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힘입어 1분기 선방한 '당근'…글로벌 사업은 여전히 과제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법인명 당근마켓)이 국내 광고 수익을 중심으로 1분기 실적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이퍼로컬(좁은 범위의 특정 지역) 플랫폼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는 성과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수익 개선이 과제로 지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당근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당근은 별도 기준으로 매출 578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 77.8% 증가한 수치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25억 원)을 넘어섰다.
당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1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광고 사업이다. 로컬 타겟팅이 가능한 광고 환경 덕분에 다양한 지역 기반 비즈니스가 당근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광고 수요도 급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광고 사업은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도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연간 별도 실적 기준, 매출은 18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배 늘어났다. 광고의 절대 규모가 커지면서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광고주 수와 광고 집행수는 전년 대비 각각 37%, 52% 증가했다.

당근은 중고거래를 시작으로 동네생활, 당근알바, 당근페이 등으로 서비스를 넓혀왔다. 지역 기반 기능을 묶어 ‘국민 앱’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러한 하이퍼로컬 전략은 국내에서 이용률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당근은 2019년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 일본과 캐나다, 미국, 영국 등 4개국 1400여 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올해 2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근은 향후 5년 내 북미 전역으로 ‘캐롯’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사업은 확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캐나다 법인(Karrot Canada Corp.)은 지난해 220억 원, 일본 법인(Karrot Japan Corp.)은 2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해외 법인의 올해 1분기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다. 결산월이 12월인 만큼 글로벌 사업이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는지는 내년 상반기 공개되는 한해 실적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당근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경우 초기 투자가 집중되는 성장 단계인만큼 현재 시점에서는 당장의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미래 비전을 향한 투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나다 시장의 경우, 이용자 확보 및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 공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시기”라며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개선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당근의 장기적 목표인 글로벌 투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사업이 그랬던 것처럼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익도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