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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사까지 쓰는 시대지만...기자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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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기자
입력 : 2025.06.12 16:25 ㅣ 수정 : 2025.06.12 16:25

쳇GPT 활용해 기사 작성...정보 오류 발생
'정정 보도' 요구한 독자 메일 받고 긴장
"AI는 기자의 통찰력을 따라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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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뉴스투데이 산업2부장 대우 

 

[뉴스투데이=최정호 산업2부장 대우]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사들은 보도자료를 AI가 처리하도록 해 기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 스트레이트 기사를 AI에게 쓰게 하는 식의 업무 방식도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의 업무 영역에 AI의 침투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독자로부터 기사 내용 중 정보가 틀린 게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지난 2009년 “기사를 써줘 고맙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은 후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기사 내용의 정보가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는데 독자의 지적에 적잖게 긴장했다. 

 

정보가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던 것은 AI 쳇GPT를 활용해 두세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쳇GPT가 최신의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유통업계 한 홍보이사에게 전했다. 이 인사는 “우리도 쳇GPT로 검색해서 정보를 기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데 그것이 틀려서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 소재 때문에 쓸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필자가 쳇GPT를 사용해 기사를 쓴지 두 달 정도 지났다. 이전까지는 제약사들이 개발해 출시한 의약품의 품목허가 시기 등을 기사에 써넣으려면 인터넷을 검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때문에 분석 기사 하나를 쓰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인이 AI를 활용해 기사를 써보라고 적극 추천해 쳇GPT를 쓰게 됐는데,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집에 있는 GINI TV나 아이폰 SIRI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써보니 AI가 많이 진일보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쳇GPT를 통해 기사를 쓰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기사를 써보라고 명령을 내렸는데 각종 정보들을 짜깁기해 내는 수준이었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말했다”라는 부분에서 실망했다. 

 

후배들이 기사에 “업계 관계자는~말했다”라는 문장을 썼을 때 취재 안한 것이라고 간주해 다시 쓰라고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쳇GPT가 취재도 하지 않고 “업계 관계자는~말했다”라는 것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연차 기자 때 “기자는 확인하는 직업”이라고 배웠다. 정보를 접하게 되면 그 진위 여부를 취재원으로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쳇GPT가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문서들을 분석해 기사로 만들 수는 있지만, 취재원을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통찰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1972년 미국에서 모든 매체는 단순 절도사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은 당시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고 침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보도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기자의 통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좋은 예다. 

 

쳇GPT는 인터넷 상에서 노출된 빈도수를 보고 이슈를 파악해 기사를 써준다. 그 이슈 이면에 있는 진짜 가치를 파악할 수 없다. 아무리 AI가 기사를 써주는 시대라고 하지만, 기자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연차 좀 있다고 쳇GPT에 의존해 기사를 쓰고 있는 스스로를 인식하고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junghochoi5591@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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