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유통가,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박근혜 탄핵 때와는 달라"
박근혜 탄핵 당시 소비심리 반등… 올해는 국내외 불확실성 ↑
"탄핵 선고 이후도 당분간 혼란 지속...매출에 직접적 영향 없어"

[뉴스투데이=남지유·서민지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가운데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탄핵 인용으로 매출 증대까지 이어질지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4일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이번 탄핵 인용 결정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일단락되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확정 당시에 소비자심리지수가 ‘V 자’를 그리며 반등한 만큼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헌재 심리가 진행 중이던 2017년 1월 소비자심리지수 93으로 저점을 찍었으나, 탄핵안을 인용한 2017년 3월에는 97, 4월에는 102로 올라서면서 탄핵안 가결 전 수준을 넘겼다. 이후에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 같은 해 12월 112까지 올랐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후보에 따라 정책 방향성이 예측된다”면서 “이에 발맞춰 기업의 투자가 늘 것이며, 하반기 대통령이 선출되고 나서부터는 소비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탄핵이 인용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미래 불확실성은 기업 가치와 사업 변동성, 소비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경제 전반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16~17년과 비교했을 때 2024~25년 탄핵정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트럼프 2기 관세 정책 등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권구훈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는 2006년 중국 경기 호황과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외부 순풍에 힘입어 성장했다”며 “반대로 2025년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지닌 국가들과 함께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또 8년 전과 달리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업황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류센터에 9조 원을 투자한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질주하고 있는 반면 티몬·위메프에 이어 홈플러스, 발란 등이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탄핵 인용 결정이 소비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치적 이슈가 즉각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주말까지 찬반 집회가 예정된 가운데 탄핵 선고 이후 2주 정도는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게 일상을 이어나갈 것이기에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업계 관계자도 “탄핵 이후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집회 현장으로 인해 점포까지 안전 관리가 잘 될 것인지 초점을 두고 있다”며 “그동안 이런 정치적 이슈로 매출에 직접적인 연관이 큰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복합쇼핑몰 업계 관계자는 “탄핵 결과로 주류 등의 매출이 올라갈 수 있지만 전체적인 소비가 갑자기 증가하지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정치적인 상황을 보고 기업들도 방향을 세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탄핵 이후 대선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관세 등 여러 대외적인 경기 불안 요소들이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예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처럼 소비심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등 해외 수출 비중이 큰 식품기업들도 이번 탄핵 결과가 국내외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큰 특이사항은 없으며,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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