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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경제

블랙 프라이데이와 검은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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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입력 : 2018.11.27 08:33 ㅣ 수정 : 2018.11.27 08:33

블랙 프라이데이와 검은 금요일

▲ 브라질 소비자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에 열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키는 11월의 매직, 한국은 소외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11월의 넷째 주 목요일은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행사가 벌어지는 날이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기념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로 소매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들어가면서 1년 매출의 70%가 이때 발생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회계장부 잉크색에서 나온 말이다. 회계장부를 작성할 때 붉은색은 적자, 검은색은 흑자를 뜻한다. 1년 내내 적자(붉은색잉크)였던 유통업체들의 회계장부가 흑자(검은색잉크)로 돌아선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 블랙프라이데이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주 끝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는 달라진 미국경기를 반영하듯 역대 최고 기록을 쏟아낼 것이란 전망이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지난 23일 하루만으로도 230억달러(25조99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2017년에 비하면 9% 증가한 것이다.

쇼퍼트랙에 따르면 온라인 매출은 62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3.6% 늘었으나 오프라인 매출은 세일기간 중 좋지 않았던 북동부 지역 날씨 탓에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는 한국의 해외직구족들도 대거 참가해 온라인 주문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흉내내서 시작한 광군제(싱글즈데이)는 '인구가 깡패'인 중국답게 매년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2135억위안(3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28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 올해 광군제 매출은 또 다시 신기록을 갱신했다.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는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중국의 1990년 이후 출생자를 의미하는 주링허우가 광군제 매출의 전체 46%를 차지할 정도로 왕성한 소비를 보였다고 한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광군제 덕분에 매출이 상당히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는 광군제 당일날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에이블씨앤씨의 화장품브랜드 미샤는 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락앤락은 63억원어치를 팔았고 농심은 8억1500만원어치로 신기록을 갱신했다.

이밖에 쿠쿠, 대우전자 등 많은 중국진출 기업들이 짭짤한 광군제 특수를 누렸다.

한국쇼핑족과 기업들이 적지않은 특수를 누리고 있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는 남의 나라 쇼핑행사다. 정작 국내에서 쇼핑붐이 있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등에 맞춰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미친세일, 반값세일이란 자극적인 구호가 실제 반값행사인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가격을 조작해 오랫동안 소비자를 농락해온 업계의 자업자득이란 지적도 있다.

남의 나라 행사에 열광하고 남의 나라 행사 덕분에 특수를 누리는 국내 기업의 자화상은 소비심리 회복이 아직 멀었음을 말해주며 동시에 세계가 환호하는 블랙프라이데이는 국내에서는 그냥 '검은 금요일'에 불과하다는 씁쓸한 여운을 던지고 있다.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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