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 2막 (1)] 최태원 회장, 구조조정 몸풀기 끝내고 '재무구조 개선' 가속페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4.03 05:00 ㅣ 수정 : 2025.04.03 05:00

그룹 성장동력 'ABC'로...3년 내 30조원 FCF 만들어 부채비율 100% 이하
최회장, 지주사·SK이노·SK하이닉스·SKT 이사회 의장 겸직해 핵심사업 관리
이사회, 기업 경영 효율화 높이고 대내외 위기 관리 능력 갖춘 인재 확보
수익성 낮은 비주류 계열사 매각...운영 효율화하고 AI 사업 투자할 체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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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기업을 성장을 시킨 '뚝심의 아이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돌연 구조조정의 칼을 꺼냈다.  SK그룹은 219개 계열사를  거느려왔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무리한 투자와 사업 확장이 경영 비효율을 낳는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부터 '선택과 집중' 울 위한 리밸런싱(Portfolio Rebalancing, 사업재편)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2024년이 몸풀기 경기였다면 올해는 기업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본경기에 들어가는 시점이다.  <뉴스투데이>는 모두 만류한 하이닉스를 인수해 'AI(인공지능) 메모리' 독주 체제를 갖춘 최 회장이 추진하는 '리밸런싱' 효과와 올해 경영전략 방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3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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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SK 전시 부스내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SK]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 개선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경영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 - 2025년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년사 일부 발췌

 

2021년 12월 까지만 해도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온 SK그룹이 2년여만인 2023년 5월 사업 방향을 'ABC(AI·배터리·반도체)'로 사업방향을 과감하게 틀었다. 

 

그리고 최태원(65· 사진) SK그룹 회장은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회사 미래 성장을 일궈내기 위해 리밸런싱(Portfolio Rebalancing, 사업재편)을 지난해말 선언했다.

 

신기술 중심의 사업 전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이에 따라 ABC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구조에 역량을 집중하는 '그룹 다이어트'에 본격 돌입했다.

 

SK그룹이 가장 시급하게 추진한 리밸런싱 과제는 ‘재무 건전성’ 강화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 효율을 향상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운영 개선’ 전략을 마련해 향후 3년 내 30조원대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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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업보고서 참고 [그래프 = 뉴스투데이] 

 

그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SK그룹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그룹 자산총계는 2023년에 비해 7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총 자산은 2023년 206조9702억원에서 2024년 214조9777억원으로 3.87%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리밸런싱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의 고삐를 죄기 위해 다시 한번 지휘봉을 잡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제34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그리고 직후 이어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최 회장은 2015년부터 11년간 지주회사 SK㈜ 대표이사 회장으로 활약해온 만큼 재선임 건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그는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 ABC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SK텔레콤 회장과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사실상 그룹 핵심 사업을 근·원거리를 오가며 관리하고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새롭게 선임된 이사회도 최 회장과 함께 그룹 리스크  관리에 적합한 역량을 가진 인물들로 꾸며졌다.

 

우선 그룹 내에서 사업 기획,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등에서 활약한 강동수 SK㈜ PM부문장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강동수 부사장은 소셜밸류(사회적 가치), 리스크 매니지먼트, 경영기획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매니지먼트 전문가'다.

 

특히 강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PM부문은 그룹 리밸런싱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이에 따라 그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그룹 지주사 뿐만 아니라 SK텔레콤·SK이노베이션과 이사회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사외이사에는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과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발탁됐다. 

 

에너지·화학 분야 전문가인 이관영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 등 계열사의 전문성 강화와 기업 M&A(인수합병),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국제관계 전문가 정종호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펼치는 '관세 전쟁' 등 당면한 글로벌 경제 리스크에 맞서 미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는 그룹의 사업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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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4년 11월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SK]

 

SK그룹은 지난해 차량 공유업체 '쏘카'를 비롯해  △ 반도체용 특수가스제조업체 'SK스페셜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문업체  '티라유텍'에 이어 올해에도 수익성이 낮은 비주류 계열사를 매각해 조직 슬림화와 운영 효율화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AI(인공지능)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할 체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리밸런싱 과정에서 조직이나 일부 사업 투자가 축소돼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라며 "SK는 리밸런싱으로 부채는 줄이고 수익성은 높여 이를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AI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미래성장 분야 투자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주총회에서 밝힌 것처럼 SK는 최 회장 주도 하에 올해도 사업재편을 통한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크지만 지난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SK는 재무 안전성 강화와 실적 개선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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