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공권 잡아라'...대한항공·아시아나·LCC 특가 경쟁 후끈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이달 들어 파격적인 항공권 공세를 펼쳐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는 한동안 고공행진을 펼친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류할증료도 최대 28.6%까지 떨어져 이들 항공사들이 항공권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인하에 힘입어 앞다퉈 하계 항공권 특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항공업체가 유류비 부담 증가분을 보전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에 추가 부과하는 금액이다. 즉 항공사가 기름값이 비쌀 때 승객에게 추가 부과하는 일종의 ‘기름값 수당’ 개념이다.
이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올라가면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유류할증료가 내려가면 항공권 가격도 인하된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고시하는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이 수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할증료 단계도 자동으로 낮아진다.
이번 유류할증료 인하는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조정 폭은 기존 8단계에서 4단계로 무려 4단계가 내려갔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보여주듯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거래 가격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배럴당 60.79달러로 직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15달러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6월 2일 오후 기준 1373.90원으로 1400원 대에서 크게 내려간 점도 항공사의 운영 부담을 줄여줬다.
이에 따라 각 항공사는 다양한 특가 이벤츠와 한정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노선은 조기 매진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6월은 항공권 수요가 비교적 작은 비수기라는 점도 소비자로서는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이다.
■ 유류할증료 3개월 만에 '반값'…환율 안정 효과 겹쳐

국토부가 고시한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거리별로 최소 1단계에서 최대 6단계까지 하향 조정됐고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항공사 요금 구조도 빠르게 반영됐다.
대한항공은 기존 1만500~7만6500원이었던 노선별 유류할증료를 7500~6만1500원으로 낮췄으며 중국·일본·홍콩 등 아시아 단거리 노선은 최대 28.6% 인하했다.
아시아나항공도 1만1700~6만5600원이던 유류할증료를 8500~4만9700원으로 조정하고 노선별로 20~27.4% 수준의 인하율을 적용했다.
이에 질세라 LCC들도 일제히 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긴존 1만960~2만4660원에서 8220~1만9180원으로, 진에어는 9590~2만7400원에서 8220~2만550원으로 유류할증료를 낮췄다.
티웨이항공 역시 7300~5만3900원에서 5700~4만11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항공권 실구매 금액에서 차지하는 외화결제 부담도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유류할증료는 달러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환율 하락이 곧바로 항공권 비용 부담 감소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항공·여행업계에서는 최근 상황을 좀처럼 접하기 힘든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와 환율이 동시에 우호적 흐름을 보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라며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전인 6월이 가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시기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들어 국제유가나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 7~8월 항공권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특히 대내외 악재로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상승하면 현재 할인된 유류할증료 효과는 사라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각사, 6월 프로모션으로 고객 확보 나서

이런 가격 인하 흐름에 맞춰 항공사별 프로모션도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단순히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혜택을 결합한 한정 프로모션을 선보여 고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도쿠시마 노선을 편도 총액 4만9900원 특가에 선보이고 여기에 △오츠카국제미술관 입장권 무료 제공 △도쿠시마 시내버스 2일 무제한 탑승권 등 지역 관광 연계 혜택까지 더했다. 이는 문화와 실속을 모두 잡은 기획 상품으로 일본 소도시 여행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진에어는 6월 한 달간 ‘매진 특가’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국제선 최대 20% 할인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결제 때 최대 1만5000원 즉시 할인 △사전 좌석·수하물 쿠폰 제공으로 괌, 다낭, 타이베이 등 인기 노선에서 실질적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일본,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중화권과 몽골 노선까지 포함한 반짝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사카, 마닐라, 방콕, 타이중, 울란바토르 등 다양한 노선에서 주간 단위 특가 이벤트가 펼쳐진다.
티웨이항공은 자체 정기 프로모션 ‘월간 티웨이’를 통해 6월 출발 항공권을 일본·동남아·괌·사이판 등 주요 노선 중심으로 특가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왕복 항공권 실구매가 기준으로 한 세부 가격표를 제공해 실속형 여행객 선택지를 넓혔고 일부 노선은 제휴 카드 할인과 앱 전용 쿠폰도 함께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6월 항공권 예약은 단순한 가격 혜택을 넘어 성수기 직전의 마지막 실속 여행 타이밍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라며 "특히 이번처럼 항공권 가격, 환율, 유류할증료, 프로모션까지 동시에 거머쥐는 기회는 많지 않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