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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기획 :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②

“사람 없는 도시계획은 계획일 뿐… 새만금은 그 오류를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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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자
입력 : 2025.06.12 18:44 ㅣ 수정 : 2025.06.16 13:04

실패한 도시들의 경고
“정주 없는 공급은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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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고 싶어지는 정주 기반을 함께 갖춰갈 때,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는 진짜 도시로 완성될 수 있다. [사진=새만금개발공사 제공]

 

[군산(전북)/뉴스투데이=구윤철 기자] 도시개발 사업이 실패로 귀결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핵심에는 항상 ‘사람이 없다’는 문제가 놓여 있다. 

 

화려한 계획과 정교한 조감도, 대규모 주택 공급도 결국 사람이 들어오지 않으면 모두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가장 중대한 도전도 바로 이 지점이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스마트 수변도시 내에 약 9천 세대 규모의 주택을 1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도시 전체 수용 가능 인구는 약 3만9천 명으로, 향후 단계적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주거 수요의 절반 이상은 새만금 국가산단 종사자 유입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계획에 따르면 정주 인구 중 약 9,400여 명은 산단 근로자로 구성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산업 활성화가 지연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주율 저조로 직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우려는 전례 없는 것도 아니다. 세종시는 1기 아파트 단지 분양 당시 공공기관 이전이 지연되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겪었다. 

 

생활 인프라와 교통망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주택 선공급은 수요자의 외면으로 이어졌고 도시는 상당 기간 공실률 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평택 고덕신도시도 유사한 경로를 밟았다. 삼성반도체라는 굵직한 투자 유치에도 불구하고, 초기 상업시설 부족과 교통 불편이 발목을 잡으며 실제 입주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같은 실패 사례들은 주택을 짓는 속도보다 사람이 들어올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도시란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지, 건물이 채워지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주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도시개발은 실제 거주 인구 유입 없이 지방재정의 적자만 키우고, 장기적으로 도시 유지·관리 비용을 증가시키는 구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계획 수립 초기 단계에서부터 공급 중심 접근이 아닌, 정주 기반 인프라가 순환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병행 설계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역 현장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은 공유되고 있다. 

 

군산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외부 투자자나 산업 근로자 유입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기존 군산 시민들조차 ‘그곳에서 살고 싶다’고 느낄 만큼의 정주 환경이 갖춰져야 성공적인 도시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지의 품질이나 분양가뿐 아니라 학교와 병원, 대중교통, 문화시설 등 일상의 모든 요소가 함께 따라와야 진짜 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주 기반이 확보되지 않은 채 공급이 앞서는 방식은 지역경제에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당장의 건설 붐이 지역 내 기업에게까지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외지 대형 건설사만 이익을 보고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정주 수요를 동반한 공급이 이뤄질 경우 그 파급력은 크다. 

 

주택 수요가 현실화되면 지역 내 건설업체, 자재업체, 인테리어 업계 등에 직접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실제로 약 2조 원에 달하는 건설자본이 군산 및 전북 서해안 지역으로 유입되며 지역경제 순환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 시공사와 지역 기반 기업이 수변도시 조성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설계가 이뤄진다면 단순한 공급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중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도시가 실패하지 않기 위해선 단순히 '집을 지었다'는 선언이 아닌, '사람이 살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이제 새만금은 단지 계획이 아니라 정주가 우선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반복되는 도시개발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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