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포비아 ④] 관세전쟁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이중성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4.11 01:20 ㅣ 수정 : 2025.04.11 01:20

미국인들 관세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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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명 ‘해방의 날’에 발표한 관세정책으로 전세계는 패닉에 빠졌다. 사실상의 무역전쟁 선포와 관련, 일부 국가는 미국 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상당수 국가들은 맞불관세를 발표하며 강대강 대치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관세폭탄 이후 수 천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며, 미국인들에게 '버티라'고 요구했다. 수십년간 글로벌경제를 지탱해온 세계무역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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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슈퍼마켓.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심리는 복잡해 보인다. 당장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을 우려하면서 관세정책에 대한 반대비율은 취임전보다 올라갔지만,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별로 흔들리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정치·경제 담론의 중심에 있다.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든 그의 ‘관세 폭탄’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의 상당수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정 부분 지지를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때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 사이에선 경제적 불이익보다 ‘국가의 자존심’과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우선시하는 정서가 밑바탕에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주요 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연간 평균 830달러가량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전제품, 자동차, 의류 등 중국·멕시코 수입 비중이 높은 제품군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으며, 이로 인해 저소득층일수록 타격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보복관세 대상이 된 미국산 대두·옥수수·쇠고기 등의 농산물은 수출길이 막히며 중서부 농민들의 피해가 심각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2023년 아이오와주에서는 농가 도산율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 자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순수한 경제 논리가 아닌 '정체성과 감정'의 문제로 전환되었음을 지적한다.

 

미국 코넬대학교 정치학과 루이스 마틴 교수는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있어 관세정책은 ‘경제적 자해’가 아니라,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의 상징”이라며 “경제적 손실보다 '우리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감정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러스트 벨트(쇠락한 제조업지대) 유권자들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공장 문을 다시 열게 하진 못했지만, 최소한 ‘우리를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전통적 자유무역주의자들은 관세정책이 시장 경쟁을 왜곡하고, 미국 제조업의 부흥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은 오히려 ‘강한 보호주의’가 보수의 정체성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워싱턴 기반 정치컨설턴트 마이클 피셔는 “트럼프는 공화당을 레이건 시절의 자유시장 정당에서, ‘경제적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바꿨으며 그의 관세정책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 재편의 핵심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말 퓨리서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세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올라도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전체 유권자의 58%에 달했다. 특히 트럼프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50세 이상 백인 남성, 고졸 이하 학력층, 중서부 지역 거주자의 동의율이 높았다.

 

이는 일종의 '경제적 애국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뉴욕대 사회심리학과 데보라 헤인즈 교수는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겠다는 태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더욱 일반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화에 대한 환멸과 지역 정체성의 부활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미국 경제에 여러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인들의 반응은 단순한 손익계산을 넘어선다. ‘우리가 무역에서 당하고 있다’는 오랜 불만, 그리고 ‘중국 견제’에 대한 집단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향후 미국 정치에서 무역정책은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정체성과 감정의 정치’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들은 숫자가 아닌 ‘감정의 서사’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코넬대 정치학과 루이스 마틴 교수는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보다 ‘존엄’이라는 단어에 투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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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5-04-11 01:20

트두ㅇ창 탄핵해 아 치매노인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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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5-04-11 01:20

트두창 탄핵해 아 치매노인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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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5-04-11 01:19

트두창 탄핵해 아 치매노인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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