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1.15 01:10 ㅣ 수정 : 2025.01.16 09:46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까지 나서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밝히면서 QBTS, 레기티 등 양자컴퓨팅 관련주 우수수
양자컴퓨팅에 관한 논란을 촉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양자컴퓨팅의 미래에 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양자컴퓨팅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디웨이브 퀀텀(QBTS)의 앨런 바라츠 CEO는 젠슨 황 발언에 즉각 반박을 내놓았지만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양자컴퓨팅의 미래에 대해 재차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젠슨 황은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CES 2025에서 양자 처리 장치(큐비트)의 수가 현재보다 100만 배 증가해야 상업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상용화 시점은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황의 발언은 양자컴퓨팅 기술의 현재 상태와 상용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양자컴퓨팅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촉발했다. 이 발언은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고, 디웨이브 퀀텀과 레기티, 아이온큐 등 양자컴퓨팅 관련주들은 즉각적으로 급락세를 나타내며 투자자와 시장의 신중한 접근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대해 디웨이브의 앨런 바라츠 CEO는 "양자컴퓨터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며, 마스터카드와 일본 NTT도코모와 같은 기업들이 디웨이브의 양자컴퓨터를 실제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양자컴퓨팅 상용화 시기는 15년이나 30년 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디웨이브의 최근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해 상용화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을 낳기도 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역시 최근 양자컴퓨팅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그는 "양자컴퓨팅 기술은 현재 과장된 기대를 받고 있으며, 상업적 활용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기술적 진보와 안정성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젠슨 황에 이은 저커버그의 잇딴 저격성 발언은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지적이다.
양자컴퓨팅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전문가들은 기술적 한계와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MIT 공과대학의 양자정보과학 교수인 레이철 허버드 교수는 "양자컴퓨팅의 핵심 과제는 오류 수정과 안정적인 큐비트 운영"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연구 개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기술적 진보가 현재 속도로 진행된다면, 상용화는 빠르면 20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M의 양자컴퓨팅 부문 책임자인 제임스 클라크는 "현재의 양자컴퓨팅은 제한된 문제에 대해 고속 연산을 제공할 수 있는 도구"라고 설명하며, "금융, 약물 개발, 물류 최적화와 같은 특정 분야에서 이미 활용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클라크 역시 "광범위한 상업적 활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PwC의 기술 컨설턴트인 사라 존슨은 "양자컴퓨팅 기술은 공급망, 보안, 에너지 관리와 같은 산업 전반에 변혁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며, "양자컴퓨팅이 성숙하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AI의 도입만큼이나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현재는 기업들이 기술의 실용성과 투자 대비 효율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팅 주식은 최근 몇 년 동안 큰 주목을 받았고, 젠슨 황의 발언이 나오기까지 주가는 별다른 조정없이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용화의 불확실성과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님을 상기시켰다.
한편 젠슨 황의 저격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레기티 등 양자컴퓨팅 관련주들은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초반 전일대비 30% 이상 오르는 등 반등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오름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