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단기 금리 2007년 6월 이후 첫 역전에 월가 화들짝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거침없이 질주하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장단기채권의 금리가 11년 6개월만에 역전되자 경기후퇴 전조가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2년 만기,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금리) 격차는 4일(현지시간) 0.12%포인트로 좁혀져 2007년 6월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그 전날 장중에는 2년물과 3년물 금리가 5년물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돈을 오래 빌려주는 장기채는 짧게 빌려주는 단기채보다 수익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장기채 금리가 단기차 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미래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리는 흉조라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에 따르면 이같은 금리역전은 그동안 세 차례가 있었다. 1990년, 2001년, 2007년이 그것인데, 세 차례 모두 불황을 경험한 시기이다.
하지만 금리역전이 곧바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스포크에 따르면 과거 세 차례 불황은 미국 국채 3년물과 5년물의 금리가 역전된 뒤 평균 26.3개월 후에 발생했다. 금리역전이 발생해도 본격적인 불황은 2년 뒤에나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같은 분석 자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CNBC방송은 연준 관리들이 장단기 금리 수익률 곡선을 주시하고 있으나 경제의 건전성을 따지는 여러 지표 가운데 하나로 참고할 뿐이지 절대적인 지표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경기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도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며 "이는 내년 한국 경제의 완만한 하강세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채권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경기가 양호한 상황에서 연준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고 점도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도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