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빨간불’ 켜진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해법 찾기 ‘골머리’

최정호 기자 입력 : 2025.04.06 07:00 ㅣ 수정 : 2025.04.06 07:00

직접판매, 셀트리온‧SK바이오팜‧녹십자
간접판매, 삼성바이오에피스‧대웅제약‧휴젤
관세부가 시 매출 부진할 가능성 커져
업계 "신약 개발·미국 수출만이 살 길"
트럼프 시대 '라이선스 아웃' 늘어날 듯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의약품에 부과하는 관세 정책을 밝히겠다고 예고해 업계는 사태를 관망 중에 있다. 만일 대미 수출 의약품에도 25% 상호관세가 적용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글로벌시장에서 역성장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뉴스투데이>의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업계 대응 방식은 아직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의약품 관세가 현실화 될 경우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공식적으로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대웅제약, 휴젤, 녹십자 등이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녹십자는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대웅제약, 휴젤은 미국 내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은 올해 상반기까지 물량을 지난해 미국에 보낸 상태라 당장은 관세 영향권 밖이다. 이들은 미국 내 CMO(위탁생산) 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생산해 관세를 회피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다만 단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이라는 점과 FDA가 CMO 기업에 대해 CGMP급 시설을 요구하고 있어 하청 기업에 대한 변수가 잔존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은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상황이 아직 계속 변동되고 있어 앞으로 면밀히 정책을 살피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의 면역글로블린제제 ‘알리글로’는 지난해 7월부터 현지 법인을 통해 미국 내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성장이 기대되나 관세에 따른 매출 불확실성이 발생한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은 미국 시장에서 자리 잡은 상태라 관세에 대해 비교적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나, 녹십자는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조하고 파트너사가 판매하는 방식이라 관세에 직접적 영향권 안이다. 지난 2023년 7월부터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를 공급을 시작했고 지난해 7월에는 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정책 동향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으며 매출 확대를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수출하고 있는 대웅제약과 휴젤도 관세라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 두 기업도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공급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수출면 주보)는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점유율 2위다. 때문에 매출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시장 1위인 엘러간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점진적으로 매출 잠식 우려가 따른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는 지난해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휴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난해 하반기 선적 물량을 가지고 상용화를 막 시작한 단계라 당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적 물량을 다 소진할 경우 미국으로 수출해야 하는 제품에 대해 관세가 부가된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더욱이 엘러간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기 때문에 휴젤은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또 FDA라는 기관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신약으로 기업 성장을 도모하는 제약사라면 FDA 승인 받고 미국에서 판매를 개시하는 게 필수적이다. FDA로부터 승인을 받을 경우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빠른 허가를 받을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장악도 쉬워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에도 25% 관세를 적용할 경우 전략 수정을 불가피해진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을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 방식으로 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수출의 경우 계약금을 마일스톤 방식으로 수취하고 향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수익구조로 돼 있다.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급상승할 수 있지만 미국 직접 수출보다는 영업이익 개선에 있어서는 더디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