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태에 약진하는 'LG유플러스'...통신업계 지각변동 일으킬까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해킹 사태로 인해 대혼란을 겪는 SKT와 전 정권 낙하산 의혹이 있는 KT와 달리 새 대표체제가 자리잡은 LG유플러스가 통신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의 유심 해킹 사태가 인지된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31일까지 SKT 가입자 47만8918명이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이 중 55.48%(26만5697명)는 KT로, 44.52%(21만3221명)는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이처럼 SKT 해킹 사태로 최대 수혜자가 KT가 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 정권 낙하산 의혹이 있는 김영섭 KT 대표 체제에 불확실성이 제기된 실정이다.
이처럼 SKT와 KT가 저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출범한 홍범식 사장 체제가 자리매김하면서 실적 개선과 함께 기술 경쟁력도 확보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 LG유플러스, 1분기 유의미한 실적 기록
LG유플러스는 연결 기준 2025년 1분기 영업수익 3조7481억원, 영업이익 25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15.6%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LG유플러스의 영업수익 및 영업이익 증가 배경으로는 유·무선 가입자의 증가와 AI가 적용된 B2B 인프라사업의 성장, 수익화 가능성이 낮은 일부 사업 정리를 통한 비용 효율화 등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무선 가입 회선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7% 증가해 12분기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동통신망(MNO) 가입회선은 2051만3000개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7% 증가했다. 특히 5G 핸드셋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0% 늘어난 819만6000회선으로 MNO 핸드셋 가입자 대비 74.8%로 비중이 확대됐다.
알뜰폰(MVNO) 가입회선의 가파른 증가세도 지속됐다. 지난해 1분기 703만 4000개였던 MVNO 회선은 21.7% 늘어 856만 2000개를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초고속 인터넷과 IPTV가 포함된 스마트홈 사업도 성장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한 6306억원을 기록했다.
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 IDC, 기업회선 등 사업이 포함된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한 4097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LG유플러스가 1분기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점은 지난해 출범한 홍범식 사장 체제의 효율성 강화에서 비롯됐다.
홍 사장은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으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 전략을 세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난해 취임한 홍범식 사장은 AI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한 AX 컴퍼니로의 전환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추진했으며, 이에 따라 업무 효율화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이런 상황에 SKT 해킹 사태로 인한 가입자 수 증가는 일종의 보너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KT의 경우 구현모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시절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 상임고문으로 활동했고, 김영섭 현 대표가 윤석열 정권 낙하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 AI 중심 신사업도 긍정적
LG유플러스는 AI 중심의 신사업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서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LG유플러스는 AI 기술 자체보다는 AI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집중하는 ‘사람 중심 AI’를 지향한다”며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4A(Assured, Adaptive, Accompanied, Altruistic) Intelligence 전략을 공표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MWC25 당시 AI 분야의 보안 기술인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 △온디바이스 sLM(small Language Model) △양자암호(PQC) 기술 등 ‘익시 가디언(ixi-Guardian)’을 차례로 선보이는 등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경험(CX) 분야에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다양한 산업에서 도입하고 있는 AI 컨택센터(AICC)의 핵심인 ‘AI 상담 어드바이저’ 기술설명회를 개최했다.
서남희 LG유플러스 CV담당은 “자사 고객센터를 통해 쌓은 연간 1800만여건의 상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담사를 제일 잘 아는 AI 어드바이저가 될 수 있도록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상담사 업무의 효율화와 고객 편의성 개선을 통해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도입한 회사까지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생성형 AI 전문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와 협업을 체결하는 등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를 기반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새로운 먹거리 핵심은 AI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익시오를 기반한 LG유플러스의 AI 사업 다각화는 향후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