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네이버도 뛰어든 퀵커머스…소상공인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6.13 07:00 ㅣ 수정 : 2025.06.13 07:12

네이버, 이달 GS25·이마트에브리데이와 '지금배달' 시작
배민 이어 쿠팡이츠·올리브영·다이소도 퀵커머스 강화
“소상공인 설 자리 잃어”vs“대세에 올라타야” 의견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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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퀵커머스 시장에 네이버까지 가세하면서 유통업계의 ‘속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1시간 내외 초고속 배송을 내세운 퀵커머스 서비스가 식품을 넘어 생필품과 반려동물용품, 도서, 전자기기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통 지형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 중심 골목상권에는 설 자리가 줄고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퀵커머스를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AI 커머스 쇼핑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퀵커머스 서비스 ‘지금배달’ 강화에 나섰다. ‘지금배달’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웹과 앱에서 사용자 주변 1.5km 내외 스토어와 상품을 연결해주는 1시간 내외 초고속 배달 서비스로, 지난달 15일 처음 도입됐다. 

 

지난 11일에는 GS25 편의점도 새롭게 입점하며 서비스 범위가 확대됐다. 현재 전국 1000여 점포에서 사용자 위치를 중심으로 편의점 상품을 손쉽게 받아볼 수 있으며, 향후 전 점포로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편의점뿐 아니라 대형 슈퍼마켓(SSM) 등에서도 지금배달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다음 주에는 전국 190여 개 점포의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도 1시간 내외로 배달이 가능하도록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7월 중에는 배달망 고도화 작업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배송권역도 기존보다 더 촘촘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는 통상 1~2시간 내 신속 배송이 가능한 전자상거래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신선식품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생필품과 반려동물용품, 도서, 전자기기 등으로 영역이 빠르게 확대됐다.

 

퀵커머스 시장을 선도해 온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8년부터 B마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점·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장보기·쇼핑’ 탭으로 분류하고 대형마트, 편의점 브랜드와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올해 초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서 꽃과 반려용품, 뷰티 등을 단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밖에도 GS25·GS더프레시(우리동네GS)와 요기요(요마트), CJ올리브영(오늘드림), 다이소(오늘배송), 컬리(컬리나우) 등 유통업체들도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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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딜리버리히어로/그래프=뉴스투데이]

 

이처럼 유통업계가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2000억원에서 올해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배민에 따르면 B마트 등 배민 커머스 사업 실적을 나타내는 상품 매출은 지난해 7568억원으로 전년 동기(6880억원) 대비 10% 성장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소비자들이 온라인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배송 속도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코로나 이후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퀵커머스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편의점은 초근접 쇼핑 플랫폼인 만큼 퀵커머스를 통해 기존 고객뿐 아니라 편의점을 이용하지 않던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퀵커머스를 앞세운 대형 플랫폼의 확산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동네 슈퍼와 문구점, 공구상, 펫숍 등 전통 소매점들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입점 수수료나 중개 수수료, 배달비, 광고료, 결제대행업체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수익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퀵커머스(즉시배송)의 공세로 오프라인 유통 소상공인들의 설 자리도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도 <뉴스투데이>에 “예전에는 동네 슈퍼들이 전화 한 통이면 쌀이나 생필품을 직접 배달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자리를 퀵커머스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형마트까지 배달 플랫폼에 대거 입점하면서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소비 환경이 형성됐고, 그 여파로 동네 슈퍼들의 매출은 갈수록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퀵커머스가 소상공인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과거 대형마트나 다이소 같은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등장으로도 소상공인들이 1차 타격을 입었고, 이후 네이버쇼핑이나 쿠팡 로켓배송이 등장하면서 그 타격은 더욱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까지 퀵커머스에 뛰어들면,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더욱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퀵커머스를 비롯한 빠른 배송은 소비자의 니즈인 만큼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유통의 대세이며, 소상공인들도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바꿔야 한다”며 “아울러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소상공인이 이러한 서비스에 보다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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