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대 금융지주, 예상을 웃돌았다…“순이익, 자본 모두 방어” <대신證>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은 비이자이익의 개선이 두드러지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고, 신한금융도 선방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일회성 비용과 대손비용 증가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0일 박혜원 대신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9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전분기 대비 135.2%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도 소폭 상회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1조12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시장 전망치를 9.1% 웃돌았다. 증권 실적 회복과 함께 비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된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 역시 1조69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6.6% 초과 달성했다. 신한지주는 1조4880억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반해 우리금융지주는 희망퇴직 비용(약 1690억원)과 카드·캐피탈 부문 대손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6160억원에 그쳐 유일하게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4대 은행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평균 NIM은 전분기 대비 0.033%포인트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조달비용 절감과 대출 성장 조절이 주효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금리 하락 영향이 본격화되며 마진 축소 압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건전성 지표도 긍정적이다. 4대 금융지주의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모두 개선됐으며, 특히 우리금융은 전분기 대비 0.29% 상승한 12.42%를 기록해 괄목할 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원화대출 역성장과 함께 위험가중자산(RWA) 조절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비이자이익도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손익 개선과 증권 계열사 실적 반등이 주요 원인이다. 하나금융은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457.5% 증가했으며, KB금융과 신한지주도 각각 220.3%, 339.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연체율 상승과 관련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1분기 연체채권 매각이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충당금 대비 연체채권 비율이 하락했고, 특히 카드 연체율 상승이 부담으로 지적됐다. 내수 부진과 자영업자 중심의 소호 대출 부실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KB금융은 깜짝 자사주 매입과 912원 규모의 분기 배당을 발표했고, 신한·하나금융도 연내 추가 자사주 소각 및 환원정책을 시사한 바 있다”며 “자본비율 안정성과 주주환원 기조가 함께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는 2분기 이후 대선 일정과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등이 금융업종 모멘텀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하며 “총환원율과 이익 측면에서 여전히 KB금융이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