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트럼프 관세폭탄 전에 사자” 미 자동차 수요급증 속 테슬라만 소외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4.03 01:00 ㅣ 수정 : 2025.04.04 16:41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수입차 수입부품 모두에 관세 25% 부과 예고에 자동차값 오르기전에 차량 구매하려는 미 소비자들 급증, 업계에선 관세부과로 1만달러에서 1만5000달러 상당의 차량가격 상승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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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자동차 딜러샵.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자동차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5% 수입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혼란에 빠졌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전에 차량을 구매하려 몰려들고 있으며, 자동차 대리점들은 예약 주문이 폭증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트럼프 관세로 인해 차량 가격이 최소 1만 달러에서 1만5000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수입차와 수입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조치는 미국 내에서 제조되었더라도 수입 부품을 사용하는 차량에까지 적용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부품에서 조립까지 ‘올-아메리칸 카’라는 개념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관세가 적용되면 거의 모든 차종의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애널리스트 에린 키팅은 "트럼프의 관세부과에 앞서 자동차 구매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단기적인 현상이며, 몇 개월 후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이전에도 코로나로 인해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면서 자동차 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가격 상승의 원인은 다르지만, 미국 시장이 또 다른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가격급등 우려로 미리 차를 구매하려는 열풍 덕분에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가 단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오히려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주중에 분기별 차량 배송량을 발표할 예정이며, 애널리스트들은 33만6681대의 배송량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작년 동기의 38만6810대에 비해 5만여대가 줄어든 것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산량 역시 36만2615대로, 작년 동기의 43만3371대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이 관세 영향으로 최대 1만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로 인해 벤징가의 엣지 랭킹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은 단기, 중기, 장기 모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머스크는 여러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도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특히,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약 29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닛산, 마쓰다, 스바루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는 "이번 관세로 인해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유럽 자동차 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세 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내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양의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번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단기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판매 둔화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와 자동차 업계 모두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또한 큰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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