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운 ‘빅텍’ 회장, 끊임없는 도전과 기술혁신 통해 전자전시스템 분야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전자전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는 ‘빅텍’은 1990년 당시 금성전기(주)(현 LIG넥스원) 기술연구소 팀장으로 재직했던 박승운 회장이 군용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판매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이다. 설립 당시에는 ‘빅텍파워시스템’이었으나, 1996년 회사가 성장하면서 사명을 ‘빅텍’으로 변경했다.
박 회장의 창업 동기는 3가지다. 먼저 금성전기(주) 연구원으로 13년간 근무하며 방산제품 개발 역량 등 방위산업 엔지니어로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됐고, 군용 전원공급장치 시장의 사업화 가능성 및 소자본 투자로 창업이 가능했다는 점 그리고 방위산업 정책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중심이동을 하면서 국산화 개발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 PRC-999K 전원공급장치로 시작해 ‘전자전 ES 장비’ 개발로 자리 잡아
빅텍은 창업 이후 곧바로 PRC-999K(주파수 도약형 무전기)용 전원공급장치 개발업체로 선정됐고,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빅텍은 ‘군 통신용 전원공급기 전문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게다가 1996년 발생한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지휘통신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PRC-999K 생산 물량이 대폭 증가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전원공급기의 성장은 한계가 있었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사업 발굴이 절실해졌다. 수많은 고심 끝에 찾아낸 아이템이 오늘날의 빅텍을 있게 만든 전자전 ES 장비인 ‘함정용 전자전시스템 방향탐지장치’ 였다. 당시 전자전 기술은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의 4개 글로벌 방산업체만 보유한 최첨단 비닉기술로서 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이 가능했다.
박 회장은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전자전 기술의 국산화 개발에 뛰어들었다. 밤낮없이 기술 연구에 몰두하고 전문업체 제조현장 방문 등을 통해 초고주파 고속 SET-ON 수신기, 정밀 초고주파 방탐장치 및 정밀 방탐장치 시험대를 연속 개발하면서 마침내 1998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정밀 초고주파 방탐장치 시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후 ADD 주도로 더욱 매진한 결과 2000년 함정용 전자전시스템 방향탐지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된 장비는 기존 해외장비의 성능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가격 또한 저렴해 외화 절감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장비는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다양한 구축함에 탑재된 데다 현재까지 양산 중으로, 그동안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2003년 항공기용 전자전시스템 방향탐지장치를, 2013년 함정용 소형전자전장비(ACES)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코스닥 상장해 자금 조달하고 ‘U-BIKE 시스템’ 등 민수사업에도 진출
빅텍은 2019년 885억원 규모의 ‘피아식별기 성능개량 사업’을 수주하면서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단일 사업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수주공시 시점에 빅텍의 주식거래가 30분간 정지되기도 했다. 통상 매매 정지는 회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려지는 조치이나 이번에는 대규모 공급계약에 따른 단기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였다니 그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2020년 7월에는 빅텍이 4년에 걸쳐 개발을 진행해온 ‘잠수함용 전자전 ES 장비’가 국방기술품질원으로부터 최종 국산화 판정을 받았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국가만 보유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이 장비는 현재 운용 중인 해외 장비와 완벽한 대체가 가능하다. 게다가 수출승인 품목도 국산화를 완료해 수출 길도 활짝 열려 있는 상태다.
빅텍은 군포 안양을 거쳐 창사 10년만인 2000년 4월 경기도 이천에 신사옥을 완공해 본사, 연구소, 공장을 이전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2001년부터 상장 준비에 들어가 2003년 2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우리사주조합제도도 도입해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성장과 이익을 공유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2009년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해 114억원의 신규자금도 조달했다.
또한 방산에 이어 민수사업에도 진출했다. 자동차 전조등용 안정기인 HID Ballast는 야간운전 시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장치로 2004년 초도 양산하고 2006년에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또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을 이용한 ‘원패스 시스템’을 개발해 반포, 동천, 산본 래미안아파트에 공급했다. 전원공급장치 개발 노하우가 응용된 태양광 인버터 제품(3kw 단상 계통연계형)도 개발해 그린 홈 100만호 보급 사업자 선정 및 호주 수출용 인증도 획득했다.
특히 공용자전거에 단말기를 부착해 무인으로 자전거를 대여·반납하는 ‘U-BIKE 시스템’은 민수산업의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것이었다. 최초 대전시 사업에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업 전략을 바꾸면서 세종·여수시 등 지자체와 KAIST·부경대 등 대학교 사업을 수주했고, 축적된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마침내 ‘서울시 따릉이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 대한민국 벤처기업인 대통령상 수상…2030년 매출 2000억원 목표 내걸어
이처럼 박 회장은 수많은 방산 및 민수제품 개발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25년간의 경영 성과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2015년 ‘대한민국 벤처기업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 수상을 기점으로 2017년에는 철탑산업훈장 및 올해의 벤처 장관상을, 2018년에는 산업기술진흥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런 수상에는 그의 다양한 기부활동도 영향을 미쳤다.
박 회장은 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400만원 기탁을 시작으로 다일복지재단, 어린이재단, 아모나 공동체 등에 매회 1,000만원 내외의 지원을 지속해왔다. 또한 2010년 천안함 성금 2,000만원, 2012년 해군작전사령부 위문금 1,000만원, 2020년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 장학기금 3,000만원을 기탁했고, 건국대·충남대·충북대·두원공과대 등에 발전기금 및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박 회장은 2020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경영방침으로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내걸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잠수함용 전자전 ES 장비 개발’과 ‘송도 확대산업기술단지 사업자 선정’ 등 2가지가 현재까지의 결실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송도 사업자 선정은 두 번째 도전해 성사된 것으로 빅텍은 이곳에 지하 2층, 지상 10층의 신사옥(대지면적 4,335㎡, 연면적 22,142㎡)을 건립 중이다.
내년이면 신사옥이 완공되고 이천에서 송도로 회사 이전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빅텍이 전자전시스템 중 전자전지원(ES) 분야에서 이룬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전자공격(EA) 분야까지 완전한 기술을 가진 전문업체로 거듭나 회사의 ‘비전 2030’에서 제시했듯이 2030년에 매출 2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는 날이 현실로 다가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