현대사회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아를 실현하는가가 더 큰 문제로 대두된다.정신과적 진단은 크게 두 분류로 구분된다. 정신분열병, 조증과 같은 정신증 그리고 신경증으로 나뉜다. 신경증 환자는 정신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망상이나 환각, 괴상한 행동을 보이지 않지만,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불안정한 정서와 생활 태도를 보인다.원래 신경증의 분류에 우울증, 불안증, 공포증, 건강염려증 등이 포함된다. 신경증의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또는 환자 본인은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두통, 불면, 짜증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가벼운 신경증은 약간의 불안, 짜증, 화남, 권태감 등의 일반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느낌만을 호소한다. 하는 일 마다 짜증이 나고, 나를 대하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화가 나고, 행복감도 자존감도 떨어지는 정도는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분전환이나 취미활동, 휴식을 통하여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그 중 일부에서 기분이나 생활태도가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신경증이 된다. 환자들은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라고 하면,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반문을 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질환에서 스트레스는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이 없어도 별 다른 이유 없이 나타나는 마음과 몸의 변화를 다시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신경증은 불안, 짜증, 화남 등의 정신적인 변화와 불면으로 일상생활의 지장이 있다. 그리고 신체적으로 목, 어깨의 통증과 긴장성 두통,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것이 보통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불안, 불면, 짜증과 같은 기분이나 감정과 같은 마음의 문제는 호소하지 않으면서 신체적 증상으로 고생하기도 한다.외부적으로 확실한 갈등상황이 아닌 경우라도 일상생활에 대한 불만, 불안, 행복감의 결여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할 수 있는데, 환자는 스스로 스트레스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지 잠을 잘 못자고, 소화불량으로 잘 못 먹고, 복부 불편감이나 대변이 불편해 잘 못싸고 있다는 것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혈액검사나 내시경검사 등 여러 검사를 하도 별다른 소견이 없다고 신경성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런 경우는 스트레스와 기분 및 감정의 문제 그것이 일으키는 신체적인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는데요.”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진료를 했을 때 스트레스와 관련된 팽팽한 현맥이 나타나거나 꺼끌꺼끌한 삽맥이 나타나고, 설진에도 신경계통의 이상 징후를 관찰할 수 있다.스트레스는 어떤 과정을 통해 신체적인 증상을 일으킬까? 본래 스트레스 반응은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여 신체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하지만 현대인에서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증상이나 질병을 일으키는 과정은 단지 신체적인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신체적인 위협뿐 아니라 자존감이 상실되는 정신적인 위협도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정신적인 위협에 반응하기 위하여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은 체신경과 자율신경을 통해 신체에 영향을 주게 된다. 체신경의 신경전달물질이 과분비 되면 근육이 긴장되거나 경련이 발생하여, 목이나 어깨의 통증 그리고 긴장성 두통을 일으키며, 근육통도 발생할 수 있다.또 자율신경에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황이 되면 내부 장기도 긴장과 경련이 발생한다. 심장이나 호흡기의 긴장이나 경련은 가슴 두근 거림, 가슴답답, 한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소화기의 긴장이나 경련은 복통, 메스꺼움, 구토, 구역감, 설사 또는 변비, 복부 불편감을 일으키게 된다.가슴에 나타나는 가슴통증, 답답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는 경우 심장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공황장애로 진단되고 있으며, 소화기에 삼키기 힘든 증상이나 복통, 소화불량, 조기포만감, 변비 또는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내시경검사에서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는 비미란성 역류성식도질환(식도 점막에 손상이 없는 역류성 식도염), 기능성 소화불량증, 심인성 위장장애, 과민대장증후군 등으로 진단된다.이상의 질환은 보통 치료가 잘 되지 않고 만성으로 되거나 재발하는 경향을 나타내며, 이런 질환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은 마음과 몸을 구분하여 보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감정과 장부를 연관하여 판단하며 이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다.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할 때 스트레스와 관련된 기분장애, 정신장애, 신체적 증상도 치료의 열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별 다른 이유없이 불안하고 잠을 못 이루며, 두통이나 짜증이 있다면 스트레스에 의한 신경증의 초기는 아닌 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으며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이해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 상지대학교 한의학과· 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원 박사수료· 덕수한의원 원장· BIG SYSTEM 대표· Sni 연구소 소장· 성정사상의학회 총무이사· MBTI 전문강사 http://blog.naver.com/snq21
      • 이야기쉼터 > 칼럼 > 송대욱의 건강 쓰리잘
      2018-03-16
    • [엄주원의 이유있는 디자인](29)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대화
      (뉴스투데이=엄주원 칼럼니스트)브랜드 디자인의 시작은 ‘진실된 대화’6개월 진료 예약 찬 대학 병원의 명의, 비결은 ‘환자와의 대화’ 브랜드 디자인은 브랜드와 의뢰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대화를 나눌 때 중요한 것은 ‘진실’입니다. 의사에게 ‘아프다’가 아니라 언제부터 어떻게 아픈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야 그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그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그냥, 잘~ 해 주세요’가 아니라 브랜드의 일대기 즉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고, 그에 대한 결과는 어떠했으며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그에 적절한 처방이 가능합니다. 때로 지금은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A라는 홈 케어 의료기기 브랜드는 실적이 저조한 이유가 로고와 패키지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 브랜드와 진실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지금 브랜드에 필요한 것은 로고, 패키지 디자인이 아니라 제품 판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홈 케어 의료기기를 구매해 집에서 사용하는 사용자는 포장 이미지 보다 제품의 성능이 자신에게 어떤 효과를 만들어 주는가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A 브랜드는 제품 특성과 타깃의 니즈를 더 정교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인 것입니다.브랜드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하고 제대로 존재하게 만드는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렇기에 브랜드 상황에 따라 일의 중요도, 우선순위를 정확히 판단하고, 때로는 당장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자인 개발을 3, 4번째 순위로 미뤄야 합니다.6개월의 진료 예약이 꽉 차 있다는 대학병원의 한 의사의 다큐멘터리 를 본 적 있습니다. 지방 곳곳에서 그 의사를 만나기 위해 몇 달을 기다려 먼 걸음을 합니다. 그 의사는 환자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것으로 진료를 시작합니다. 그저 듣고 맞장구칩니다. 환자들은 그 ‘의사 선생님께는 모든 것을 말하고, 말씀대로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실한 대화가 ‘명의’라는 칭송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자폐아 아이를 돌보던 한 어머니는 온 정성을 다해도 아들의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자포자기 심정으로 반려견을 입양했습니다. 이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자폐아 아들은 가족이 된 반려견과 교감하며 난생처음으로 웃고, 말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등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다고 합니다.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서로를 아끼고 있었습니다. 마음으로 그저 아들의 심정을 헤아려 주고 교감하는 반려견 덕분에 이루어낸 기적입니다.브랜드와 브랜드 디자이너의 진실된 대화는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진실한 말에는 꾸밈이 없고, 꾸미는 말에는 진실이 없다.’ – 노자 엄주원 ▶ 좋은 브랜드 디자인은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대기업을 강대기업으로 도약하게 한다고 믿는다. 브랜드 디자인의 본질은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그것을 명료하게 시각화하는 것, 즉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 모든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는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브랜드 디자이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디자인과를 졸업했으며, 2006년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브랜딩 전략 전문회사 ‘디스커버리아이’를 만들었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을 제대로, 적확하게 발견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담아 만든 이름이다. 화요 브랜드 리뉴얼, 삼성물산 건설부문 아이덴티티 시스템, 삼성화재 서비스 아이덴티티 등을 작업했으며, 2013년 화요 디자인으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상)를 수상했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엄주원의 이유있는 디자인
      2018-03-16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89) 힐튼 부산을 가다 - 2부
      ▲ 사진=윤혜영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인생의 '소확행' 챙기기, 아이에게 배우다 대가족의 식비 아끼기 위해 호텔에서 밥을 하던 할머니에 대한 추억 수영을 하고 단잠에 빠졌던 아이들이 깨어나자 간단한 간식을 먹기 위해 미팅룸4로 향했다. 5시부터 7시까지 간단한 주류와 함께 핑거푸드를 제공하고 있었다. 맥주와 와인, 위스키등이 구비되어 있었고 살라미 피자, 컵 샐러드, 버팔로 윙, 미니케익과 음료등의 먹거리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고객 응대 장소인만큼 어린이 손님이 많았는데 좁은 룸은 아이들 특유의 소란스러움으로 꽤 시끄러웠다. 두 명의 아이가 서로 붙잡고 도망치며 고성을 지르며 뛰어다녔는데 아이의 부모들은 맥주를 마시며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저지도 하지 않았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이어폰 없이 애니메이션을 큰 소리로 틀어주고 있었다. 놀러와서 즐기는건 좋지만 본인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기분을 망치는 행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심. 이런 타입의 성인에게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더라도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그저 조용히 피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서둘러 음식을 먹고 나와버렸다. ▲ 사진=윤혜영 다시 이터널 저니로 가서 큰아이에게 동화책을 좀 읽어주고는 객실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킹베드는 성인 두 명과 아이 두 명이 함께 자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동이 트자 눈이 뜨인다. 부스럭거림에 깨어난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 조식을 먹으러 B2층에 위치한 다모임으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창가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바닷가에 해가 떠오르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지만 식당 내부가 워낙 넓어 음식을 가지러 두어번 다녀오니 힘들다. 해가 바다 위로 올라오자 용암이 끓듯 바다가 붉게 번졌다. 회색빛 바다는 오렌지빛으로 서서히 물들다가 잿빛으로 짙어지다가 해가 완전히 솟아오르자 차가운 블루로 시시각각 변해갔다. 이런 멋진 풍경을 가슴에 담는 것. 그것이 인생의 소확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아이는 초콜렛 분수대를 좋아하여 마시멜로를 초코에 적셔 두 번 먹고 기분이 좋아 수다를 조잘거렸다. 유치원에 있는 남자친구랑 결혼할거라고 한다. "너 혼자 결정한거야? 그 아이에게는 결혼할건지 물어봤어?"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니. 유치원 가는 날 나랑 결혼할건지 물어봐야지" "하린아. 결혼이 뭐야?" "좋아하는 사람이랑 맛있는것 먹으러 다니고 같이 테레비전 보는거야. 매일매일 같이 노는거야" 아이의 말대로 인생을 이렇게 단순하게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식사를 마치고 아이가 타고 싶다던 디트로네를 타러 갔다. 만원을 주고 15분의 시간 동안 아난티 타운을 몇 바퀴 돌았다. 나는 유모차에 둘째아이를 태우고 해바라기를 했다. 해풍에 실려온 짭쪼름한 향에는 미역과 김, 홍합, 물고기 비늘, 돌멩이와 소금의 냄새가 스며 있었다. ▲ 사진=윤혜영 호텔에서 제공하는 워터하우스 온천 쿠폰으로 다시 수영을 하러 갔다. 아난티코브 앱이 깔려있으면 30%할인을 해주었다. 지하 600M에서 뽑아내는 온천수라고 한다. 사우나 시설과 크고 작은 온수풀, 야외풀로 무척 넓고 다양하여 연령층에 상관없이 놀기 좋았다. 돈과 정보를 잘 활용하면 참으로 놀기 좋은 세상이다. 나는 이십여년 전에 처음으로 호캉스라는 것을 경험해보았다. 당시 큰 회사를 운영하던 작은아버지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할머니, 고모, 우리식구들까지 포함해 부산 그랜드호텔에 데려가주었다. 그전에 나에게 바캉스란 다리 밑에 텐트를 치고 물에 수박을 한덩이 띄워놓고 짜증스런 더위를 견디는 것인줄 알았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하고 겨우 자리를 찾아 돗자리를 깔고 나면 미친듯이 엉겨붙는 똥파리들을 날리며 무더위의 지리멸렬함을 견디는 것이었다. 그런데 호텔에서의 바캉스라니! 에어컨이 나오는 쾌적한 객실에서 바라보는 한낮의 백사장은 아비규환 그자체였다. 내가 그곳에 속하지 않은것을 감사해하며 수영장과 로비를 유유히 다니며 보내는 한가로운 시간들. 그래 이게 바로 휴가라는 것이지. 로비 소파에 반쯤 누워 뜻도 모르는 영자신문을 펼쳐놓고 거드름을 피우다가 객실로 올라갔을 때였다. 문을 열자마자 훅 다가오는 된장의 냄새. 눈 앞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할머니가 부탄가스로 된장찌개를 끓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전기밥솥의 추가 요란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때마침 객실정리를 하러 메이드가 도착하였고, 그녀가 기함을 하며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찰나 할머니가 만원짜리를 손에 얼른 쥐어주며 손가락으로 '쉿'을 하였다. 할머니는 대가족의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점심밥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일인데 가끔 떠올리면 호텔 객실에서 밥을 하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터지곤 한다. 그때 이십대였던 나는 어느새 불혹을 넘겨 아이를 둘이나 두고 있고, 그 시절의 사람들은 세상을 등졌거나 어른들은 노인이 되었고, 아이들은 청년이 되었다. 간혹 삶이 우울하거나 슬픈 날에는 지나간 시절과 그 시절을 함께했던 사람들이 그립다. 기억은 시간의 창고이다. 아름다운 기억들을 많이 쌓기 위해 더 의미있게 오늘을 살아야겠다. ▲ 사진=윤혜영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평범한 일상보다 훨씬 빨리 흐른다. 어느새 오후가 되었고 석양이 물들기 시작했다. 인생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아름답고 획기적이지 않다. 일상은 지루하고 걱정거리는 산재해 있으며 나이에 따른 의무도 피해 갈 수 없다. 그 괴로움을 잊기위해 우리는 중간중간 여행을 떠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달래야 한다. 인생은 스스로 가꿔야 하는 화단이다. 토양이 좋지 않으면 양질의 퇴비를 써서 나만의 꽃을 아름답게 피워내야 한다.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 이야기쉼터 > 칼럼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018-03-13
    • [기자의 눈] ‘유명 가해자’만 부각된 미투 운동의 한계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미투, 피해자 아픔보다 가해자의 유명세가 더 부각돼 아쉬워평범한 사람들의 성폭력 피해는 유명세의 '태풍'속에 묻힌 느낌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 믿음있어야 일반인 미투 운동으로 확산돼 성폭력을 폭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이다. 오랜 시간 쉬쉬해오던 성폭력 문제가 이제야 사회적 이슈 최전선에 서게 됐다.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한국의 미투는 연출가 이윤택, 오태석, 윤호진, 배우 최용민, 고(故) 조민기, 오달수, 조재현, 최일화, 영화감독 김기덕, 조근현, 시인 고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연극, 연예, 문단, 정치계까지 확산됐다. 성폭력을 당하고 힘들어하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폭로로 가능했던 일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유명한 연예인, 정치인, 연출가가 성폭력 가해자로 폭로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피해자보다는 ‘유명 가해자’로 쏠렸다. 피해자의 고통보다는 대중이 믿었던 유명 가해자에 대한 ‘배신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학교, 직장, 가정 등 일상에서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사그라들었다. 성폭력 가해자가 유명인이 아니라면 미투 운동에 동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장 내 성폭력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피해자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이 마땅치 않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말 실시한 ‘조직 내 성추행 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직 내 성추행 경험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 중 34.1%였다. ‘조직 내 성추행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50.4%로 과반수가 넘었다. 성추행 피해자들 중 39.3%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넘겼다’고 대답했고, 31.6%도 조직 유관자들에게는 말 못하고, 주변 지인에게 얘기하면 험담했다하는 정도로 성추행을 대처했다. 경찰서에 신고한 피해자는 단 3.4%에 불과했다. 성추행 가해자가 실제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경우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1월까지 고용부에 신고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은 2734건이었으나, 실제 재판까지 넘어간 건수는 14건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했다. 최근 활발해진 미투 운동은 아직까지 ‘여론 심판’에 그치는 수준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유명 가해자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실체적인 심판일뿐, 법적 처벌은 아직이다. 그렇다 보니 ‘여론 심판’을 받기 어려운 일반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들의 ‘미투 폭로’가 미진하다. 성폭력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믿음이 선행돼야 한다. 그 믿음이 확고해져야 유명 가해자 중심의 미투 운동에서 일반인들의 미투 운동으로 확산될 것이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3-13
    • [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22) 시원섭섭한 초등군사반(OBC) 교육의 추억과 유비무환(有備無患)
      ▲ 초군반 학생 장교들이 소대방어 전술 명령 하달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뉴스투데이=김희철 컬럼니스트)생도의 통제된 생활을 벗어나 장교의 자유와 책임을 경험하는 초등군사반 교육 국민가요인 故김광석의 ‘입영열차’ 노래에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어머님께 큰 절하고~“라는 가사가 항상 입가에 맴돈다.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첫 발령지는 야전부대도 훈련소도 아니라 광주에 있는 보병학교였다. 부임전 재교육을 위해 모든 초임장교가 반드시 거쳐 가는 과정으로 보병, 포병, 기갑, 공병, 통신 등의 각 병과학교에서 약 16~20주 동안 초등군사반(Officer's Basic Course) 교육을 받았다. 졸업 성적은 제대할 때까지 출신별 진급과 선발에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그러나 초등군사반 교육 기간은 생도생활 4년 동안의 통제 받는 생활을 벗어난 최초의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 숙달 안된 초임장교들에게는 자유가 방종이 될 수도 있었다. 매일 위병소를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는 외출이 허용되니까 아침 수업이 시작되면 여기저기에서 밤새 마신 술 냄새가 진동을 했고, 심지어는 지난 밤 과음으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벌점을 먹더라도 출근을 못하는 장교도 있었다.게다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도 1년 남짓 지나지 않아 군복을 입고 학교밖을 다닐 때에는 시민들의 눈초리에 신경이 쓰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부모 같은 마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주는 느낌이었다. 보병학교 초등군사반 교육은 타 병과학교와 달리 대부분 생도생활 동안 하기군사훈련을 통해 숙달한 지휘통솔, 참모학, 화기학, 소대~대대 및 제병협동전술훈련 등 각종 훈련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인지 교육보다는 얼마 후 각자의 임지로 떠나는 동기들과의 이별이 더욱 아쉬운 시간이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광주 보병학교 울타리 밖의 인접한 술집은 다 가 보았다. 특히 휴일 광주시내 식당에서 먹어본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한 전라도 전통밥상은 잊을 수가 없다.‘불모지대’의 감동과 현충일 기념 50Km 마라톤의 뼈아픈 교훈필자는 초군반교육 기간 중 우연히 일본의 작가인 야마사키 도요코의 ‘불모지대’ 책을 접했다. 1978년 5권의 전집으로 출간된 이 책은 일본 대본영 작전참모였던 ‘이키 다다시’가 종전후 소련군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풀려나 제 2의 인생을 종합상사에 취업하여 살아가는 과정을 그렸다.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동군 시절 상사이기도 했던 ‘세지마 류조’의 일대기를 주축으로 일본의 종합상사인 ‘긴끼’가 형성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었다. 그 회사는 일본군의 참모조직을 본떠서 만들었고, 이 책은 2009년 일본 TV 드라마로 성황리에 방영되기도 했다.군생활을 막 시작하는 입장이었지만 제대 후 군 보다 더 넓은 사회에서 사관학교 출신 선후배들이 끈끈한 의리와 군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서 심장이 마비될 것 같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책 내용이 좋아 반복해서 읽는 동안 바로 전역해서 ‘이키 다다시’나 ‘효도 신이치로’ 처럼 상사원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국제적으로 직접 뛰고 싶은 충동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주인공 ‘이끼 다다시’의 사회적응 삶을 그린 소설 ‘불모지대’는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마침 현충일이 되어 휴일이 되자 새로운 도전을 갖게 하였다. 룸메이트였던 김종주 동기의 마라톤 제안에 동의를 하고 준비 없이 뛰어 들었다. 코스는 광주시내 동쪽 지방 국도가 시작되는 곳에서 출발하여 화순 근처인 김종주 소위의 집까지 약 50Km 거리였다. 그동안 생도생활에 단련된 몸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만만치 않았다. 처음 10km는 약 30분 정도 걸렸는데 이 속도면 마라톤 선수도 가능하겠다고 웃으며 달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동기 김소위는 약 한달 동안을 거리를 늘려가며 사전 준비를 했는데 사전 준비를 못한 나는 20km를 넘기자 호흡은 괜찮은데 다리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점점 속도가 떨어지면서 양 무릎 통증으로 마지막 10km는 걷기도 힘들었다. 김소위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목적지인 친구 집에 도착했다. 같이 뛰지는 안았지만 동기 현창부 소위가 완주 기념품까지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반면에 제대로 뛰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불모지대의 감동은 심장을 마비 시켰고, 사전 준비 없이 무모하게 도전한 마라톤은 두 다리를 마비 시켰지만 어떠한 성취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사전 철저하게 준비해야하는 교훈을 뼈져리게 체험한 순간 이었다. ▲ 초군반 학생 장교들이 제병협동(보병과 전차)훈련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반면교사’가 된 ‘하얀 시트’ 바바리맨 사건마라톤의 후유증으로 근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학과출장 속도를 맞추지 못해 항상 열외하여 절뚝거리며 이동해야 했다. 건강이 회복되자 교육과목이 제병협동으로 바뀌었다. 제병협동훈련은 각 병과로 흩어져 교육받던 동가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돌이켜 보면 그 훈련 후 헤어지면 다시 보기란 매우 어려울지도 모르기에 애틋한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시간이었다. 주로 보병과 포병, 기갑, 병과가 협동훈련의 주인공이었다. 그중 기억이 나는 것 중 하나는 ‘전장소음체험훈련’으로 표적 부근 벙커에 들어가 머리위로 떨어지는 105mm, 155mm 포병탄 등의 파열음과 충격을 직접 체험하는 훈련이다. 방어전투시 중과부적으로 위급한 상황일 때에는 아군 머리위로 ‘진내사격’을 요청한다. 6.25 남침전쟁시 많이 사용했던 전술이다. 몇 일 뒤에는 모두 전방 각지로 부임하는데 실제 전장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야간 훈련이 없는 날이면 생활관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동기들은 헤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다보니 이별의 아쉬움에 젖어 있었다. 그게 화근이 됐다. 어느 날 새벽에 비상이 걸렸다. 동기생 전원이 전투복으로 연병장으로 집합하라는 통보였다. 무슨 일인가 놀라서 나가보니 단상에는 정형진 소령(30기, 예비역 소장)을 비롯한 보병학교에 근무하는 영.위관급 육사 선배들이 모두 있었고 분위기는 매우 살벌했다. 몇명의 동기생들이 심야에 바바리맨처럼 하얀 시트로 몸만을 가린 채 생활관 울타리 밖의 다방 같은 주점에 들어가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며 술을 마시다 지역주민의 신고로 난리가 난 것이다. 사관학교 출신의 망신을 다시킨다며 선배들은 일장 연설을 한 뒤 기합을 주었다. 후배들을 바르게 선도하려는 선배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생활관에서 조용히 취침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홍두께 격이었다. 그러나 지옥과 천당도 인솔해 간다는 군대이다. 하물며 군과 국가의간성인 사관생도 출신들은 누구 하나의 실수로 인해 전체가 매도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생도생활 동안 절차탁마(切磋琢磨)를 귀 따갑게 들어 왔는데 그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아끼고 격려하며 군생활을 해야된다는 결집의 기회가 되었다.지뢰사고로 순직한 선배의 가슴 아픈 소식이 만들어낸 ‘유비무환’제병협동훈련이 끝나자 초군반 교육도 막바지가 되었다. 그때 전방에서 슬픈 소식이 우리를 긴장 시켰다. 1년 선배 36기 故 신현준, 박흥수 중위가 전방 사단 수색대대 DMZ 작전중 지뢰 사고로 순직한 것이다. 바로 몇 일 뒤에는 그 자리로 우리들이 가야만 한다. 참 군인으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국가를 위해 뛰어들어야 한다. DMZ 지역은 대부분 보병 장교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일순 생활관은 숙연해지면서 긴장도 감돌았다. 동기회에서는 제병협동훈련장 사건에서도 느꼈듯이 선배들의 불의 사고가 아니라 바로 우리 앞에 닥쳐온 현실로 받아들이고 의견을 모아 지뢰 덧신을 만들기로 했다. 희망자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군화를 동기회에 맡겼고, 얼마 후 신발 밑창에 철판을 장착한 지뢰 덧신을 받을 수 있었다.한 동기생은 한 술 더 떴다. 간단한 조작으로 금속을 식별할 수 있는 지뢰 탐지기를 만들었고 대부분의 동기들은 자비를 들여 지뢰탐지기와 지뢰덧신을 준비하고 전방으로 배치되기만 기다렸다.아마도 필자는 준비없이 무모하게 시도한 50km마라톤에서 다리가 마비되었던 체험이 이런 준비를 하게 만든 것 같다. 훗날 임지에 부임해 갔을 때, 그 곳의 군 선배들은 이렇게 준비를 하고 온 필자를 비롯한 동기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함께 신뢰를 받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생도시절 태권도부장을 했던 동고장호 동기는 야전부대에서 태권도 교육이 강조된다며, 검도와 유도를 했던 동기들에게 태권도 유단증을 받도록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생도시절 검도 2단을 땄으나 태권도 유단자증이 없어 걱정이었는데, 동기의 애정 어린 배려속에서 노력을 거듭해 초군반에서 유단자증을 받게 되었다.290명의 동기생들과 함께 청운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다.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생도생활 4년에 이은 초군반 4개월간의 교육을 마치고 청운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딜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동기회에서 갑자기 소집해 강당에 모였는데, 육군본부에서 일부 인원의 부대 부임을 통보했다. 전방 사단 중 가장 힘들고 오지인 3, 15사단 부임자 발표였다. 필자도 1군 사령부의 예하부대인 15사단 발령자에 포함되었다. 15사단은 겨울에 가장 추운 대성산과 사단 전 지역이 비포장도로인 산악 지형, 지역내 최고 높은 기관장이 이장이라는 야전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준비는 끝났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군 통수권자로부터 이등병에 이르기까지 한마음으로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하는데 한 몫을 다하려고 야전으로 빨리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 했다. 뜻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졸업 후 보병학교 초군반까지 절차탁마(切磋琢磨)로 무장한 290명의 동기들은 국가의 명을 받아 이제 견습생이나 계약직이 아닌 야전부대 소대장으로 진짜 군생활을 시작했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 3군사령부 감찰참모 - 8군단사령부 참모장 - 육군훈련소 참모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현)안보팩트 발행인
      • 이야기쉼터 > 칼럼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18-03-12
    • [기자의 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마일리지 ‘갑질’로 소비자 분노
      미국 항공사는 마일리지로 항공권 좌석 ‘무조건’ 구매 가능하지만, 한국항공사는 ‘대체상품’ 구매 유도 마일리지로 검색하면 ‘좌석 없음’, 정상요금 검색하면 ‘좌석 있음’대한항공 ‘일본 왕복항공권’ 구매 할 수 있는 마일리지로 ‘플라스틱 모형 비행기’ 구매 가능아시아나항공의 20만원 상당 마일리지는 이마트에서 7만원으로 가치 폭락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사는 2008년 약관을 바꿔 대한항공은 7월 1일부터, 아시아나 항공은 10월 1일부터 적립한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올 해 안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마일리지가 사라져 소비자들은 급하게 마일리지를 사용해 보려 시도했지만 마일리지를 사용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마일리지 적립 규모가 대한항공이 1조8683억원, 아시아나항공이 5335억원으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적립규모는 2조4000억원이 넘는다. 마일리지 규모가 크다보니 올해 말까지 마일리지를 써야하는 상황에 놓인 소비자들이 많다. 대한항공은 유효기간이 올해 말까지인 마일리지 중 30%가량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사용하려면 보너스 항공권으로 티켓팅을 구매하거나 항공권 구매시 좌석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해외나 국내행 비행기 티켓팅을 할 일정이 따로 없는 경우 좌석 업그레이드로 사용할 수 없기에 마일리지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소비자들은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을 택하는 편이다. 하지만, 두 항공사가 마일리지를 사용해 구매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을 좌석 전체의 5~10%가량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도 추정치일 뿐 두 항공사는 정확한 보너스 항공권 좌석 현황을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마일리지를 사용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려면 휴가철 등 성수기나 주말로 예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3월 주말에 출발하는 김포에서 제주행 노선을 검색하면 아침 첫 비행기부터 오후 5시까지 ‘잔여 좌석 없음’으로 나오지만, 정상요금으로 검색한 결과 좌석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비행기 잔여 좌석이 있지만 해당 좌석에 대한 마일리지 사용은 제한되고 있다. 실제 마일리지 사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자 대한항공은 홈페이지에서 현재 모형항공기와 곰인형과 같은 로고상품을 마일리지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마일리지를 터무니없이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일본행 왕복 항공권은 3만 마일리지를 공제하면 티켓팅 할 수 있는데, 플라스틱 모형항공기의 가격이 3만4000마일리지로 일본의 왕복 항공권보다 마일리지를 더 써야하는 실정이다. 곰인형도 1만2000마일리지로 같은 마일리지는 제주도 프레스티지 좌석을 왕복으로 끊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는 이마트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마트에서 직접 마일리지를 사용할 경우 가치가 떨어진다. 아시아나는 1만 마일리지로 김포-제주 왕복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지만, 이마트에서는 1만 마일리지 당 7만원으로 떨어져 20만원 상당의 제주 왕복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1만 마일리지는 이마트에서 7만원 정도로 가치가 반이상 뚝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 등으로 사용하지 못할 마일리지를 가족 외에 타인에게 마일리지를 양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두 항공사 모두 양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는 두 항공사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제주항공의 경우 타인에게도 마일리지를 양도 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외국 항공사의 경우는 더 자유롭게 마일리지를 쓸 수 있다. 한국의 두 항공사는 성수기에는 더 많은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하지만, 미국 델타 항공은 마일리지를 사용해 좌석을 예약하는 데 성수기와 비수기 제한이 따로 없으며, 빈 좌석만 있으면 언제든지 마일리지로 잔여좌석을 예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이 없고, 타인에게 양도도 가능하다. 국내의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의 가치에 맞는 사용처를 제공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소멸 안내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야기쉼터 > 기자의 눈
      2018-03-09
    • [엄주원의 이유있는 디자인](28) 불가능과 열정 사이
      (뉴스투데이=엄주원 칼럼니스트)'불가능' 담긴 의미의 말을 많이 듣는 디자이너의 고충 안되는 걸 되게 하는 '열정' 있을 때 만족한 결과 나와 퇴근 후 술 약속이 있다는 제작소 사장님을 붙잡고 3시간째 ‘어떻게 하면 더 디자인이 잘 표현될지, 어떻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어떻게 하면….’ , ‘더 잘’할 수 있는지 의논 중입니다. 누가 보면 대단한 것이라도 만드는 줄 알겠다고 투덜대지만 좋아하는 치맥을 미루고 같이 고민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디자이너로 지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디자인 좋네요?’ 아니오. 그런 칭찬보다 ‘그렇게는 할 수 없어요. 그렇게는 해 본 적이 없어요. 남들 하던 대로 바꿔서 하세요.’ 안타깝게도 ‘불가능’이란 의미가 가득한 말들입니다.수도 없이 듣다 보니 ‘안된다’는 말이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생각하던 그 결과물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는 경험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제작소 사장님 같은 분들을 만나 ‘안된다’를 ‘된다’로 바꾸게 되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합니다.누구나 입을 모아 ‘디자인 좋다’라고 하는 경우의 대다수는 뛰어난 디자인 아이디어 이상의 섬세하고 높은 수준의 제작 결과물을 수반합니다. 아마도 그 디자인은 표현이 ‘안된다’는 말을 수만 번 듣고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지금의 우리 생활 주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미려한 디자인으로 감탄사를 자아내는 약5mm 두께로 이루어진 곡면 TV, SF영화에 등장해 환호를 자아내던 투명 모니터가 실제 제품으로 나온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모두를 감탄 시키는 좋은 디자인의 좋은 제품은 불가능을 뛰어넘는 열정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열정이 있는 사람은 행동하고, 열정이 없는 사람은 시도만 한다. 얼마나 벅차고 도전적인 일이든 시작보다 더 쉬운 것이 어디 있는가. ‘열정’이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는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일을 위해 기꺼이 고통받는 것’이었다. – 도서 겐샤이 中”짜인 규격 대로, 남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 하면서 남들과 다른 뛰어난 디자인을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불가능에 쉽게 무너지면 디자인에 열정이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디자인을 하고 싶다면 ‘불가능과 열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생각들은 좋은 디자인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단어일 것입니다.불가능이란, 세상을 쉽게 살기 위해서 시원찮은 사람들이 만든 말이다.불가능은 팩트가 아니다. 의견일 뿐이다.불가능이란 주어진 도전이다.불가능은 단발적이다.불가능이란 아무것도 아니다.-무하마드 알리- 엄주원 ▶ 좋은 브랜드 디자인은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대기업을 강대기업으로 도약하게 한다고 믿는다. 브랜드 디자인의 본질은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그것을 명료하게 시각화하는 것, 즉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 모든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는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브랜드 디자이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디자인과를 졸업했으며, 2006년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브랜딩 전략 전문회사 ‘디스커버리아이’를 만들었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을 제대로, 적확하게 발견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담아 만든 이름이다. 화요 브랜드 리뉴얼, 삼성물산 건설부문 아이덴티티 시스템, 삼성화재 서비스 아이덴티티 등을 작업했으며, 2013년 화요 디자인으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상)를 수상했다.
      • 이야기쉼터 > 칼럼 > 엄주원의 이유있는 디자인
      2018-03-08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